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의 한화 25년, 김태형의 롯데 32년, 이정후 없는 키움 16년…KS 우승 본격 恨풀이 스토리 ‘흥미진진’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제대로 판이 깔렸다. LG 트윈스가 29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의 한을 풀면서 이 구단들에게 스포트라이트가 갔던 게 사실이다. 공교롭게도 이 구단들은 올 겨울 극적인 변화가 있었다.
LG가 1994년 이후 28년간 이어지던 한국시리즈 무관의 저주를 2023년에 풀었다. 이제 자연스럽게 관심이 가는 구단은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다. 롯데는 1992년 이후 31년간 한국시리즈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올해 32년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한화는 1999년 이후 24년간 한국시리즈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올해 25년만의 우승에 나선다.
그나마 한화는 2006년에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아 보긴 했다. 그러나 삼성 라이온즈의 통합 2연패 제물이 됐다. 롯데는 마지막 한국시리즈조차 1999년이었다. 그때 정상에 선 구단이 바로 한화였다. 롯데는 21세기에는 한국시리즈 무대를 쳐다보지도 못했다. 롯데는 IMF와 밀레니엄버그의 향수를 맡으며 한국시리즈를 치른 게 마지막이었고, 한화는 초대 월드베이스볼클래식 4강의 여운이 채 가시지도 않았을 때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를 맛봤다. 둘 다 너무 올드하다.
그런 두 구단은 올해 꿈틀댄다. 한화는 손혁 단장-최원호 감독 체제가 들어선 뒤 FA 채은성, 이태양, 오선진(롯데), 안치홍을 잇따라 영입했다. 방출자 시장에서 김강민과 이재원, 그리고 2012년 이후 12년간 임의해지 상태이던 류현진을 전격 복귀시켰다. 노시환과 문동주라는 젊은 간판들도 나타나면서 여러모로 뭔가 해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당장 류현진과 문동주, 펠릭스 페냐, 리카르도 산체스로 이어지는 1~4선발은 리그 최강으로 꼽힌다. 하위타선의 공격력, 야수들의 내, 외야 수비력과 기동력이 얼마나 받쳐주느냐에 따라 운명이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롯데는 김태형 감독 영입으로 오프시즌 초반을 달궜다. 그러나 한화처럼 전력상의 극적인 변화는 없다. 오히려 FA 안치홍을 놓치고 김민성을 영입했다. 전준우는 붙잡았다. 리그 최고 명장이 지휘봉을 잡은 효과가 실제적으로 어떻게 나타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두 팀이 당장 올해 곧바로 한국시리즈 우승의 한을 푼다고 내다보는 시선은 많지 않다. 야구는 결국 선수가 하는 것이고, 롯데는 여전히 고전할 것이라는 현실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한화의 경우 류현진 가세가 확실한 5강 컨텐더로의 격상은 말이 되지만, 우승후보까지 가기엔 무리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뭔가의 계기, 기세를 잡으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긍정론도 만만치 않다. 야구가 구성원 한~두 명의 가세, 변화로 확 바뀌긴 어렵지만, 변화의 시작도 구성원 1~2명의 가세와 변화가 있어야 가능하다.
분명한 건 두 팀이 뭔가의 바람을 일으킬 계기를 마련했고, 리그의 판도를 들썩거릴 에너지를 모으고 있다는 점이다. 오랫동안 하위권에 머물렀지만, 인기구단이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는 게 사실이다.
그리고, 2008년 창단 후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키움 히어로즈가 있다. 굳이 따지자면 16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 그런데 올 시즌, 너무 좋지 않다. 그렇지 않아도 전력이 약한데 이정후와 안우진마저 빠져나갔다. 전통적으로 이 팀은 기대를 안 했던 시즌에 기대이상의 선전을 펼치긴 했다. 그러나 올해는 최소한의 돌풍을 일으킬 동력조차 약해 보인다는 게 일반론이다.
나아가 우승 컨텐더까지 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작년 가을만 해도 같이 중~하위권으로 묶였던 한화와 롯데의 변화가 키움으로선 더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래도 키움은 그동안 워낙 유니크한 행보를 했다. 리툴링이 어떻게 결실을 맺을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 일부의 오해와 달리 한국시리즈 우승에 대한 욕심은 있는 팀이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