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빠른 세월 느끼는 숭의여고 정현의 2024년 목표

김아람 2024. 2. 23.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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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인터뷰는 2023년 12월 중하순에 진행했으며,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4년 1월호에 게재됐습니다.

 

숭의여고 3학년 진급을 앞둔 정현의 어깨는 무겁다. 2학년 후배 없이 1학년을 이끌어야 하는 주장이 되었기 때문이다. 정현은 “중간 학년이 없어서 (1학년) 애들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편안한 분위기에서 농구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해요”라며 책임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아마추어 선수로서 맞이하는 마지막 해를 앞둔 목표를 밝혔다.

 

“18세 대표팀에 차출되어 좋은 경기를 해보고 싶어요. 제 욕심일 수 있지만, 학교 경기 역시 애들과 힘을 합쳐 만족스러운 성적을 내고 싶어요. 그리고 프로라는 게 먼 미래처럼 느껴졌는데, 벌써 1년도 채 안 남았더라고요. 믿기지 않아요. 내년에도 다치지 않고, 열심히 해서 프로에 도전하겠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인터뷰 당시) 아직 동계 훈련 시작 전이라, 학교에서 가볍게 운동하고 있어요. 겨울 방학 시작하면서 동계 훈련에 들어갈 예정이라, 웨이트 트레이닝과 기초 체력 훈련 위주로 하고 있어요. 

 

2023년을 잠시 돌아볼까요.

올해 초엔 (3학년) 언니들이 많이 아파서 완전한 상태가 아니었어요. 출전한 대회에서 예선 통과를 많이 못 해서 아쉬웠어요. 언니들이 복귀하면서 연맹회장기에선 3위까지 했는데, 언니들과 뛴 시합을 나쁘지 않게 마무리한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전국체전에서도 3위를 차지했어요.

첫 경기가 춘천여고전이었어요. 힘든 경기가 될 것 같아서 준비를 많이 했는데, 준비한 만큼 잘 돼서 이후에 쉽게 올라간 것 같아요. 그렇지만 준결승에선 동주여고한테 졌어요. 올해 동주여고와는 총 세 번 붙었는데, 연맹회장기를 제외하곤 모두 패했어요. 저희가 상대 분석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게 패인이라고 생각해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올해는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요?

개인적으론 슛 성공률이 높아졌고, 경기 체력이 많이 올라왔어요. 작년엔 언니들이 많아서 경기를 오래 뛰지 못했는데, 올해는 가용 인원이 5명뿐이라 계속 뛰면서 체력이 좋아진 것 같아요. 그래도 아직 많이 부족해요. 

 

경기를 많이 뛰면서 어떤 점을 느꼈나요?

풀타임을 뛰니 힘들었고, 체력이랑 집중력이 같이 떨어지는 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뛰는 훈련도 많이 하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려고 노력했어요. 

 

농구는 선수 출신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시작했다고요.

엄마가 예전엔 동아리 농구 활동을 많이 하셨어요. 그래서 농구하시는 분들을 자주 보고, 저도 농구공을 일찍 만져서 (농구에) 익숙해진 상태였어요. 계속하다 보니까 재밌더라고요. 농구 선수를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래서 초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이 끝날 즈음에 서초초등학교로 전학 갔어요. 

 

농구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을 때, 어머니께서는 어떤 반응을 보이셨나요?

엄마는 "많이 힘든데, 진짜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어?"라고 하셨어요. 그때는 그냥 재밌으니까 "할 수 있다"고 자신했어요. (지금은 어때요?) 그때랑 비교하면, 현실적으로 변한 것 같아요. 드래프트도 얼마 남지 않아 걱정되는 마음이 있기도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농구가) 재밌어요. 

 

서초초등학교와 숭의여중 시절도 짧게 짚어볼게요. 

초등학교 때 우은경 코치님께 배웠는데, 사실 그땐 어려서 어떤 걸 배우는지 잘 몰랐어요. 그런데 중학교 올라가니까 제가 초등학교 때 기본기를 잘 배웠다는 걸 알겠더라고요. 다른 친구들보다 기본기가 좋았고, 농구 이해도 빨랐거든요. 그래서 우은경 코치님께 감사한 마음이 커요. 

 


중학교 때는요?

1학년 때부터 경기를 많이 뛸 수 있었어요. 당시엔 언니들이랑 같이 뛰어서 큰 부담이 없었어요. 2학년 땐 코로나19로 대회가 취소돼서 운동만 하면서 지냈고요. 3학년 첫 대회 나가기 전엔 연습 경기를 하면서 왼쪽 손목 골절이 왔어요. 팀원들이 잘해서 우승까지 했었는데, '나도 뛰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남기도 했어요. 

