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방치할 수 없어서…" '불법진료' 책임까지 떠안은 간호사들

이예원 기자 2024. 2. 23.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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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런 가운데 전공의가 떠난 자리를 메우고 있는 간호사들이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당장 지시를 내릴 의사가 없어 환자의 처치가 늦어지고 눈앞의 환자를 방치할 수 없어 불법인 걸 알면서도 직접 의료행위를 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습니다.

이예원 기자입니다.

[기자]

전국 상급종합병원엔 현재 지시를 내릴 전공의가 거의 없습니다.

병원에 남은 간호사들은 혹시 환자가 잘못될까 매 순간 속이 타들어 갑니다.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간호사 : 전공의하고 인턴 모두 다 나갔고요. 전담의가 출근해서 오더를 받아야 되거나, 무한 대기. 지금 당장 처리해줘야 하는데 바로 오지 않는.]

제때 처치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습니다.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간호사 : 이틀에 한 번씩 이뤄지는 소독이면, 뒤로 미뤄서 3일이나 4일에 (한 번) 한다든지.]

환자와 보호자의 민원에 시달리는 것도 간호사 몫입니다.

[서울 빅5 병원 간호사 : 케모포트라고 오른쪽 쇄골에 항암 전용 주사를 삽입하는 수술이 있는데 마취과가 파업해서 타 병원에 가셔서 수술하시고. 관을 삽입한 쪽으로 복수가 새거나 이런 일이 많은데 지연돼서 좀 컴플레인이 있죠.]

응급상황 대비도 어렵습니다.

[최훈화/대한간호협회 전문위원 : 결국 응급 약물 투약이나 인공 기도관 삽관이나 제세동기를 사용한다든지 그런 부분에 있어서 이뤄지지 않고. 간호사는 처방권이 없습니다.]

전공의 일부 업무까지 떠안게 되면서 불법 진료로도 내몰립니다.

대한간호협회는 나흘 만에 154건의 신고를 접수받았습니다.

수술부위 봉합이나 관 삽입 등을 지시받거나 교수 아이디로 대리 처방을 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수도권 2차 병원의 한 간호사는 "의사가 직접 해야 하는 질 출혈 검사까지 PA, 진료 보조 간호사가 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의료행위가 불법인 걸 알면서 당장 환자를 방치할 수 없었던 겁니다.

[탁영란/대한간호협회 회장 : 환자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고 싶은데, 간호사들에게 허용되지 않는 일들 때문에 미리 조치할 수 있는 법적인 안전망도 없다는 게 문제죠.]

정부는 조만간 간호사의 책임을 경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영상디자인 김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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