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구·패션 몰랐지만…세상 변화 안놓쳤죠"

이새봄 기자(lee.saebom@mk.co.kr) 2024. 2. 23.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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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패션을 하나도 모르고 문구에도 큰 관심이 없는 건축학도 출신입니다. 사실 숏폼을 만들어본 적도 없어요."

그는 "문자에서 영상으로, 긴 영상에서 짧은 영상(숏폼)으로 소비되는 콘텐츠가 완전히 변화했다"며 "하지만 숏폼은 기존 콘텐츠와 달리 매우 휘발성이 짙고 자극적인 요소가 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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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미다스의 손 이창우 닷슬래시대시 대표
건축학도 출신 쇼핑몰 창업가
디자인 예쁜 제품 인기 끌고
스마트폰 구매력 늘어나자
텐바이텐·29CM 잇달아 창업
숏폼 인기에 닷슬래시 세워
개인영상과 기업광고 연계
3년만에 가입자 25만명 돌파

"저는 패션을 하나도 모르고 문구에도 큰 관심이 없는 건축학도 출신입니다. 사실 숏폼을 만들어본 적도 없어요."

일반적인 50대 남성의 말이라면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하지만 2001년 디자인 용품을 파는 문구 쇼핑몰 텐바이텐(10×10)을 창업하고, 2011년에 온라인 패션 셀렉트숍 29CM를 만든 사람이 한 말이라면 다르다. 심지어 그는 2021년에는 숏폼 플랫폼 '닷슬래시대시'를 세우기까지 한 이창우 대표(52)다.

이 대표는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세상이 어느 쪽으로 흘러가고 있는지에 대해 조금 더 관심 있게 살펴봤다"며 "실용적인 제품 위주로 구매가 일어나던 2000년대 초반, 점차 디자인 용품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을 했고, 동료들과 함께 첫 회사를 만들었다"고 회상했다.

29CM를 만들겠다고 결심한 것은 아이폰이 등장하면서다. 그는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화면을 만지작거리는 것을 보고 '물건을 파는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지' 생각하다가 '콘텐츠'를 활용해 물건을 팔아야겠구나 결심했다"면서 "스토리텔링을 통해 풀어갈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영역을 찾아보다 내린 결론이 패션이었다"고 말했다. 텐바이텐은 GS홈쇼핑에 인수됐고, 이후 만든 29CM는 2018년 현재의 무신사와 통합된 스타일쉐어에 매각했다. 스타트업 창업자에게는 모두 성공적인 엑시트(Exit)다.

숏폼 플랫폼을 만들게 된 것은 또 다른 변화가 포착돼서다. 그는 "문자에서 영상으로, 긴 영상에서 짧은 영상(숏폼)으로 소비되는 콘텐츠가 완전히 변화했다"며 "하지만 숏폼은 기존 콘텐츠와 달리 매우 휘발성이 짙고 자극적인 요소가 강했다"고 말했다. 숏폼은 짧은 영상이라 긴 영상에 비해 일반인들도 쉽게 만들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관심을 끌기 위한 영상이 아닌 일상 기록용의 짧은 영상들이 쌓이면 향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닷슬래시대시가 누적 가입자 수 25만명, 누적 숏폼 영상 60만건을 달성하자 그의 구상이 조금씩 현실화되고 있다. 닷슬래시대시는 개인이 촬영한 영상을 가입자가 자신의 채널에 업로드하면 이 영상을 활용하고자 하는 기업이 창작자에게 비용을 지불하고 브랜딩·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도록 연계해주는 플랫폼이 됐다. 일례로 지난해 한 화장품 브랜드와 같이 캠페인을 진행해 닷슬래시대시에 올라온 개인들의 영상을 기업이 광고 영상에 활용할 수 있도록 연계했다. 올해에도 국내 패션 플랫폼 등 주요 기업들과 함께 유저들의 영상을 기업들이 활용하고, 영상이 채택된 가입자들은 이에 따른 수익금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마련할 예정이다.

모두 그를 성공적인 창업가로 기억하지만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다 보면 항상 난관이 있었다. 텐바이텐도 첫 3년간은 수익을 내지 못해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다. 29CM를 론칭했을 때는 투자사로부터 '물건을 판다더니 왜 잡지를 만들고 있느냐'는 트집을 잡혔다.

색다른 숏폼 플랫폼인 닷슬래시대시에 대해서도 틱톡 등 거대 숏폼 플랫폼 사이에서 두각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물음표가 존재한다. 이 대표는 "기업들 입장에서 디지털 마케팅에 대한 어려움을 분명히 겪고 있고, 새로운 마케팅 도구를 찾아야 하는 시점"이라며 "동시에 숏폼을 생산해내는 소비자들에게는 자신의 창작물에 대한 대가를 받고 싶어하는 수요가 존재한다. 이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우리가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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