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김정은은 모든 걸 쏟았다

손동환 2024. 2. 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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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180cm, F)이 모든 걸 쏟았다.

부천 하나원큐는 지난 22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부산 BNK를 71-67로 꺾었다. 10승 고지(18승)를 점령했다. 5위 인천 신한은행(7승 20패)과 2.5게임 차.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창단 첫 플레이오프’를 확정했다.

김정은은 2022~2023시즌 종료 후 FA가 됐다. 몸 상태가 좋지 않고 나이도 많았지만, 김정은의 인기는 시장에서 여전히 높았다. 공격과 수비 모두 리그 최상급이고, 라커 룸 리더로서의 역량도 갖췄기 때문.

그래서 김정은의 원 소속 구단인 아산 우리은행과 우리은행을 제외한 구단들이 김정은에게 러브 콜을 보냈다. 김정은은 고민했다. 고민의 시간은 꽤 길었다. 농구 인생의 갈림길에 다시 섰기 때문.

고민의 끝은 결국 선택이다. 김정은도 선택해야 했다. 계약 기간 2년에 2023~2024 연봉 총액 2억 5천만 원(연봉 : 2억 원, 수당 : 5천만 원)의 조건으로 부천 하나원큐 유니폼을 입기로 했다. 친정 팀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로 했다.

김정은을 상대하는 팀 역시 “하나원큐의 전력이 확 좋아졌다. (김)정은이가 가세한 게 크다. 팀이 어려울 때, 정은이가 하는 게 많다. 정은이가 가세하면서, 신지현과 양인영의 부담도 많이 줄었다”며 하나원큐의 전력 변화를 경계했다.

하나원큐는 실제로 달라졌다. 2023~2024시즌 한때 3연승을 기록하기도 있다.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4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최근 2경기 전패. 이번 BNK전을 이겨야, ‘10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창단 첫 플레이오프’에도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다.

김정은은 이번 BNK의 중요성을 가장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전보다 더 전투적으로 나섰다. 페인트 존에서 적극적으로 몸싸움. 그 후 김시온(175cm, G)의 엔트리 패스를 득점으로 마무리했다. 하나원큐의 첫 득점을 그렇게 만들었다.

또, 김정은은 수비 매치업을 가리지 않았다. 진안(181cm, C)은 물론, 이소희(171cm, G)까지 커버했다. 그리고 공격 진영에서 침착하게 판단. 공격 밸런스를 맞춰줬다. 하나원큐가 1쿼터 종료 4분 11초 전 17-13으로 앞섰던 이유.

또, 김정은은 수비 리바운드를 착실히 해냈다. BNK에 세컨드 찬스를 주지 않았던 이유. 그리고 김정은의 박스 아웃은 모범 사례가 됐다. 후배 선수들이 공격 리바운드 참가로 화답한 것.

루즈 볼 싸움에서 이긴 하나원큐는 24-17로 1쿼터를 마쳤다. 김도완 하나원큐 감독은 김정은을 벤치에 앉혔다. 김정은의 승부처 경쟁력을 극대화하려고 했다.

반면, 다른 선수들이 김정은 없는 시간을 버텨야 했다. 그러나 신지현(174cm, G)과 양인영(184cm, F), 김시온(175cm, G) 등 중고참들이 중심을 잡아줬다. 김정은이 빠졌음에도, 하나원큐는 2쿼터 시작 2분 3초 만에 31-19. BNK와 차이를 꽤 벌렸다.

하지만 김정은의 휴식 시간은 길지 않았다. 두 자리 점수 차로 앞선 하나원큐가 수비 집중력을 약간 잃었기 때문. 교체 투입된 김정은은 골밑 수비와 리바운드에 또 한 번 집중했고, 기반을 다진 하나원큐는 두 자리 점수 차를 꽤 오래 유지했다.

