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1차 스프링캠프 마친 KT...“약속의 땅에서 첫 단추 잘 뀄다”
프로야구 KT는 올해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국내에서 1차 전지훈련을 소화했다. 다른 9개 구단은 미국, 호주, 일본, 괌 등으로 떠났지만 KT는 부산 기장군 현대차드림볼파크에 모였다. 이달 1일부터 21일까지 약 3주간의 훈련을 마친 KT는 23일 2차 훈련을 위해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했다.
국내 전지훈련은 선수들의 요청에 따라 진행됐다. 지난해 전지훈련 ‘악몽’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KT는 작년엔 태평양을 건너 미 애리조나주 투손에 캠프지를 차렸는데, 당시 이 지역에서 이상기후로 연일 강추위가 이어졌다. 선수들은 훈련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컨디션 관리에 애를 먹었다. 특히 부산은 KT에게 좋은 기억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코로나 확산 여파로 국외 훈련이 여의치 않던 2021년과 2022년에 KT는 이곳에서 2년 연속 스프링캠프 훈련을 했다. 2021시즌엔 결국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그래서 부산은 이들에게 ‘약속의 땅’으로 불린다.
부산 훈련은 선수와 팀 관계자들 모두에게 ‘복덩이’였다는 평가다. 선수들은 이동과 시차 적응도 할 필요 없이 곧바로 훈련에 집중하고, 또 휴식일엔 부산을 찾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일석이조 효과를 누렸다. 베테랑 투수 우규민(39)은 “바다도 있고 방에서 봤을 때, (인기 훈련지인) 일본과 다를 바 없었다”고 했다. 박영현(21)은 “적응이라는 것도 필요 없고 항상 하던대로 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선수들을 지원하는 팀 관계자들도 유연하게 근무 스케줄을 조정하며 근무할 수 있었다. 지도자들이 국내 1군과 퓨처스(2군) 시설을 오고가며 팀의 중장기적인 계획을 보다 면밀히 세울 수 있었던 것도 장점이다. 팀은 해외 이동·체류에 따른 비용도 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KT 관계자는 “선수들의 컨디션을 절정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머리를 맞댄 결과 부산을 찾게 됐다”며 “올해 만족도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물론 아쉬운 점이 없진 않다. 이곳엔 별도의 실내 훈련장이 없어서 비가 오는 날엔 피트니스 센터에서 개인 훈련만 할 수 있다. 변덕스러운 날씨에 따라 훈련 스케줄이 들쑥날쑥 변하기도 한다. 전지훈련 같다는 느낌이 없어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선수들도 있었다. 연습 경기 상대도 없다. 다만 KT는 2차 전지훈련에서 충분히 연습 경기를 할 것이기 때문에 큰 지장은 없다고 한다.
KT는 오키나와에서 KIA, 한화, 롯데를 상대로 총 5차례 연습 경기를 치른다. 이후 다음달 6일 귀국해 시범경기에 돌입한다. 이강철(58) KT 감독은 “1차 훈련은 잘 마쳤다. 올해도 탄탄하고, 어떻게든 이기는 KT를 기대해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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