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령지 인정 vs 모두 반환 러 - 우크라 팽팽… ‘소모전’ 언제 끝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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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보이지 않는 러시아의 전면적 무력 공격은 심각하고 광범위한 인권침해를 야기하며 삶을 파괴하고 있다. 전쟁의 영향은 여러 세대에 걸쳐 장기적으로 미칠 것이다."
피해 확대에 시달리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우크라이나 지원에 어려움을 겪는 미국과 유럽 모두 종전을 원하고 있지만 각국이 원하는 조건 차이가 커서 전쟁의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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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종전 or 휴전’ 보이지 않는 출구 <끝>
러, 도네츠크·헤르손 등 장악
완전 철수할 가능성은 희박
우크라 “개전 이전 상태 복원”
美, 대만문제 등 의식 러 압박 끝>
“끝이 보이지 않는 러시아의 전면적 무력 공격은 심각하고 광범위한 인권침해를 야기하며 삶을 파괴하고 있다. 전쟁의 영향은 여러 세대에 걸쳐 장기적으로 미칠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년(24일)을 앞둔 22일 폴커 투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같이 밝히며 “러시아가 즉각적으로 전쟁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전형적인 소모전 양상으로 진행되면서 양쪽의 피해만 늘어나고 있다. 피해 확대에 시달리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우크라이나 지원에 어려움을 겪는 미국과 유럽 모두 종전을 원하고 있지만 각국이 원하는 조건 차이가 커서 전쟁의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크라이나가 요구하는 종전안은 러시아군이 철수하고 개전 이전 상태로 우크라이나 영토를 회복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현재 러시아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헤르손, 자포리자 지역 등을 일부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능성이 가장 낮은 안으로 꼽힌다. 특히 3월 대선을 앞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서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다. 이 때문에 푸틴 대통령이 갑자기 사망하거나 쿠데타로 실각했을 때에야 가능할 거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러시아가 현재까지 점령한 영토를 인정해주고 종전하거나, 일부 완충지대를 두면서 휴전하는 안도 거론된다. 후자는 현재 한국과 북한 간의 휴전 상황을 본뜬 이른바 ‘한반도 안’이다. 러시아가 원하는 안이지만 우크라이나가 절대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또 러시아 점령지 인정이 러시아의 승리를 인정하는 데다, 대만 침공 등 영향력 확대를 노리는 중국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보는 미국도 반대하는 입장이다. 다만 현재 미국과 유럽 전역에 전쟁에 대한 피로도가 상당하다는 점이 변수다. 최근 유럽외교협회(ECFR)가 유럽연합(EU) 12개국 국민 1만7023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평화적 합의를 하도록 우크라이나를 압박해야 한다는 응답이 41.1%에 달했다.
‘협상에 의한 전쟁 종식’의 가능성은 올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본인이 다시 한 번 대통령이 된다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하루 안에 해결할 수 있다고 호언했는데, 우크라이나 지원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 후 지원을 급격히 줄이면 우크라이나는 어쩔 수 없이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 일부를 인정하는 협상을 할 수밖에 없을 거라는 관측이다.
만약 극적 합의에 의해 전쟁이 끝나거나 멈추더라도 그 이후 우크라이나의 지위를 둘러싼 갈등은 여전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는 EU, 나아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까지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는 나토 확장을 극도로 꺼리고 있는 러시아의 입장에선 받아들일 수 없는 안이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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