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조현상 '스피드 경영'… 효성 신사업 치고나간다

정유정 기자(utoori@mk.co.kr) 2024. 2. 2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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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2개 지주사 체제로
신속해진 의사결정 바탕
그룹 경쟁력 극대화 나서
조현준회장 존속회사 맡아
신설지주 맡는 조현상부회장
탄소섬유 등 성장동력 확대
M&A 기회 적극적으로 발굴
계열분리땐 승계작업 탄력

재계순위 31위 효성그룹이 지주사를 추가로 신설하며 형제 공동 경영 체제에서 독립 경영 체제로 전환한다. 2018년 주식회사 효성을 지주사로 하는 현재 경영 체제를 꾸린 지 6년 만으로, 계열 분리가 완료되면 효성그룹의 3세 승계 작업도 본격적인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23일 효성그룹은 지주사 인적 분할 계획을 공시하며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주사별로 사업 분야와 관리 체계를 전문화하고 인적, 물적 자원을 적재적소에 배분해 경영 효율화를 꾀한다는 것이다.

효성그룹의 상장사 중 효성첨단소재는 조현상 부회장이 맡은 '효성신설지주(가칭)'에, 효성티앤씨·효성중공업·효성화학·효성ITX는 조현준 회장이 이끄는 존속지주회사에 포함됐다.

조현상 부회장이 이끌게 될 효성신설지주는 효성첨단소재를 주축으로 한 6개의 계열사로 이뤄질 예정이다. 분할 기일은 오는 7월 1일이며, 효성그룹은 같은 달 29일 인적분할에 따른 변경상장과 재상장·신규상장을 완료할 계획이다. 지난해 (주)효성은 연간 매출 3조4366억원을 기록했다. 지주사 분할 시 존속법인 효성의 매출 규모는 약 1조8000억원, 신설지주회사의 매출은 약 1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효성신설지주는 효성첨단소재 사업에 주력하는 동시에 성장 기회를 확보할 전략이다. 데이터 솔루션 분야에서도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의 디지털전환(DX), 인공지능(AI) 사업을 활용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그룹 내 사업과의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다.

효성그룹 본사 사옥. 효성

효성첨단소재는 내연기관·전기차용 타이어코드에서 전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수소 에너지용 탄소섬유 시장에서는 글로벌 점유율 2위다. 압축천연가스(CNG)와 수소 고압용기, 자동차 부품 등 여러 분야에서 수요가 증가하며 효성그룹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아 왔다. 효성첨단소재는 아라미드, 시트벨트, 에어백, 모빌리티 인테리어 등 세계 3위 내 제품 10여 개를 보유하고 있다. 향후 차세대 모빌리티, 우주항공, 친환경 소재 등 고성장이 예상되는 미래의 신규 소재 사업 분야를 위한 연구개발(R&D)과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스토리지, 정보통신기술(ICT), 클라우드 사업 등을 영위하며 DX, AI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AI 시대를 맞아 고객에게 AI 연산 환경과 고성능 데이터 처리, AI 솔루션을 제공해 혁신적인 데이터 솔루션 전문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방침이다. 효성신설지주는 국내외 공급망 관리(SCM) 솔루션 관련 법인을 통해 글로벌 SCM 솔루션 사업도 이끌어갈 방침이다. 비나물류법인을 활용해 베트남 등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할 전망이다.

신설 지주회사는 산하 사업회사들의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해 R&D 중심의 다양한 신사업과 인수·합병(M&A) 기회를 모색해 그룹 규모를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다. 효성그룹은 글로벌 고객과 시장의 요구사항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임직원 복지를 향상하는 등 글로벌 수준의 조직문화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조현상 부회장과 안성훈 효성중공업 부사장이 신설 지주회사의 사내이사 겸 각자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신덕수 효성 전무도 사내이사로 합류한다. 사외이사에는 권오규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오병희 전 서울대병원장, 이상엽 카이스트 부총장, 김진수 툴젠 고문을 내정했다.

조현상 부회장은 2000년 효성그룹에 입사한 후 첨단소재의 전신인 산업자재PG장, 전략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2021년부터 효성첨단소재의 사내이사를 맡으며 책임 경영에 나섰다.

존속지주회사인 효성은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효성TNS 등 자회사의 핵심 사업 혁신과 성장잠재력 극대화, 사업포트폴리오 고도화, 신성장동력 육성을 통해 미래 지속성장을 위한 기반을 확립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효성을 이끄는 조현준 회장은 2017년 회장에 취임하며 세계 1위 제품인 스판덱스 사업을 비롯해 중전기기, 폴리프로필렌(PP) 등의 글로벌 생산기지를 확대해왔다.

향후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이 승계 작업을 마무리하며 주식 교환을 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조현준 회장은 (주)효성 지분 21.94%를 가진 최대 주주다. 조현상 부회장의 지분율은 21.42%에 달하며, 조석래 명예회장은 10.14%를 보유하고 있다.

[정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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