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일홍 극작가 "인생의 허무 넘어서는 유일한 길은 예술과 종교"

제주CBS 박혜진 아나운서 입력 2024. 2. 2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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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거진제주= 장일홍 극작가]
"제주 대표 극작가 활동 40여년 희곡집 6권, 장편소설 1권, 4·3작품 2권 내"
"4·3 첫 희곡집 '붉은섬' 간행…당시 중앙정보부가 대본 수정 요청하기도"
"제주국제연극제 열릴 수 있도록 제주도정·도의회 관심 가져야"
"전 재산 사회 기부…재산과 재능 다 하나님 주신 것 난 청지기일뿐"
핵심요약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0~17:30)
■ 방송일시 : 2024년 2월 21일(수) 오후 5시
■ 진행자 : 박혜진 아나운서
■ 대담자 : 장일홍 극작가
장일홍 극작가
◇박혜진> 수요인터뷰 오늘은 제주를 대표하는 극작가 장일홍씨를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작가님 안녕하세요.  

◆장일홍> 반갑습니다.  

◇박혜진> 제주를 대표하는 극작가로 알려져 계시는데 그동안 쓰신 작품이 얼마나 될까요?

◆장일홍> 작년까지 모두 9권의 책을 펴냈는데요. 희곡집 6권, 장편소설 1권, 4·3 관련 작품전집 2권을 냈습니다.  

◇박혜진> 특히 현기영 작가가 4·3 희곡 장르에서는 장일홍 작가님 작품이 독보적이다라고 평가를 하실 만큼 4·3과 관련한 작품들을 많이 쓰셨죠.

◆장일홍> 제가 1985년에 현대문학을 통해서 작가로 등단했는데요. 등단 이후 40년 동안 희곡만 40여편 썼고, 3분의 1 정도가 4·3 관련 희곡입니다. 1980년대 말 민주화 바람을 타고 4·3 관련 자료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죠.

제가 국내외 4·3자료를 거의 다 읽었는데요. 그걸 읽으면서 이런 아픈 역사를 외면한다면 그건 제주 사람이 아니다, 더구나 작가라면 생명을 걸고 이 문제에 한번 깊이 파고들어야 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거죠. 말하자면 4·3이라는 자석에 끌려가는 쇠붙이 같은 존재입니다.

◇박혜진> 특별히 91년도에 발표한 '붉은섬'이라는 작품이 국내 희곡 작품 가운데는 4·3을 다룬 첫 번째 작품이었잖아요. 당시 이 작품과 관련된 에피소드도 많으실 것 같아요.  

◆장일홍> 91년도에 첫 희곡집인 '붉은섬'을 간행해서 전국 4년제 대학교 학생회에 다 보냈거든요. 그런데 확인해 보니 받은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아마도 어떤 기관에서 책을 전부 수거해서 소각시켜버린 게 아니냐 그런 의심이 들었죠.

그 이듬해인 1992년에 제주도에서 당시 전국연극제가 열렸는데 '붉은섬'이 김중효 연출로 공연이 됐죠. 공연 당시 중앙정보부에서 공연 대본을 수정하라는 압력이 들어왔어요. 저는 그때 단호히 거부했죠. 결국은 공연이 됐고요.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붉은섬'으로 대한민국 문학상 신인상을 수상하게 됐죠.  

◇박혜진> 이 작품이 무대에 올려졌을 때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었겠어요.  

◆장일홍> 당시 문예회관에서 공연이 됐는데요. 지금까지 공연된 작품 중에서 극장이 완전히 꽉 찬 경우가 2번 있었는데 한 번은 '붉은섬'을 제주도 문예회관에서 공연할 때고, 또 한 번은 서울 국립극장에서 제 작품 '이어도로 간 비바리'를 이윤택 씨가 '초혼'이라는 제목으로 바꿔서 공연을 할 때였습니다.  

◇박혜진> 작가님은 극작가로 활동하면서 제주 연극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장일홍> 작년에 제주에서 대한민국 연극제가 열렸어요. 그때 개막식 자리에서 정민자 제주연극협회장이 제주에서 국제연극제가 열릴 수 있도록 제주도나 의회 같은 관계기관에서 지원을 해달라고 건의를 했어요.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제주 국제연극제가 개최될 수 있도록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라는 답변을 해서 제주의 연극인들은 상당히 많은 기대를 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제주에서 국제연극제가 언제 열리지' 하고 기대하고 있는데 여태 감감 무소식이에요. 오영훈 지사도 자기 약속을 까먹고 공염불이 된 거예요. 약속이 이거 하나뿐만이 아니지만 문화예술에 대한 무관심은 무지에서 오는 거거든요. 언제면 제주 도민들도 문화예술에 대한 높은 식견을 가진 도지사나 도의원들을 만나볼 수 있을까. 지금 상황은 너무 암담하고 답답해요.

◇박혜진> 작가님이 몇 년 전 전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셔서 화제가 되기 했었어요. 쉽지 않은 결정을 하셨어요.  

◆장일홍> 제 기부 철학은 아주 단순 명료합니다. 내 것을 남에게 주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이 내게 약간의 재물을 맡기면서 잠시동안만 관리하라고 했죠. 저는 그거를 다시 원래 주인에게 돌려드리는 것 뿐입니다. 아까울 것도 없고 내세울 것도 없죠. 원래 내 것이 아니니까요. 어쩌면 글을 쓰는 재능이 있다면 그것도 마찬가지로 하나님한테 받은 거죠. 내 것이 아니죠.

◇박혜진> 앞으로의 계획들도 있으시죠?  

◆장일홍> 작년에 영화평론가이자 시인인 김종원 씨가 회고록과 시집을 펴내면서 출판기념회를 열었어요. 그 자리에서 저도 말할 기회가 생겨서 얘기를 했는데요. 김종원 선배가 87세거든요. 저도 87세가 되는 해에 출판기념회를 꼭 열겠습니다라고 얘기를 했거든요.

지금부터 13년 후 희곡집, 산문집 이런 거 합쳐서 한 6권은 책을 더 낼 생각입니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긴 거 아닌가요? 그 인생의 허무와 망각을 넘어서는 유일한 길은 예술과 종교뿐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박혜진> 작가님의 남은 삶도 멋지고 많은 분들에게 덕이 되는 그런 모습들을 보여주시길 기대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장일홍>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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