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 운동권 청산론’ 힘 싣는 與… 정청래 정조준, 함운경 자객공천

박지원 2024. 2. 23.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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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 여야 대진표가 점차 모양새를 갖춰 가고 있다.

전국 253개 지역구 가운데 여야 후보자가 확정된 곳은 23일 기준 48곳이다.

이후 민주당 윤건영 의원 지역구인 구로을에 태영호 의원을, 박홍근 의원 지역구 중랑을에 이승환 전 대통령실 행정관을, 정태호 의원 지역구 관악을에 이성심 전 관악구의회 의장을 내세우며 운동권 출신을 겨냥한 공천을 계속해 왔다.

34개 지역구 중 17곳에서 여야 후보가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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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49곳 대진표 확정
윤건영 vs 태영호 정태호 vs 이성심
與, 운동권 특권 청산 프레임 부각
서울 곳곳 용산 출신·野 현역 빅매치
野 ‘하위 10%’ 박용진·윤영찬·김한정
친명 정봉주·이수진·김병주와 경선
與 윤두현·최춘식 의원 불출마 선언
민주, 홍성·예산에 양승조 전략공천
4·10 총선 여야 대진표가 점차 모양새를 갖춰 가고 있다. 전국 253개 지역구 가운데 여야 후보자가 확정된 곳은 23일 기준 49곳이다. ‘친명(친이재명) 공천’ 논란으로 더불어민주당 내분이 깊어지는 가운데 여당은 운동권 출신 인사들에 맞설 카드를 속속 내놓았다.
◆‘86 청산론’ 힘 싣는 與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함운경 민주화운동동지회 회장을 서울 마포을에 우선추천(전략공천)했다. 전북 군산 출신인 함 회장은 1985년 미국 문화원 점거농성 사건을 주도했던 ‘86(1980년대 학번·1960년대생) 운동권’의 대표 격 인물이었다. 그러나 20대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정부를 비판하며 윤석열 당시 후보를 지지하는 등 보수로 전향한 이후 운동권 비판에 앞장서 왔다.

여당이 함 회장을 마포을에 배치한 것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 후 줄곧 내세워 온 운동권 기득권 청산론에 따른 자객 공천으로 풀이된다. 마포을은 건국대(85학번) 재학 중 주한미국대사관 점거 사건을 주도하다 옥고를 치른 민주당 정청래 의원 지역구다.

앞서 한 위원장은 임종석 의원이 출마 선언한 서울 중·성동갑에 경제 전문가인 윤희숙 전 의원을 대항마로 내세우며 운동권 청산론에 불을 붙였다. 이후 민주당 윤건영 의원 지역구인 구로을에 탈북 외교관 출신 강남갑 현역 태영호 의원을, 박홍근 의원 지역구 중랑을에 이승환 전 대통령실 행정관을, 정태호 의원 지역구 관악을에 이성심 전 관악구의회 의장을 내세우며 운동권을 겨냥한 공천을 계속해 왔다.
이날 국민의힘에서는 경북 경산 윤두현 의원과 경기 포천·가평의 최춘식 의원이 당 승리를 위해 희생하겠다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여야가 공천 작업에 박차를 가하며 서울은 곳곳에서 빅매치가 성사됐다. 윤 정부 대통령실·내각 출신과 민주당 현역이 맞붙는 지역에서 특히 불꽃이 튄다. 서대문을에서는 외교부 장관을 지낸 박진 의원이 강남을에서 자리를 옮겨 김영호 의원과 맞붙게 됐고, 강서병에서는 김일호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문위원과 현역 한정애 의원이 맞붙는다. 오신환 전 의원 대 고민정 의원, 김경진 전 의원 대 장경태 의원 등 리턴 매치도 여러 곳에서 벌어진다.

지역별로 보면 부산·경남(PK)에서 가장 많은 대진표가 완성됐다. 34개 지역구 중 17곳의 여야 후보가 확정됐다. 이번 총선 핵심 축인 ‘낙동강 벨트’에 여당이 ‘중진 험지 차출’ 카드를 내놓자 야당이 현역 ‘조기 공천’으로 대응하면서 공천 속도가 빨라졌다.
◆野, 비명 현역 대 친명 원외 대결

민주당이 이날 발표한 경선 지역에서는 비명(비이재명)계 지역구에 친명계가 도전하는 구도가 형성됐다.

서울 강북을에서는 3인 경선이 이뤄진다. ‘하위 10%’에 속해 경선 30% 감점 불이익을 떠안은 비명계 박용진 의원은 민주당 교육연수원장을 맡은 친명계 정봉주 전 의원과 역시 친명계로 분류되는 이승훈 전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과 맞붙게 됐다.

성남 중원에서는 친낙(친이낙연)계인 윤영찬 의원과 친명 비례대표 이수진 의원이 경선을 치른다. 서대문갑 출마를 준비 중이던 이 의원은 해당 지역이 전략 지역구로 지정되자 비명계 윤 의원이 있는 성남 중원으로 출마 지역을 옮겼고 윤 의원은 하위 10% 통보를 받았다.

남양주을에서는 친명계 비례대표 김병주 의원과 하위 10% 명단에 든 김한정 의원이 본선행 티켓을 놓고 경쟁하게 됐다.

민주당은 이밖에 안귀령 상근부대변인(서울 도봉갑), 영입 인재 18호 유동철 교수(부산 수영), 양승조 전 충남도지사(충남 홍성·예산)를 전략공천했다. 도봉갑은 김근태계 상징인 인재근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이재명 대표에게 유은혜 전 부총리 공천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결과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은 꼴이 됐다.

한편 민주당 중앙당 선관위는 이날 장철민 의원이 당내 경선에서 이겨 대전 동을 후보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본선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 윤창현 의원과 겨루게 됐다.

박지원·최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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