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오른 한국 男 탁구 “변칙 작전으로 최강 중국 공략하겠다”
장우진(29)과 임종훈(27), 안재현(25)이 나선 남자 탁구 대표팀은 23일 부산 벡스코 특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부산 세계탁구선수권 8강전에서 덴마크를 3대1로 제치고 준결승에 올랐다.
한국 남자 대표팀은 이날 임종훈이 두 게임을 따내고, 안재현이 한 게임에서 승리하며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남자 단체 랭킹 5위인 한국은 장우진이 2단식에서 요나단 그로스에 패하는 등 20위 덴마크에 다소 고전했지만, 일단 동메달을 확보했다. 한국 남자 탁구는 2016년과 2018년, 2022년(2020년은 코로나로 대회 취소)에 이어 4회 연속 세계선수권 4강에 올랐다.
임종훈은 “보통 (장)우진이 형이 두 게임을 따면서 우리가 경기를 쉽게 풀어갔는데 오늘은 내가 우진이 형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었다”며 “외국이었다면 이기기 어려웠을 것 같다. 한국 팬 분들의 열띤 응원 덕분에 고비를 넘었다”고 말했다.
24일 만날 4강 상대는 세계 최강 중국. 중국 남자 탁구는 2000년 스웨덴 대회 이후 2001년부터 세계선수권 단체전에서 10회 연속 정상에 올랐다. 세계탁구선수권은 탁구 종목 최대 규모 이벤트로, 2003년부터 홀수 해는 개인전, 짝수 해는 단체전으로 번갈아 열리고 있다.
임종훈은 “솔직히 강 대 강으로는 이기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프랑스 르브렁 형제처럼 변칙적인 스타일로 경기에 임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형 알렉시스 르브렁(22위)과 동생 펠릭스 르브렁(6위)은 프랑스가 자랑하는 탁구 스타. 이 둘은 2022년 세계선수권에서 프랑스를 8강으로 이끌었고, 이번 대회에선 팀을 준결승까지 올려 놓았다. 특히 동생 르브렁은 요즘 보기 어려운 펜홀더를 사용한다.
안재현은 “중국 선수들이 스피드와 파워 면에서 모두 우위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중국 선수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플레이를 시도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장우진은 “탁구 선수를 하면서 중국을 꺾고 영웅이 되는 생각을 늘 해 왔다”며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최대한 포인트를 따내며 팬들에게 희망을 선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임종훈은 “중국은 내가 정말 잘하는 것을 시도했을 때 그걸 더 잘하는 팀이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는 120%를 했는데 상대는 150%를 하더라”며 “중국은 너무 완벽한 것이 오히려 약점이 될 수 있다. 상대 허를 찌르는 플레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중국을 상대로 변칙 작전을 쓰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주세혁 남자 대표팀 감독은 정면 승부를 선언했다. 주세혁 감독은 “중국에는 최근 늘 0-3으로 패했는데 내일은 솔직히 기대가 된다”며 “홈에서 열리는 만큼 정면 승부로 가겠다. 선수들이 출전하는 순서를 잘 고민해 멋진 승부를 펼쳐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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