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의 무능력함을 규탄한다" 뿔난 울산 서포터즈, 들고 일어선다

권수연 기자 2024. 2. 23.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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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울산 HD 감독ⓒMHN스포츠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울산 HD 팬들이 분노했다. '무능력 이슈'에 휩싸인 위르겐 클린스만 전 국가대표팀 감독을 경질, 새로운 사령탑을 찾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부정적 이슈를 빚는 대한축구협회다.

울산 HD 서포터즈 '처용전사'는 지난 22일, SNS 계정을 통해 성명문을 내고 "처용전사는 다수 매체로 보도된 대한축구협회의 'K리그 현역 감독 대표팀 선임' 결정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이어 "(축구)협회는 최근 한국 축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태에 그 어떤 책임감도 느끼지 않고 오롯이 K리그 감독을 방패삼아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축구협회는 지난 16일, 부진한 성적과 리더십 부재 이슈에 뒤덮인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표팀 감독을 경질하고 새로운 대표팀 사령탑 찾기에 나섰다.

한국 축구 대표팀 클린스만 전 감독(왼쪽)과 헤어초크 전 수석 코치, 연합뉴스

이번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에서 한국은 64년만에 우승에 도전했지만 탈락했고, 선수단 불화설이 안팎으로 거대하게 터지며 축구협회에 비난의 물살이 쏟아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전력강화위원회 회의를 통해 "선수단 불화가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고 변론했지만 경질을 피할 수 없었다.

이 과정에서 클린스만 전 감독 선임의 책임을 지고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이 함께 물러났다. 

정해성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이 브리핑한다, 연합뉴스

이에 따라 지난 20일 새롭게 발탁된 정해성 위원장을 필두로 하루 뒤 전력강화위 첫 회의가 열렸다.  

지난 21일 열린 첫 회의를 통해서 전력강화위는 3월 예정된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태국전에 앞서 새로운 사령탑을 선임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태국전을 대비해 임시 사령탑을 선발한 뒤, 이후 6월 A매치를 대비해 천천히 후임을 뽑자는 의견도 대두됐다. 그러나 단 두 경기만을 위해 임시 사령탑을 뽑는데 애로사항이 따른다는 반론이 불거졌다. 

정 위원장은 1차 회의를 통해서 "정식 감독을 곧바로 선임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며 "대표팀이 재정비해야하는 중요한 시기인만큼, 감독 선임을 6월까지 늦추는 것은 맞지 않고 이번 두 경기부터 팀을 다져나가야 단단해진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실적으로 임시 감독 체제를 꾸리기에는 여러 장애가 있다"며 "지금 두 경기만 지휘하려는 감독이 나타날까, 과연 나서주실지 의문이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정 위원장은 새 감독 후보를 물색하는데 총 8가지 조건을 내세웠다. 

감독의 전술적 역량, 취약한 포지션을 해결할 육성 능력, 지도자로서 성과를 냈다는 명분, 풍부한 대회 경험을 갖춘 경력, 선수, 축구협회와 축구 기술과 철학에 대해 논의할 소통 능력, MZ 세대를 아우를 리더십, 최상의 코치진을 꾸리는 능력이 거론됐다. 

홍명보 감독 사진 ⓒ 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3FC서울 김기동 감독, 연합뉴스

이 가운데 현재 비어있는 대표팀을 지도할 후보군으로 홍명보 울산 HD 감독, 김기동 FC서울 감독, 김학범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 황선홍 올림픽 대표팀 감독, 최용수 전 강원FC 감독 등의 실명이 흘러나왔다. 

현재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치르고 있는 울산은 홍명보 감독 체제로 이미 시즌을 진행중이다. 여기에 김기동 감독과 김학범 감독은 새로 지휘봉을 잡아 아직 데뷔전도 치르지 못했다. K리그 팀 팬들은 "감독을 곶감 빼먹듯 빼가면 시즌은 어떻게 치르라는 말이냐", "한국 축구의 근간인 K리그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분노를 표했다. 

그러나 축구협회 측은 "국내에서 쉬고 계시는 감독과 현직에 계시는 감독을 모두 물망에 올리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K리그 클럽(팀)에서 일하고 계시는 분이 있다면 찾아가서 도움을 요청하겠다"라는 초유의 대책없고 안일한 사령탑 선임 계획을 내세우며 또 다시 졸속행정을 여실히 입증했다. 

현재 홍 감독 체제로 시즌을 치르고 있는 울산현대 팬들은 이와 같은 무책임한 발언에 분노를 표했다. 

울산 HD 서포터즈 '처용전사'는 "홍명보 감독을 포함한 모든 K리그 현역 감독을 선임하는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며 "그들을 지켜내기 위한 어떤 노력도 마다하지 않겠다. K리그는 더 이상 협회의 결정대로 따라야하는 전유물이 아니며 팬과 선수, 구단, 감독 모두가 만들어낸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 이하 울산 HD 서포터즈 '처용전사' 성명문 전문 

1. 처용전사는 다수의 매체로 보도된 '대한축구협회의 K리그 현역 감독 대표팀 감독 선임' 결정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 협회는 최근 한국 축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태에 그 어떤 책임감도 느끼지 않고 오롯이 K리그 감독을 방패 삼아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있다.

2. 협회는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준비 당시 위기에 빠진 한국 축구에 책임감 있는 자세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K리그 현역 감독이던 최강희 감독을 방패로 내세워 표면적인 문제 해결에만 급급했으며 그 결과는 K리그를 포함한 한국 축구 팬들에게 크나큰 상처를 남겼다. 그리고 지금 협회는 지난날의 과오를 반복해 또 한 번 K리그 팬들에게 상처를 남기려 하고 있다.

3. 처용전사는 홍명보 감독을 포함한 모든 K리그 현역 감독을 선임하는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며, 그들을 지켜내기 위한 그 어떤 노력도 마다하지 않을 것을 성명한다. K리그는 더 이상 협회의 결정대로만 따라야 하는 전유물이 아니며 팬들과 선수, 구단, 감독 모두가 만들어 낸 노력의 결과물이다. 협회는 더 이상 K리그 감독을 방패 삼아 자신들의 잘못을 회피하는 과오를 반복하지 말고 무거운 책임감과 경각심을 가지고 본 사태를 해결하길 바란다. 또한 처용전사는 리그 현역 감독의 선임 논의 자체를 무효화할 것을 요구하며, 이를 위해 어떠한 단체행동도 불사할 것임을 선언한다.

 

사진= '처용전사' SNS 계정, MHN스포츠 DB,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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