하나원큐가 36-30으로 쫓길 때, 3점 라인 밖에 있던 김정은이 림 밑에 있던 양인영에게 볼을 투입했다. 볼을 받은 양인영은 오른쪽 윙에 포진한 신지현에게 패스. 찬스를 획득한 신지현은 3점으로 마무리했다.

신지현이 3점을 넣은 후, 하나원큐는 탄력을 받았다. 받은 탄력을 수비에 활용했고, 수비로 턴오버 유도. 김애나(168cm, G)의 속공 득점을 만들었다.

김정은은 2쿼터 마지막 득점을 자신의 손으로 만들었다. 빠른 패스를 이어받은 후, 왼쪽 윙에서 3점. 덕분에, 하나원큐는 44-32로 전반전을 마쳤다. 두 자리 점수 차로 하프 타임을 맞았다.

그렇지만 하나원큐는 3쿼터 시작 3분 16초 만에 45-38로 쫓겼다. 무엇보다 BNK 강한 몸싸움에 밀려다녔다. 김도완 하나원큐 감독이 가장 걱정했던 요소. 그래서 하나원큐의 3쿼터 초반 경기력은 더 부정적으로 다가왔다.

김정은이 그때 나섰다. 3쿼터 시작 3분 34초 만에 김시온의 패스를 3점으로 마무리. 하나원큐는 다시 한 번 두 자리 점수 차(48-38)로 앞섰다. 김도완 하나원큐 감독의 미소와 박수를 이끌었다.

김정은도 여유를 얻었다. 볼 없는 움직임에 이은 백 다운 동작과 페이더웨이로 득점했고, 미드-레인지 점퍼로도 2점 적립. 매치업이었던 진안을 허탈하게 했다. 덕분에, 하나원큐는 60-46으로 3쿼터를 마쳤다.

하지만 하나원큐는 경기 종료 4분 18초 전 65-62로 쫓겼다. 가장 큰 위기이자 마지막 위기. 김정은이 다시 한 번 나섰다. 진안을 몸싸움으로 살짝 민 후, 약간 뒤로 물러나 점퍼. 67-62를 만들었다.

그러나 하나원큐는 경기 종료 2분 16초 전 69-67로 쫓겼다. 살얼음판. 마지막 고비를 넘겨야 했다. 다행히 김정은을 포함한 하나원큐 선수들이 마지막 2분 16초를 버텼다. 그 결과, 하나원큐는 ‘10승’과 ‘플레이오프’를 동시에 달성했다. 목표를 이룬 김정은은 혼자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자신의 눈을 유니폼과 밀착시켰다.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것 같았다.

[양 팀 주요 기록 비교] (하나원큐가 앞)
- 2점슛 성공률 : 약 56%(20/36)-약 37%(22/59)
- 3점슛 성공률 : 약 37%(7/19)-약 29%(4/14)
- 자유투 성공률 : 약 71%(10/14)-100%(11/11)
- 리바운드 : 33(공격 8)-33(공격 17)
- 어시스트 : 26-21
- 턴오버 : 13-7
- 스틸 : 4-6
- 블록슛 : 6-3

[양 팀 주요 선수 기록]
1. 부천 하나원큐
- 신지현 : 38분 37초, 18점 12리바운드(공격 4) 7어시스트
- 김시온 : 35분 44초, 17점(2점 : 3/5, 3점 : 3/5) 8어시스트 2리바운드 2스틸
- 양인영 : 37분 22초, 16점 7리바운드(공격 2) 4블록슛 3어시스트 2스틸
- 김정은 : 35분, 14점 7리바운드 3어시스트 1블록슛
2. 부산 BNK
- 안혜지 : 40분, 21점(3점 : 3/6) 8어시스트 5리바운드(공격 4) 1스틸
- 진안 : 36분 10초, 14점 7리바운드(공격 3) 4어시스트
- 김정은 : 31분 50초, 13점 2리바운드(공격 2) 2스틸 2블록슛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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