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질문 NO” 양해까지 구한 프로축구…한국축구 갉아 먹는 축구협회
“국가대표 관련 질문은 지양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축구협회가 하마평에 올리 국가대표 감독은 울산의 2연패를 이끈 홍명보 감독, 서울 재건의 과제를 안은 김기동 감독, 제주 사령탑을 새롭게 맡은 김학범 감독 등 현역 감독이 다수 포함됐다. 이 외에도 최용수 전 강원FC감독과 황선홍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도 이름을 올렸다. 졸지에 프로팀들은 감독을 빼앗길 처지에 놓인 것이다.
여기에 프로축구연맹도 우려를 표했다. 오는 26일 ‘K리그 2024 개막 미디어데이’ 개최 소식을 미디어에게 알리는 문자에서 “부탁 말씀 덧붙인다. 무대에서 진행되는 K리그 미디어데이 본 행사에는 축구 국가대표팀 관련 질문을 지양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문제는 축구에서 사령탑의 역할이 중요한 상황에서 비시즌을 함께 준비한 K리그 감독이 빠져나갈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특히 홍명보 감독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에 올라 일정을 소화 중이고, 김기동·김학범 감독은 올 시즌 새 팀을 맡은 사령탑이다. 각자 팀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한 사명을 안고 비시즌 기간 전력 강화에 힘썼다.
이에 축구협회가 클린스만 전 감독 선임의 책임도 제대로 지지 않고 또 ‘소방수’ 역할로 국내 감독을 소진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거기다 한국 축구의 근간인 K리그에 대한 존중 없이 흔들기만 할 뿐, 수세에 몰린 협회 문제에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뒷수습에만 몰두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관심이 국내파 감독 선임에 집중되면서 K리그 개막을 앞둔 프로축구 구단들과 연맹은 그야말로 난감한 입장이다.
처용전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식 입장을 내고 “대한축구협회의 무능력함을 규탄한다. 협회 졸속행정의 책임을 더는 K리그에 전가하지 말라”고 밝혔다. 처용전사는 오는 26일까지 매일 오전 8시∼오후 7시 축구협회 앞에서 트럭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이런 비판에도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는 축구협회는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제2차 전력강화위 회의를 연다. 이번 2차 회의에서는 임시 감독 체제와 정식 감독 체제 사이에서 확실한 방향성을 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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