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표에 윤두현·박대수·최춘식 與현역 희생타…홍준표 "한동훈 無감흥 공천"

한기호 2024. 2. 23.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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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 현역 윤두현 불출마…무소속 최경환 대항마 교통정리
포천가평 최춘식도 철회…김용태·허청회 등 6명 경쟁으로
'김성태 컷오프'여파 강서을 단독신청 박대수도 내려놔
홍성예산 홍문표도 이중 페널티 경선 포기…韓 "헌신 감사"
왼쪽부터 23일 국민의힘 제22대 총선 출마 철회를 선언한 경북 경산시 윤두현 의원, 비례대표 박대수 의원, 경기 포천가평 최춘식 의원. 가장 오른쪽은 충남 홍성예산 경선 포기를 선언한 4선 현역 홍문표 의원.<국민의힘 윤두현·박대수·최춘식·홍문표 국회의원 페이스북 사진 갈무리>
지난 2월7일 국민의힘 소속 홍준표(왼쪽) 대구광역시장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강기정(가운데) 광주광역시장이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달빛철도 특별법 국회 통과 축하 행사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국민의힘 제22대 총선에 출마했던 현역의원들이 23일 잇따라 경선을 포기하거나 공천신청을 철회했다. 당 차원에선 '공천 잡음'을 줄이며 정리가 이뤄지는 모습이다.

경북 경산 초선인 윤두현(62)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텃밭인 TK(대구경북) 현역의원 중 처음으로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경산 공천 신청자 중에선 4년 만에 재도전한 조지연(36·여) 전 대통령실 행정관, 이성희(52·여) 전 경산시의원, 류인학(55) 당 중앙위 건설분과 부위원장 3인이 남게 됐다.

TK는 대부분 '국민의힘 공천이 곧 당선' 격이지만, 경산은 탈당 인사이자 옛 맹주인 무소속 최경환 전 의원 변수가 남아 있다. 진박(진실한 친박근혜) 감별사로 불렸던 최경환 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전후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뇌물 혐의로 윤석열 대통령의 사면·복권 후 정치에 복귀, 경산에 출마해 5선 도전한 상황이다.

윤두현 의원은 "경산은 무소속 후보를 앞서지 못한 채 당내 경선에 대비한 경쟁으로 과열되고 있다"며 "총선 승리를 위해선 경산 당협이 똘똘 뭉쳐 하나가 돼야 한다"고 했다. 또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서 비리 관련 제외로 제외된 후보 등이 중심이 된, 깨끗하지 못한 세력에게 승리를 헌납하는 꼴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여당의 또 다른 '양지'에서도 현역 의원 불출마 사례가 나왔다. 경기 포천가평 현역인 초선 최춘식(67)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당의 총선 승리와 공천 혁신, 윤석열 정부 성공과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저부터 제 자신을 내려놓는다"며 출마를 철회했다. 수도권 접경지인 포천가평엔 국민의힘 소속 공천신청자만 7명에 이르렀었다.

포천가평 3선이었던 김영우 전 의원 수석보좌관을 지낸 허청회(53) 전 대통령실 행정관, '이준석계'였지만 개혁신당과 선을 그은 김용태(33) 전 청년최고위원, 대통령직인수위 기획위 위원을 지낸 권신일(53) 전 코레일관광개발 대표이사, 김성기(67) 전 가평군수, 안재웅(60) 당 경기도당 수석대변인, 김용호(46) 변호사 6명이 남게 됐다.

국민의힘 '험지'인 서울 강서을에서도 이날 변수가 생겼다. 공천관리위가 전직 3선 김성태 전 의원을 공천 부적격자로 배제해 단독 신청자로 남았던 초선 비례대표 박대수 의원이 출마를 포기했다. 공관위는 강서을 공천 결정을 미뤄왔는데, 김성태 전 의원이 소위 '핵관 기획'이라며 박대수 의원 공천 내정 의혹을 제기했던 여파로 보인다.

김 전 의원과 같은 노동계 한국노총 출신인 박 의원은 이날 예비후보 사퇴 입장문에서 "의도치 않았지만 공천심사 과정에서 누군가에게 상처를 줬고 그로 인해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사과하며 "사사로운 생각을 내려놓고 희생과 헌신, 그리고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당을 진정으로 위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전 의원은 컷오프 불복 입장을 밝혔지만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시스템 공천상 불가' 방침을 못 박자 수용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김 전 의원의 원내대표 재임 기간 '드루킹 등 민주당원 19대 대선 댓글조작' 특검 관철을 업적으로 치하하며 '예우'를 갖췄다. 다만 강서을 예비후보 공석이 초래돼 공천 향방에 이목이 쏠린다.

이에 앞서 충남 홍성예산에서도 4선 현역인 홍문표(76) 의원이 강승규(60)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과 맞대결을 앞두고 경선 포기를 선언했다. 홍문표 의원은 전날(22일) 입장문을 내, 공관위가 자신에 대해 동일지역구 '3회 이상 당선자·3회 이상 낙선자' 페널티를 모두 적용해 경선 득표율 30%까지 감점당하게 됐다며 "황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13~16대(총선) 연속 4번 낙선했는데, 그 당시 선거구가 지금의 '홍성·예산'이 아닌 '청양·홍성'이었음에도 '동일지역구 기준'을 적용했다"며 "36년 전 낙선 지역구를 지금의 전혀 다른 동일 지역구 기준으로 잡아 감점을 준 것은 너무나 가혹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다만 탈당·무소속 출마와 선 긋고 총선승리의 밀알이 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홍문표 의원은 "지난 20일 정영환 공관위원장과 위원들에게 '1만여개 대통령시계 살포 의혹과 관광, 식사비 경비대납' 등 수많은 선거법 위반 의혹을 받고 있는 강승규 후보에 대해 공관위 차원의 철저한 검증과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으나 지금까지 아무런 답을 듣지 못했다"며 좌절된 경선 관련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한편 한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또 "박대수 의원도 그렇고 홍문표 의원도, 김성태 전 의원도 그렇고 우리 당의 절실한 승리를 위해 용기 내고 헌신하는 분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당사자들과 "'개딸', 통진당, 운동권 세력과 이재명의 민주당의 입법 독재를 막아야 한다"는 생각을 함께한다고도 했다.

반면 국민의힘 대선주자였던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으로 "당선유력 김성태는 주홍글씨 박아 찍어내고, 경쟁하던 한국노총 출신 후보는 사퇴하고 강서을 지역구는 포기하나. 애초 경선 붙였으면 아무런 말썽도 없었을 터"라며 "선거를 모르는 사람들이 공천 좌지우지하며 용산 출신 배제만 하면 선거 이기는 듯 착각한다"고 꼬집었다.

홍준표 시장은 또 "컷오프돼야 할 사람도 무조건 경선만 붙이니 무(無)감흥 공천이고 무쇄신 공천"이라고 했다. 나아가 비례위성정당 '국민의미래' 창당을 두고 "위성정당 대표도 이름모를 당료를 임명해 한사람이 두당 대표를 겸직 할려고 하니, 그렇게 해서 민심을 얻을수 있겠나. TK야 괜찮겠지만 다른 지역도 과연 그럴까"라고 날을 세웠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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