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만 터진 ‘파묘’ 칼춤 추는 김고은과 숙명의 귀신 한일전 통했다[무비와치 ]
[뉴스엔 김범석 기자]
영화 ‘파묘’가 개봉 첫날인 2월 22일, 33만 관객을 모으며 심상찮은 출발을 알렸다. 지금까지 나온 K 오컬트 중 최고로 평가받는 나홍진의 ‘곡성’ 오프닝(31만)을 살짝 앞선 스코어다. 장르가 주는 서늘함과 오싹함, 여기에 최민식 김고은의 스파크 튀는 배우 보는 맛과 처음 접하는 그림, 음산한 음악까지 정성껏 차린 6첩 반상을 받는 기분이다. ‘파묘’의 관전 포인트 3.
▲귀신까지 한일전
“방금 관에서 나온 건 혼령이 아니에요. 사물을 지배하는 정령이죠.” 귀신 보는 무당 김고은은 강원도 산꼭대기 악지에 매장된 향나무 관뚜껑이 열린 뒤 몹시 불길한 조짐을 예고한다. 100년 넘도록 봉인된 귀신은 원한을 갚기 위해 먹구름과 비바람을 대동한 채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끔찍한 복수에 나선다.
그런데 ‘파묘’는 중반부터 궤도를 달리한다. 오컬트에 집중하기보단 뭔가 감독이 오래전부터 하고자 했던 이야기가 있었다는 듯. 상업적으로 호불호가 갈릴 만한 환승 지점인데 대중들의 수용 여부에 따라 마라톤 풀코스가 될 수도, 아니면 하프코스가 될 수도 있겠다. 장재현 감독의 플래시가 비추는 곳은 다름 아닌 일제 강점기 아픈 역사.
군국주의의 가해자이면서 동시에 피해자이기도 한 일본 장군과 여기에 부역한 한국 가족을 내세우며 호기심을 자극한다. ‘일본 귀신은 절대로 맞서지 말라’는 동료 무당의 조언을 뒤로한 채 김고은은 최민식과 함께 한번 팠던 기이한 무덤을 다시 찾는다. 이곳에서 축시에 벌어지는 숙명의 귀신 한일전이 ‘파묘’의 하이라이트다.
▲배우 보는 맛
일품이다. 김고은이 파선 안 되는 무덤을 헤집기로 하면서 벌이는 대살굿 장면은 한동안 명장면으로 회자될 것이다. 의욕만 앞서는 많은 연기 지망생과 신인들을 낙담시키고도 남을 빼어난 연기다. ‘곡성’에서 황정민이 보여준 굿판보다 세 배 강렬하고 시간도 네 배는 더 길다. 죽은 돼지 여러 마리를 걸어놓고 동티 올까 봐 불안해하는 인부들을 위해 의식을 치른 뒤 본격적으로 칼춤을 추는 김고은을 보고 있으면 절로 숨이 멎고 온몸에 아드레날린이 분비된다. 맞아, 저게 진짜 배우이고 찐 연기지.
김고은이 뜨거운 연기의 화력을 높이는 쪽이라면 최민식은 반대다. 배불뚝이 지관으로 설정된 탓에 행동 연기는 크게 없지만 미세한 얼굴 잔주름 하나로 관객을 쥐락펴락하는 솜씨가 명불허전이다. 이름 없는 비석으로 시작해 여러 이름이 삐뚤빼뚤 음각된 의미 있는 곡괭이 자루로 벌이는 후반부 최민식의 액션은 그래서 더 통쾌하고 짜릿하다.
두 배우의 연기가 탁월하게 느껴진 건 각자 카타르시스를 뿜어내면서도 투 샷으로 붙을 땐 감정의 불 조절을 서로 능숙하게 해냈기 때문이다. 고기 구울 때 속까지 익히려면 불을 줄여야 하는데 약불이나 잔열감 만으로도 감정과 상황을 설득력 있게 표현해냈다. 상대의 대사와 호흡을 충분히 받아주면서 서로 번갈아 크로스를 올려주니 모처럼 배우 보는 맛집 영화가 나올 수밖에.
▲한화가 투자한 줄
‘파묘’의 의뢰자가 미국에서 방한해 묵는 호텔이 나오는데 서울시청 앞 플라자호텔이다. 한화그룹 계열인 이 호텔에서 기괴한 사건이 벌어지고 최민식이 스위트 객실 창가에 서서 북악산 쪽을 바라보며 ‘여기도 명당일세’라고 말하는 대목까지 등장한다. 그것도 모자라 호텔 전경을 두 번이나 훑길래 혹시 ‘한화가 다시 영화에 투자했나?’ 싶었지만 오리온 계열 쇼박스 영화였다.
감독이 이 호텔을 섭외한 건 영화에서 꼭 필요했던 로케이션 입지 때문이다. 최민식이 물끄러미 쳐다본 방향에 광화문과 이순신 장군 동상, 청와대가 펼쳐지는데 가운데 있는 경복궁이 과거 조선총독부 자리였다. 김영삼 집권 1년 차인 1993년, 역사 바로 세우기의 일환으로 일제 잔재의 상징인 조선총독부 건물을 철거하며 민족정기 회복에 나섰다. ‘파묘’를 관통하는 영화적 메시지에 가장 부합하는 곳이 바로 이 호텔이었던 셈이다.
뉴스엔 김범석 bskim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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