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9단, ‘상하이 대첩’ 재현…끝내기 6연승·농심배 4연패 이끌어

주미희 2024. 2. 23.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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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바둑 최강 신진서 9단(23)이 이창호 9단의 '상하이 대첩'을 재현했다.

신진서가 한·중·일 3국 대항전인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에서 한국의 대회 4연패를 이끌었다.

신진서는 앞선 3번의 농심배에서도 자신의 손으로 우승을 결정지었고, 이번 대회에서 역시 직접 한국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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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위 구쯔하오 9단에 흑 불계승
대회 최초 중국 기사 5명 올킬하는 ‘원맨쇼’
끝내기 최다 연승 ‘6’으로 늘려…파죽의 16연승까지
신진서 9단, 한국 농심배 4연패 이끌어(사진=한국기원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세계 바둑 최강 신진서 9단(23)이 이창호 9단의 ‘상하이 대첩’을 재현했다. 신진서가 한·중·일 3국 대항전인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에서 한국의 대회 4연패를 이끌었다.

신진서는 23일 중국 상하이 그랜드센트럴호텔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 본선 최종 14국에서 구쯔하오 9단(중국)을 249수 만에 흑 불계승으로 제압했다.

신진서는 무난하게 우세를 유지하다가 대국 후반 우변 전투에서 실수를 저질러 대마가 잡히는 바람에 형세를 역전당하고 말았다. 그러나 신진서는 뒷심을 발휘했다. 신진서는 우상귀 백돌을 잡아 다시 형세 균형을 맞췄고, 이후 방심한 구쯔하오가 실착이 나오자 이를 놓치지 않고 큰 곳을 차지해 재역전에 성공했다.

구쯔하오는 패색이 짙어진 가운데서도 100여수 가까이 바둑을 이어갔으나 뒤집기 가능성이 없자, 결국 항복했다.

한국 대표팀의 마지막 주자로 나선 신진서는 ‘원맨쇼’를 선보이며 6연승을 달성, 한국 우승을 견인했다. 신진서는 앞선 3번의 농심배에서도 자신의 손으로 우승을 결정지었고, 이번 대회에서 역시 직접 한국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이번 대회는 특히나 신진서의 맹활약이 발군이었다. 설현준 8단, 변상일 9단, 원성진 9단, 박정환 9단이 모두 1승도 챙기지 못해 탈락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신진서가 구원 등판, 셰얼하오 9단(중국)의 8연승을 저지하며 한국을 구해냈다.

이후 일본 일인자 이야마 유타 9단과 중국 최고의 기사들인 자오천위 9단, 커제 9단, 딩하오 9단을 상대로 5연승을 기록하며 승부를 마지막까지 끌고 왔다. 신진서는 전날 22회 대회부터 이어 온 연승 기록을 ‘15’로 만들면서 이창호 9단의 14연승을 넘어서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이날 구쯔하오 9단까지 꺾으며 정상에 오른 신진서는 2005년 이창호 9단이 5연승을 기록하며 달성한 ‘상하이 대첩’에 이은, 또 한 번의 기적같은 우승을 만들었다.

아울러 신진서는 1999년 창설한 농심배에서 특정 국가의 기사 5명을 모두 꺾은 최초의 기사가 됐다.

앞선 대회까지 10연승을 기록했던 신진서는 이번 대회에서 6연승을 추가하며 대회 통산 최다 연승에서도 16연승을 달렸다. 신진서는 22회 대회에서 5연승, 23회 대회에서 4연승, 지난해 24회 대회에서는 최종국에서 승리해 한국에 우승을 안겼다.

끝내기 최다 연승 부문에서도 이창호와 자신이 갖고 있던 5연승을 넘어섰다. 이창호는 2005년 홀로 마지막 5판을 이기며 농심배 우승을 이끌었고, 신진서는 2021년 5연승을 기록해 한국의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한국은 통산 16회 우승을 차지해 중국(8회)과 격차를 벌렸다. 일본은 1회에 그친다. 한국은 우승상금 5억원도 수확했다. 신진서는 6연승 상금 4000만원도 받는다.

주미희 (joom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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