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앞둔 K리그, 이런 관심은 필요 없다…KFA ‘답정너’ 운영에 한숨
[골닷컴] 이정빈 기자 = 지난 시즌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경신하며 흥행을 맞이했던 K리그가 새 시즌 개막을 앞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아시안컵 실패 이후 온갖 시선이 대한축구협회(KFA)에 쏠렸고, KFA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후 K리그 구단 감독직을 맡고 있는 지도자를 데려가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원치 않은 관심까지 사고 있다.
하나은행 K리그 2024시즌이 내달 1일 울산 HD와 포항 스틸러스의 ‘동해안 더비’ 맞대결을 시작으로 대장정을 알린다. 지난 시즌 유료 관중 301만 1천509명을 달성해 300만 관중 시대를 연 K리그는 그 기세를 이어가고자 다채로운 준비를 해 나갔다.
한국프로축구연맹과 K리그 구단 모두 비시즌 동안 분주히 움직이며 새로운 시작을 착실히 계획했다. 연맹은 총 6차례 걸쳐 진행된 미디어 캠프를 통해 구단의 시즌 준비 과정을 알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고, 이를 통해 K리그 팬들이 응원 팀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구단들은 다양한 선수 영입을 통해 전력 보강에 임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 울산은 국가대표 출신 고승범, 김민우, 심상민 등을 영입해 전력을 강화했고, 전북현대도 김태환, 권창훈, 이영재 등 ‘폭풍 영입’을 감행하며 지난 시즌 금 간 자존심을 되살리기 위한 움직임을 가져갔다.
무엇보다 FC서울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한 제시 린가드를 영입해 화제를 모았다. 프리미어리그와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남긴 린가드가 한국에 오면서 많은 축구 팬의 관심이 K리그로 집중됐다. 린가드가 입국할 당시 공항부터 호텔까지 그를 보러 온 팬들로 가득했다.
그러나 이러한 관심은 아시안컵 탈락 후폭풍에 휩쓸려 사라졌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끈 한국 축구대표팀이 요르단에 패하고 한을 풀지 못하자, 모든 시선은 축구 대표팀으로 향했다. 여기에 클린스만 감독의 기행 하나하나가 더해지면서 축구대표팀의 관심도가 나날이 높아졌다. 린가드 이적으로 화제가 절정에 달했던 K리그는 어느 순간부터 잊혔다.
클린스만 감독 거취로 한국 축구계가 불타오르고 있던 시점에도 K리그 미디어 캠프는 진행되고 있었다. 문제는 클린스만 감독과 KFA에서 나오는 잡음도 계속 됐다. 정몽규 KFA 회장이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발표했지만, 새 감독 찾기에 나서면서 대표팀을 향한 주목은 끊이지 않았다.
KFA가 새 감독 임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K리그의 이름이 다시 떠올랐다. 그런데 흥행에 도움이 될 소식은 아니었다. 새 전력강화위원장에 임명된 정해성 위원장이 국내파 감독을 선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K리그에 비상이 걸렸다. 대표팀 규정 제12조 제2항에 따르면 KFA가 이사회 추천을 통해 선임하려는 국가대표팀 감독 및 코치가 구단에 속했을 경우, 소속구단 장에게 알리고 구단의 장은 특별 사유가 없는 한 이에 응해야 한다.
정해성 위원장은 21일 서울 종로구의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회의에선 국내파, 해외파 모두 열어놓고 준비하는 걸로 의견을 모았다. 다만 회의 과정에서 시기적인 부분을 고려해 국내 감독에 비중을 둬야 한다고 의견을 나눴다”라며 “2경기 지휘하려는 감독이 있을지 의문이 크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래서 정식 감독을 선임하는 쪽으로 비중을 더 많이 뒀다”라고 전했다.
현재 홍명보 울산 감독, 김기동 서울 감독 등 K리그를 대표하는 지도자들이 협회 레이더에 걸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K리그 팬들은 충격에 빠졌다. KFA가 다가올 북중미 월드컵 예선을 임시로 맡아줄 인물이 아닌, 장기적으로 대표팀을 이끌 수 있는 인물을 원하면서 일부 구단은 개막을 앞두고 감독이 사라질 위기에 떨고 있다.
K리그 개막이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연맹은 오는 26일 ‘하나은행 K리그 2024 개막 미디어데이’룰 개최한다. 새 시즌에 대해 웃음과 기대감이 넘쳐나야 하는 자리지만, 국가대표 관련 질문을 지양해달라는 부탁을 전하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 골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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