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세혁 감독의 중국전 정면승부 예고 “부딪치면 기적도 일어나더라”
한국 남자탁구가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8강에서 덴마크를 꺾고 동메달을 확보한 23일.
믹스트존에 들어선 주세혁 감독의 얼굴에선 웃음꽃이 절로 피었다. 자신이 준비했던 오더(단체전 출전 순서)가 정확히 맞아 떨어졌으니 그럴 법 했다. 임종훈(한국거래소)이 첫 단식에서 안드레스 린드를 잘 잡아줬고, 세 번째 단식에선 안재현(한국거래소)이 마틴 부흐 안데르센을 손쉽게 누르면서 4회 연속 동메달 확보라는 목표를 이뤘다.
주 감독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상대가 오더를 틀 것이라는 예상으로 우리도 한 번 꼬았던 것이 통했다”며 “장우진 선수가 두 번쨰 단식에서 졌지만 걱정은 없었다. 편한 마음으로 경기를 봤다”고 웃었다.
그러나 주 감독에게 이날 승리는 어제 내린 눈이다. 당장 24일 맞붙는 세계 최강 중국과 결승 진출을 다퉈야 한다. 주 감독은 “항상 만나면 0-3으로 졌던 상대”라면서도 “내일은 홈팬들 앞에서 보여주고 싶다. 정면승부를 해보겠다. 중국을 만나면 어떤 오더로 나갈지만 열흘 넘게 고민해왔다”고 말했다.
주 감독이 각오를 다지는 것은 중국이 단체전 형식으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1연패에 도전하는 강호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봐도 세계랭킹 1~5위를 독차지하고 있는 판젠둥과 왕추친, 마룽, 량징쿤, 린가오위안이 모두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부에서 영원한 승자는 없다. ‘때로는 기적도 일어난다’는 게 주 감독의 지론이다. 그는 “우리 선수들의 몸도 좀 풀려주고, 상대가 네트를 못 넘기는 실수도 몇 개 나와야 한다. 홈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에 범실까지 나오는 일이 모두 겹치면 승부가 넘어간다. 그런 기적이 내일도 일어날지 모른다”고 말했다.
선수들도 포기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임종훈은 “중국을 상대로 변칙 플레이를 하는 게 종종 통하더라. 준비한 게 있다”고 말했고, 장우진은 “죽기 살기로 덤비겠다. 중국은 그래야 넘을 수 있는 상대”라고 강조했다. 안재현 역시 “팬들 앞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내일 경기까지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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