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우진이형 고마워""(임)종훈이 덕분" 4연속 메달보다 빛난 '탁구원팀' 코리아[부산세계탁구선수권]

[부산=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안방 팬들이 없었다면 졌을지도 모를 경기다. 팬들의 응원에 감사한다."

주세혁 감독이 이끄는 남자탁구대표팀이 국내 최초로 유치한 '안방' 부산세계탁구선수권에서 빛나는 동메달을 확보한 후 고비 때마다 열렬한 응원을 보내준 탁구 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장우진(28·세계14위) 임종훈(26·한국거래소·세계18위) 이상수(33·삼성생명·세계27위) 안재현(24·한국거래소·세계34위) 박규현(18·미래에셋증권·세계 179위)으로 구성된 남자탁구대표팀은 23일 오전 10시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 남자단체전 8강에서 복병 덴마크에 매치스코어 3대1로 승리하며 4강행과 함께 동메달을 확보했다.

주 감독은 이날 '북유럽 다크호스' 덴마크를 상대로 반전 오더를 냈다. 1번 주자로 톱랭커 장우진 대신 '왼손 맞불' 임종훈을 놓았고, 매경기 든든하게 '3번'을 지켰던 '닥공 맏형' 이상수를 빼고 안재현을 기용했다. 1단식에서 '왼손 에이스' 임종훈이 '왼손 톱랭커' 안데르스 린드(세계 28위)를 3대1로 꺾었고, 2단식에서 장우진이 '덴마크 왼손 2인자' 요나탄 그로트(세계 29위)에게 1대3으로 패했지만 3단식 '2019년 부다페스트 개인전 동메달' 안재현이 마틴 부크 안데르센(세계 387위)을 3대0으로 꺾었다. 마지막 4단식 임종훈이 그로트에게 1게임을 내줬지만 안방 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내리 3게임을 따내며 3대1 역전승, 매치스코어 3대1로 대한민국의 4강행, 간절했던 동메달을 결정 지었다.

경기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장우진, 임종훈, 안재현은 안방 동메달 후 함께 고비를 뛰어넘은 동료와 팬들에게 공을 돌리며 끈끈한 '원팀'의 힘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4강행 수훈갑 임종훈은 "팬들이 응원 많이 와주셔서 이겼다.오늘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경기를 할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었고 오늘 이겨서 너무 기분 좋다"며 활짝 웃었다. "(장)우진이형이 여태까지 맨날 항상 힘들게 2점을 잘 잡아줘서 남자탁구가 세계선수권 메달을 안끊기고 이어갈 수 있었는데, 오늘 우진이형이 조금 고전했을 때 제가 옆에 있어서, 이길 수 있어서 기분 좋고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우진이형이 내 뒤에 있어서 마지막 경기도 조금 더 창의적으로 하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 우진이형한테도 고맙고 3번에서 잘 끝내준 재현이한테도 고맙다"며 형, 동생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날 2게임에서 석패한 장우진은 "저는 졌지만 팀이 이겨서 그래도 기분이 좋다. 해외에서 이런 경우가 있었다면 이겨내기 어려웠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홈 응원 덕분에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장우진은 "3번에서 무조건 재현이가 이길 거라고 생각했고 4번에서 종훈이가 첫 세트를 졌을 때는 솔직히 이거 큰일났다는 생각도 했다"면서 "내가 5번에서 만약에 지면 이거 진짜 '역적'인데 어쩌지 하는 생각으로 준비를 많이 했는데 임종훈 선수가 2게임을 이기고 난 후에는 안도감이 들어서 의심하지 않았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3게임에서 게임체인저로 맹활약한 안재현은 "오늘 종훈이형이 2점을 잡아줬다. 여기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데는 우진이형, 상수형, 규현이가 잘해주고 뒤에서 잘 서포트해준 덕분이다. 그래서 기분이 정말 좋다"며 미소지었다.

주세혁호는 24일 8강에서 일본을 3대0으로 꺾고 올라온 세계최강 중국과 4강에서 격돌한다. 세계랭킹 1~5위인 판젠둥과 왕추친, 마룽, 량징쿤, 린가오위안으로 구성된 중국은 단체전 세계선수권 11연패에 도전한다. 중국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태극전사들은 물러서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지난 2022년 왕추친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임종훈은 "우리 홈이기 때문에 이점이나 분위기에서 저희가 많이 끌어올려야 될 것 같고 중국 선수들이 워낙 많은 상황을 겪어봤기 때문에 변칙적이고 예상할 수 없는 수를 많이 써야 할 것같다"는 계획을 밝혔다. 장우진은 "중국은 벽 같다. 하지만 예전에 김택수 감독님의 말씀 중 와닿았던 건 중국은 '너무 완벽한 게 틈'이라고 하셨다. 린가오윈 선수와 그런 마인드로 승리한 적이 있다. 그런 점을 오히려 더 이용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
부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