“좋은 사람, 훌륭한 베테랑..함께 해 영광이었다” 류현진 향한 ML 동료들의 헌사

안형준 2024. 2. 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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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류현진이 복귀한 KBO리그는 현재 축제 분위기다. 리그 흥행을 이끌 수 있는 최고의 스타가 돌아왔고 시즌 순위 경쟁에도 새 바람이 불어올 수 있기 때문.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함께한 동료들은 '코리안 몬스터'와의 이별을 아쉬워했다.

류현진은 2월 22일 한화 이글스와 8년 170억 원 계약을 맺고 12년만에 KBO리그 무대로 돌아왔다. 2013시즌에 앞서 LA 다저스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은 다저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빅리그 11년 커리어를 보낸 뒤 친정으로 돌아왔다.

메이저리그 진출 전 KBO리그를 '평정'한 최고의 투수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도 특급 선수였다. 비록 두 차례 큰 부상을 경험했고 마지막에는 다소 부진한 모습도 보였지만 류현진은 빅리그에서도 큰 인정을 받았다.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 2015시즌 제외 통산 10시즌을 활약한 류현진은 186경기 1,055.1이닝, 78승 48패, 평균자책점 3.27의 빼어난 커리어 성적을 쌓았다. 사이영상 최종 후보 2회, 올스타 1회, 시즌 평균자책점 전체 1위 1회 등 굵직한 성과를 남겼다.

류현진과 함께 뛴 동료들은 이별을 아쉬워했다. 디 애슬레틱은 23일(한국시간) 토론토 동료들의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2020시즌에 앞서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 FA 계약을 맺은 류현진은 토론토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부상과 부진으로 최고의 피칭을 펼친 것은 2020년 한 시즌 뿐이었지만 토론토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보 비셋 등 젊은 스타들의 성장에 류현진이 더해진 토론토는 2020년부터 다시 강팀으로 거듭났다.

우완 영건 알렉 마노아는 토론토에서 류현진을 유독 따른 선수였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마노아는 "나는 어린 선수였고 류현진은 베테랑이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한 번도 '이렇게 해야한다, 저렇게 해야한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 이것저것 말하는 대신 그저 자신의 모습으로 내가 해야 할 것을 보여줬다"고 돌아봤다.

마노아는 "류현진은 나를 '마노아아아아아'라 불렀고 그러면 나는 '류우우우우우' 하며 대답했다. 정말 좋은 시간들이었다"며 "류현진이 클럽하우스에서 항상 보이던 긍정적인 에너지, 재미있는 성격은 정말 멋진 것들이었다"고 류현진과 함께한 시간들을 추억했다.

다저스에서 함께 활약한 내야수 저스틴 터너는 류현진이 떠난 올겨울 토론토와 계약해 토론토 유니폼을 입었다. 다시 함께할 수는 없었지만 류현진에 대한 기억은 생생했다. 터너는 "류현진은 말이 많은 사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의 한 마디 한 마디에는 무게가 있었다. 그래서 나는 늘 류현진을 좋아했다"고 말했다. '언어의 장벽'이 있었지만 동료들에게 큰 영향을 주는 선수였다는 것이다.

지난해 로테이션에서 함께 활약한 우완 크리스 배싯은 류현진의 투구에 감탄했다. 배싯은 "류현진처럼 구속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투수는 흔치 않다. 류현진은 한 구종을 3가지 구속으로 던진다. 그건 정말로 힘든 일이다. 류현진은 투구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아는 선수였고 오랜기간 그렇게 해왔다"며 "류현진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류현진에게 앞으로도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21년 토론토에 합류한 외야수 조지 스프링어는 토론토가 류현진과 비슷한 기대를 품고 영입한 베테랑 선수였다. 스프링어는 "류현진 같은 선수가 팀에 있다는 것은 그 팀이 투자를 하는 팀이라는 의미다. 구단은 류현진 같은 선수들로 라커룸을 채우고 싶어한다"며 "류현진은 훌륭한 사람이었다. 류현진이 떠났다는 사실이 정말 슬프다. 그와 알고 지낸 것, 그와 함께 뛴 것 모두가 영광이었다"고 류현진에게 작별을 고했다.

디 애슬레틱은 "류현진은 가장 목소리가 큰 선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늘 사람들과 함께였다. 늘 루키부터 베테랑까지 다양한 동료들을 초대하려 했다"고 언급했다. 류현진이 입단할 당시 루키였던 마무리 투수 조던 로마노도 그런 류현진의 초대를 받은 선수 중 하나였다. 로마노는 "류현진은 많은 경기를 경험한 대단한 베테랑이었다. 하지만 루키인 나를 정말 환영해줬다"며 "나를 저녁 식사에 초대했고 팀 행사에서도 늘 챙겨줬다. 물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류현진은 어린 선수들을 잘 챙기며 팀에 편안히 녹아들 수 있게 해줬다"고 돌아봤다.

존 슈나이더 감독은 류현진을 재미있는 선수로 기억했다. 슈나이더 감독은 "류현진에 대해 딱 떠오르는 것은 스타벅스 커피를 들고 그 거대한 종아리로 클럽하우스를 누비는 모습이다. 러닝을 하는 날이면 그런 모습으로 클럽하우스를 돌아다녔다. 정말 재미있었다"고 추억했다.

그저 '좋은 사람'인 것 뿐만이 아니었다. 류현진은 팀이 기대한대로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도 도움을 준 리더였다. 마노아는 "류현진은 여러 구종을 섞어 던지는 것에 능했다. 그리고 왜 그런지를 설명할 수 있는 선수였다. 왜 여기에 커브를 던지고 왜 저기에 체인지업을 던지는지 알 수 있었다. 류현진에게 그런 조언을 듣는 것은 언제나 정말 멋진 일이었다"고 돌아봤다.

25세 시즌부터 류현진과 배터리를 이룬 대니 잰슨은 "류현진과 처음 호흡을 맞춘 2020년에는 그가 어떤 공을 던지는지, 어떻게 구위를 조절하는지, 어떻게 훈련하고 어떻게 경기에 임하는지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야구를 보는 눈이 성장하고 마음이 더 열렸다. 정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로마노 역시 "매 등판을 준비하며 상대를 분석하고 공부하는 모습은 정말 놀라웠다. 그렇게 방대한 계획을 세우는 선수는 처음 봤다. 나도 그런 모습을 보며 조금이라도 닮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동료들은 KBO리그에서 8년 더 이어질 류현진의 커리어를 응원했다. 터너는 "자신의 마지막을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류현진은 그럴 기회를 얻었다. 정말 잘 된 일이다"고 류현진이 커리어를 이어가는 것을 환영했다.

류현진과 가장 각별했던 마노아는 "커리어를 시작한 곳으로 돌아가 끝을 맺는 것은 정말 존경받아 마땅한 일이다. 나는 류현진이 언젠가는 (한화로)돌아갈 것임을 알고 있었고 그게 그에게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아마 류현진은 한화에서도 모든 선수들의 멘토가 될 수 있을 것이고 잘 해낼 것이다. 그와 함께할 선수들은 정말 운이 좋은 것이다"고 축복했다.(자료사진=류현진)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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