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배 새 역사 이룩한 신진서 "뿌듯하고 영광스럽다"

천병혁 2024. 2. 23.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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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필마'로 출격해 벼랑에 몰린 한국 바둑에 역전 우승을 안긴 신진서(23) 9단이 스스로 "뿌듯하고 영광스럽다"는 감격을 전했다.

신진서는 23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3라운드 최종국에서 중국랭킹 1위 구쯔하오(25) 9단을 불계로 꺾고 한국의 대회 4연패를 견인했다.

또한 신진서는 22회 대회부터 파죽의 16연승을 거두며 한국의 4회 연속 우승까지 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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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기 6연승과 통산 16연승으로 한국 4연패 견인
왼쪽부터 양재호 사무총장, 홍민표 감독, 신진서 [한국기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단기필마'로 출격해 벼랑에 몰린 한국 바둑에 역전 우승을 안긴 신진서(23) 9단이 스스로 "뿌듯하고 영광스럽다"는 감격을 전했다.

신진서는 23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3라운드 최종국에서 중국랭킹 1위 구쯔하오(25) 9단을 불계로 꺾고 한국의 대회 4연패를 견인했다.

특히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한국의 앞선 주자인 설현준 8단과 변상일·원성진·박정환 9단이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조기 탈락한 위기 상황에서 중국의 정상급 기사 5명과 일본의 주장인 이야마 유타 6단을 혼자 모조리 꺾는 신기원을 이룩했다.

농심배 역사상 '끝내기 6연승'은 신진서가 최초이다.

대국 후 복기하는 신진서 [한국기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또한 신진서는 22회 대회부터 파죽의 16연승을 거두며 한국의 4회 연속 우승까지 견인했다.

자신의 롤모델이자 우상인 이창호 9단이 1∼6회 대회 때 수립한 종전 최다연승 기록인 14연승마저 이번 대회에서 갈아치웠다.

그러나 위기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이날 최종국에서 중반까지 여유 있게 앞서다 갑자기 우변에서 실수를 저질러 형세를 역전당하기도 했다.

신진서는 이날 대국 후 한국기원을 통해 "당연히 오늘 대국이 가장 어려웠다"라며 "(대국 때) 한 번 정도는 힘들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라고 속내를 밝혔다.

하지만 끈질긴 패싸움 끝에 재역전에 성공한 신진서는 "큰 판을 이겨서 뿌듯하다"라며 "첫판을 둘 때만 해도 먼 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6연승까지 하게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중국 팬들에게 사인해 주는 신진서 [한국기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또 "홍민표 감독님께서 잘 돌봐 주신 덕분에 컨디션엔 문제없었다"라며 "대국할 때 우승을 생각하면 안 되는데 아무래도 아른거리다 보니 나중엔 좋지 못한 바둑을 둔 것 같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정신을 바싹 차리고 둬서 이길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상하이에서만 5연승을 거둔 상황에 대해선 "이야마 9단과 첫판을 두면서 수가 잘 보인다고 생각했다"라며 "둘째 판에서 만난 자오천위 9단이 복병이라고 여겼는데 이기면서 자신감이 생겼다"라고 밝혔다.

역대 농심배에서 누구도 이룩하지 못한 대기록까지 수립한 그는 "작년 삼성화재배 등에서 한국 바둑이 힘든 시기를 보내기도 했는데 변함없이 응원을 보내 주신 팬들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성원을 보내주시면 감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shoel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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