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자가 대표’, 與 위성정당 국민의미래 출범 … 야권 “완벽한 종속 정당”

김준일 기자 2024. 2. 23.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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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총선 47일을 앞둔 23일 창당했다.

4년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대표는 불출마를 선언한 한선교 당시 의원(4선)이 맡았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창당대회를) 국민의힘 당사에서 한건 종속정당임을 만천하에 공표한 것"이라며 "완벽한 종속을 위해 월급 받고 일하는 선임 당직자를 당 대표로 임명해 완전히 자회사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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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총선 47일을 앞둔 23일 창당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창당대회에서 “국민의미래의 선거운동을 제일 앞장서서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당법 상 다른 정당이지만 “국민의미래는 국민의힘이 지향하는 바다. 사실상 다른 말이 아니다”며 한 위원장이 양 당 선거를 지휘하는 것을 감추지 않은 것이다. 한 위원장은 위성정당 대표에도 국민의힘 사무처 당직자를 앉혔다.

정치권에서는 “헌법에서 규정한 민주정당으로 볼 수 없다”, “한 위원장이 직접 공천에 관여하는 직할 체제여서 자회사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당 내부에서도 “바지 사장을 앉힌 바지정당, 부하정당 같은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 “비례후보 추천 실무국 만든 것”

국민의미래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창당대회를 열고 대표로 2000년에 입당한 당 사무처 6기 출신 조혜정 정책국장을 선출했다. 조 대표는 당 사무처에 사표를 냈다. 당초 대표로 거론되던 조철희 총무국장은 일신상의 이유로 거부했다고 한다. 당 관계자는 “사실상 비례후보 추천을 위한 실무국을 하나 만든 것”이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위성정당은 종북세력과 야합하는 더불어민주당에 대응하는 도구”라며 “종북 위헌 통합진보당 세력들, 조국 같은 부패세력들이 감옥가기 싫은 이재명과 야합해서 비례의석을 모두 가져가려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직할 체제 위성정당’을 만든 것은 4년 전 실패를 답습하지 않겠다는 속내가 깔려 있다. 4년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대표는 불출마를 선언한 한선교 당시 의원(4선)이 맡았다. 하지만 한 전 대표는 당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와 관계없이 독자적으로 비례대표 공천을 진행해 극심한 내홍을 겪었다.

한 위원장은 “(공천) 과정에서 어떤 외부적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저도 단 한 명도 제가 아는 사람을 밀어 넣지 않을 것이다. 누구라도 사심 있는 생각으로 밀고 들어오는 사람이 있다면 제가 막겠다”고 강조했다. 당내에선 한 위원장이 ‘사천 논란’을 둘러싸고 윤석열 대통령과 갈등한 지 한 달 만에 한 위원장이 여당의 공천권을 완전히 접수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창당대회를) 국민의힘 당사에서 한건 종속정당임을 만천하에 공표한 것”이라며 “완벽한 종속을 위해 월급 받고 일하는 선임 당직자를 당 대표로 임명해 완전히 자회사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 “與 위성정당에 최대 89억 선거보조금”

국민의미래가 본격 출항하면서 21대 총선에서 있었던 각종 꼼수가 재현될 가능성이 커졌다. 선거보조금 확보를 위한 ‘의원 꿔주기’가 먼저 시작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국민의힘 공천이 모두 끝난 뒤 현역 의원들이 이동할 것”이라며 “목표는 기호 4번”이라고 말했다. 기호 4번이 되면 비례대표 후보 투표지에서 두 번째 칸을 쓸 수 있어 기호 2번인 국민의힘을 연상시킬 수 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비례후보를 내지 않는 상황에서 민주당 위성정당보다 적고 녹색정의당(6명)보다 앞선 기호를 받기 위해 최소 7명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의원 꿔주기에 따라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 문제가 또 번질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거관위원회는 다음달 22일 재적 의원 수를 기준으로 각 당에 선거보조금을 주게 된다. 국민의미래는 의원 수가 5~19명일 때는 26억 원대, 20명일 때는 68억~89억 원대를 받게 될 것으로 추산된다. 21대 총선에선 의원수가 20명이던 미래한국당이 61억 원의 선거보조금을 받고 총선을 치렀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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