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4 전력강화위 2차회의→3/1 K리그 개막...협회-연맹, 숨막히는 일주일 시작
[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 간의 미묘한 긴장감이 조성되어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후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장도 떠나면서 정해성 신임 위원장이 부임했다. 정해성 위원장은 21일 첫 회의를 주재하고 미디어 브리핑을 했다. 임시가 아닌 정식 감독 선임으로 의견을 모았고 3월 21일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태국전까지 선임을 하겠다고 전했다.
외국인 감독도 후보 대상에 포함된다고 했지만 현실적으로 시간이 없다. 이미 어떤 감독과 접촉을 했거나 낙점을 한 비상식적 상황이 아닌 이상 외국인 감독을 데려올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이 없다. 사실상 국내 감독으로 정하기로 한 듯하다. 정해성 위원장도 "시기적으로 봤을 때 3월에 2경기를 준비하는데 있어서 선수 파악, 기간 등을 봤을 때 외국 감독도 열어놓았지만 국내파 쪽에 비중이 쏠린 듯하다"고 했다. 또 "국내파를 결정할 경우, 현직 감독은 큰 문제가 없다. 쉬고 계시는 감독이라도 이미 대표팀, 그리고 선수들에 대한 파악은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전력강화위원회가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결정은 K리그 현직 감독을 데려오는 것이다. 정해성 위원장 말대로 위험부담이 없고 빠르게 선임을 할 수 있다. 이 관점은 철저히 대한축구협회와 전력강화위원회 입장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과 구단 입장으로 생각하면 속이 터질 일이다.
클린스만 감독 하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이 진행되는 동안 구단들은 감독 지도 아래 전지훈련을 갔고 전술, 체력 훈련을 하며 2024시즌을 준비했다. 영입, 방출 작업도 하면서 감독의 입맛에 맞게 정리했다.
모든 이슈가 대표팀으로 쏠려 있는 동안에도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미디어 캠프를 실시하면서 K리그 구단 소식 전하기에 최선을 다했다. 더불어 각 구단 직원들, 감독과 스태프들, 선수들, 사진 작가들 등 수많은 분들이 노력을 했지만 어쩔 수 없이 대표팀 이슈가 더 강해 스포트라이트를 예년보다 많이 받지는 못했다. FC서울이 제시 린가드를 영입했을 때는 예외였다.
여전히 아시안컵 후폭풍이 한국 축구계를 지배하면서 당장 3월 1일 K리그 개막임에도 이슈가 집중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전력강화위원회가 국내파 감독을 노리고 심지어 K리그 현직 감독을 공략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대표팀 이슈가 K리그까지 덮게 됐다.
K리그가 당장 개막을 하는데 어떻게 준비했는지, 누가 우승을 할지, 나간 선수와 들어온 선수는 누구인지보다 어떤 K리그 감독이 갈지 혹은 대표팀 내 상황에 어떤 생각이 있는지가 주를 이루는 중이다. 누구를 탓하긴 어려우나 지난 시즌 K리그가 대흥행을 할 걸 고려했을 때 개막 분위기가 나지 않는 건 사실이다.
전력강화위원회는 24일 2차 회의를 열고 후보리스트를 추린다고 알려졌다. 차후 진행될 회의는 비공개이며 인터뷰나 미디어 브리핑도 없다. 단일창구로 약속된 정해성 위원장을 통해서 진행된 회의 결과들과 후보 선별과 선택 과정, 최종 감독 선임 등이 한번에 알려질 듯 보인다. 3월 21일 열릴 태국전을 고려하면 적어도 3월 초, 즉 일주일에서 10일 안에는 결정이 나야 한다.
공교롭게도 전력강화위원회 이틀 뒤가 K리그 개막 미디어데이다. 후보로 언급되는 감독들이 모두 참석한다. 4일 뒤 금요일엔 K리그가 공식 개막돼 각 지역에서 경기가 열린다. 지난 1차 회의 후 미디어 브리핑에서 정해성 위원장은 "시기적으로 촉박한 가운데 감독을 선임해야 한다. 각 클럽 팀에 일하시는 분이 된다면 구단에 직접 찾아가서 결과가 나온 뒤엔 도움을 요청해야 할 것 같다. 어떤 감독이 되든 협회 측면에서 직접 찾아가 결정을 하겠다"고 답했다.
개막 미디어데이 전후로 전력강화위원회가 접촉해 개막전엔 감독이 사라지는 경우도 생각해볼 수 있다. 그 구단에겐 최악의 그림이고 K리그는 또다시 대표팀 이슈로 잠식돼 개막 분위기가 전혀 나지 않을 것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개막 미디어데이를 알리며 취재진에 "대표팀 관련 질문을 지양해주기를 바란다. 개막 분위기 고조와 올 시즌 리그 흥행 등 긍정적 이슈가 더 많이 나올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걱정 어린 시선이 담겨 있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대표팀 이슈가 더 이상 K리그를 덮치지 않기를 바랄 것이다. 그러려면 K리그 현직 감독이 대표팀 정식 감독으로 낙점돼 흔들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 대한축구협회 입장에선 자신들이 원하는대로 빨리 마무리가 되기 위해선 현직 감독을 데려오는 게 최선의 시나리오다. 미묘한 긴장감 속 숨막히는 일주일이 곧 시작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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