 

고등학교 1학년 때도 우승한 경험이 있죠.

춘계 대회에서 우승했어요. 그땐 교체 멤버로 들어가거나 가끔 주전으로 들어가서 뛰었어요. (2024년에도 우승 욕심이 있을 것 같은데) 제가 주가 되는 학년이니까 우승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긴 해요. 그렇지만 다른 팀에 비해 (2학년 없이) 1학년이 많이 뛰어야 하고, 전력이 약한 상황이라 현실적으로 쉽진 않을 것 같아요. 그래도 우승하면 너무 좋을 거예요.

 

어머니와는 농구 이야기도 자주 나누나요?

엄마가 경기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 어릴 땐 개인 운동도 같이 해주셨어요. 좋은 파트너이자 선생님이에요. (구체적으로 어떤 말씀을 해주시나요?) 경기를 밖에서 보는 것과 직접 뛰는 건 다르잖아요. 밖에서 보셨을 때 제가 집중력과 체력이 떨어지거나 급하게 할 때의 상황에 대해 많이 알려주세요. 

 

2022년에 다녀온 대표팀 이야기도 부탁해요. 

6월부터 9월까지 16세, 17세, 18세 대표팀 등 연령별 대표팀을 총 세 번 다녀왔어요. 12명이 다른 학교에서 모이다 보니, 처음엔 하나도 안 맞았어요. 대표팀을 통해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걸 알았어요. 그리고 우리 팀이 신장이 크지 않았는데, 상대는 키가 크고 피지컬도 좋았어요. 그래서 몸싸움을 우선시했는데, 생각보다 안 밀리더라고요. 외국 선수들도 같은 나이라고 생각하니까 무섭지 않았어요. 

 

경기력 측면에선 어떤 점을 배웠나요?

새로운 공격을 많이 배웠어요. 포스트 플레이부터 3~5명이 움직이는 다양한 공격 루트를요. 대표팀에 다녀와서 한국에서 경기할 때 많은 도움이 됐어요. 

 


정현 선수의 장단점도 소개해주세요.

장점은 센터부터 가드까지 다 볼 수 있다는 거예요. 그리고 점퍼와 돌파한 후 킥 아웃 패스에 자신 있어요. 반면, 체력은 계속 보완해야 해요. 또, 어렸을 때부터 신장에 비해 스피드가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스피드도 제가 개선해야 할 점이에요. 그래서 개인 운동할 때 뛰는 걸 많이 하고, 순발력 운동도 병행하고 있어요. 

 

롤 모델을 꼽자면?

우리은행 김단비 선수와 학교 선배인 박지현 선수요. 김단비 선수는 정말 모든 걸 다 잘하는 선수예요. 리바운드와 수비, 공격 모두 빠짐없이요. 적지 않은 나이인데, 잘 뛰는 게 정말 감탄스러워요. (박)지현 언니는 경기장에서 항상 열심히 하고, 웃는 모습이 보기 좋아요. 궂은일부터 먼저 하려는 게 보여요. 우리은행 언니 중에서 많이 어린데도 공격에서 주가 되는 모습이 멋있어요. 

 

정현 선수는 어떤 선수가 되고 싶나요?

다재다능한 선수요. 누가 봐도 정말 열심히 하고, 잘한다고 느낄 수 있도록요. 공격에선 너무 욕심부리지 않고, 제가 해야 할 때와 줘야 할 때를 잘 구분하려고 해요. 수비는 김단비 선수처럼 노련하고, 상대를 차분하게 보면서 제압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현재는 팀의 주장이 되어 3학년 진학을 앞두고 있어요. 

이번에 2학년 없이 1학년만 4명이 올라오는데, 중간 학년이 없어서 (1학년) 애들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편안한 분위기에서 농구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해요. 많이 부족하지만 팀을 이끌어야 하는 만큼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이려고요. 

 

끝으로 2024년에 이루고자 하는 목표.

18세 대표팀에 차출되어 좋은 경기를 해보고 싶어요. 제 욕심일 수 있지만, 학교 경기 역시 애들과 힘을 합쳐 만족스러운 성적을 내고 싶어요. 그리고 프로라는 게 먼 미래처럼 느껴졌는데, 벌써 1년도 채 안 남았더라고요. 믿기지 않아요. 내년에도 다치지 않고, 열심히 해서 프로에 도전하겠습니다.

 

사진 = 대한농구협회

일러스트 = 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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