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뉴욕 흑인 문화유산의 정수 ‘할렘 르네상스’

곽윤섭 기자 2024. 2. 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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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밖에 할렘 르네상스를 주제로 한 새 전시회 ‘할렘 르네상스와 대서양 횡단 모더니즘’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오는 25일부터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대형 전시 ‘할렘 르네상스와 대서양 횡단 모더니즘’이 시작된다. 7월 28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에선 회화, 조각, 사진, 영화, 유물 등 160여점의 작품을 통해 할렘 르네상스의 시기를 살펴볼 수 있다.

할렘 르네상스는 20세기 초 뉴욕 할렘 지역이 흑인 문화의 메카로 발전하고 그에 따른 사회적, 예술적 폭발이 일어난 것을 가리킨다. 대략 1920년대부터 1940년대 중반까지 지속된 이 시기는 문학, 음악, 무대 공연 및 예술 분야에서 나타난 아프리카계 미국인 문화의 황금기로 일컬어진다. 1880년대에 맨해튼 북부의 할렘은 상류층 백인 거주 지역이었다. 급속한 난개발로 빈 건물이 속출하고 집주인들은 이를 채우려고 했다. 1900년대 초, 블랙 보헤미아로 알려진 다른 동네의 중산층 흑인 가족 몇 명이 할렘으로 이주했고, 다른 흑인 가족들도 그 뒤를 따랐다. 일부 백인 주민들은 처음에는 흑인들이 이 지역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싸웠지만, 실패하자 결국 많은 백인들이 이 지역을 떠났다.

이와 더불어 외적인 요인으로 인해 인구 붐이 일어났다. 1915년 무렵 남부에서 발생한 자연재해로 흑인 소작농과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었고 해외에서 유입되는 이민자가 감소하자 북부의 채용 담당자들이 흑인 노동자를 유치하기 위해 남부로 향했다. 1920년까지 남부에서 약 30만명의 흑인이 북부로 이주했고 할렘은 가장 인기 있는 목적지가 되었다. 이것을 ‘대이주’라고 부른다. 이들은 문화적 영역에서 흑인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노력해, 1922년 클로드 매케이의 시집 ‘할렘 그림자’와 1923년 장 투머의 ‘지팡이’가 시에서 가장 먼저 돌파구를 마련했고 곧이어 전반적인 문화현상으로 이어졌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주요 작가로는 찰스 알스턴, 아론 더글러스, 메타 워릭 풀러, 윌리엄 H. 존슨, 아치볼드 모틀리, 위놀드 라이스, 오거스타 새비지, 제임스 반 더 지, 로라 휠러 워링 등이 있다. 이들의 작품은 앙리 마티스, 에드바르 뭉크, 파블로 피카소부터 제르맹 카세, 제이콥 엡스타인, 로널드 무디에 이르는 유럽 작가들의 국제적 아프리카 디아스포라 주제에 대한 묘사와 병렬배치되어 소개된다.

22일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열린 할렘 르네상스와 대서양 횡단 모더니즘 시사회에서 한 여성이 아론 더글라스의 ‘흑인 생활의 양상’ 시리즈를 감상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할렘 르네상스와 대서양 횡단 모더니즘 시사회에서 사람들이 아치볼트 모틀리의 그림 ‘나이트 라이프’를 관람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주요인물

아론 더글라스: 할렘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예술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더글라스는 과거를 참고하여 미래를 구현했다. 아프리카와 미국의 미학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언어를 개발하여 대형 멀티 패널 벽화 등을 제작했다.

아치볼드 모틀리: 재즈 시대 모더니스트로 그는 밤의 유흥 장면과 초상화를 통해 활기찬 20세기의 역동성을 포착했다. 다인종의 유산을 물려받은 모틀리는 다양한 피부색을 가진 인물을 그려 흑인의 다양성을 묘사하는 데 개인적인 관심을 드러냈다.

오거스타 새비지: 조각가. 조각에 대한 관심을 비난하는 엄격한 부모 밑에서 보낸 힘든 어린 시절을 극복하고 할렘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예술가로 성장했다. 지역 주민의 초상화를 조각하면서 할렘의 번성하는 창작 커뮤니티에 점점 더 깊이 빠져들게 되었으며 1929년 사려 깊은 표정의 젊은 노동자 계급 흑인 소년을 묘사한 조각작품 가민을 제작했다.

제임스 반 더 지: 1917년 개업한 스튜디오에서 수십 년 동안 인물 사진을 찍어 할렘의 삶을 포착했다. 공식적인 인물 사진뿐만 아니라 결혼식과 장례식 등 특별한 날을 위한 사진작가로 사랑을 받은 반 더 지는 할렘 중산층들이 선호하던 풍의 결혼식 사진으로 유명하다.

로라 휠러 워링: 펜실베이니아 미술 아카데미에서 드로잉, 회화, 초상화를 공부하며 인상주의 미술을 좋아하게 되었다. 1915년 졸업 후 유럽 유학 기간 세잔, 모네, 마네의 작품을 공부하며 자신의 예술적 스타일을 가꾸었다. 워링은 그림에서 화려한 색채와 느슨한 붓놀림을 사용했다.

할렘 르네상스와 대서양 횡단 모더니즘 시사회에서 사람들이 오거스타 새비지의 청동 조각 가민(1930)을 관람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열린 할렘 르네상스와 대서양 횡단 모더니즘 시사회에서 전시된 제이콥 엡스타인 경의 청동 조각작품 ‘폴 로베슨’(1928)의 부분. 로이터 연합뉴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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