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교국 또 잃을라…태평양 섬나라 투발루 총리 선출 주목하는 대만
대만이 태평양 섬나라 투발루의 새 총리 선출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누가 총리가 되느냐에 따라 대만과의 외교 관계에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투발루는 현재 12곳 밖에 남지 않은 대만의 수교국이다.
호주 ABC 방송은 지난달 총선을 마친 투발루가 이르면 23일(현지시간) 새 총리를 선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투발루는 9개의 섬으로 이뤄진 총면적 26㎢, 인구 1만1200명의 작은 섬나라다. 1979년 대만과 수교한 뒤 지금까지 외교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투발루는 지난달 26일 총선 결과에 따라 새 총리를 선출할 예정이다. 총선에서는 8개 선거구에서 2명씩 모두 16명의 국회의원이 선출됐는데 이들이 각 섬에서 수도 푸나푸티 집결해 총리를 뽑게 된다. 총리 선출은 총선 직후 이뤄져야 했지만 기상 악화로 의원들의 도착이 늦어지면서 미뤄졌다. ABC 방송은 현재 대부분의 의원들이 수도에 모여 있으며, 나머지도 이날 오후 늦게 도착해 곧 총리 선출 투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투발루 총리 선출에는 중국과 대만 모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총선에서 친대만 성향의 카우세아 나타노 총리가 낙선하고, 대만과의 외교 관계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한 세베 파에니우 재무장관이 유력한 총리 후보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파에니우 장관은 총선 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대만과의 외교 관계에 대해 “의심할 여지 없이 선거 이후 새 의회에서 다시 논의해야 하는 문제”라며 “(중국과 대만 중) 누가 투발루의 개발 열망에 부응하고 이를 지원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대만에서는 지난달 총통 선거 직후 태평양 섬나라 나우루가 단교를 선언한 이후 현재 12곳 밖에 남지 않은 수교국을 또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졌다.
다만 대만은 최근 총리 선출 구도에 일부 변화가 생기면서 대만에 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진 펠레티 테오 전 태평양도서국포럼(PIF) 사무총장이 새 총리 후보로 급부상한 데 안도하고 있다. 라디오 뉴질랜드(RNZ)는 테오 전 총장이 현재 의회에서 많은 지지를 받으며 16표 중 12표 가량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타이완뉴스는 “테오 전 총장은 대만이나 중국과의 외교적 관계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등장은 또 다른 수교국을 잃을 수 있다는 대만의 우려를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대만 외교부는 “투발루와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고 있으며, 총리 후보자들 모두 투발루와 대만의 관계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면서 “테오 의원을 포함한 투발루의 새로운 의원 및 각계 인사들과 우호적인 양자 협력을 계속 심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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