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한화 류현진’의 출발··· “KS 우승, 그 외엔 더 이루고 싶은 것 없다”
돌아온 한화 류현진(37)의 목표는 분명했다. 일단은 포스트시즌 진출, 궁극적으로는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그 이외 목표는 없다고 류현진은 또렷한 목소리로 말했다. 류현진의 합류로 근래 어느 때보다 구단 안팎의 기대치가 올랐다. 5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 나아가 1999년 이후 없었던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한 팬들의 열망도 뜨겁다. 류현진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류현진은 23일 오전 인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일단 올해 포스트시즌은 나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저 자신이 복귀해서 뿐만은 아니었다. 팀 전력에 대한 기대가 컸다. 류현진은 “지난해, 올해 고참급 FA 선수들을 많이 영입했다. 신구 조화가 잘 이뤄진 것 같다. 지난해 좋았던 어린 선수들도 올시즌은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시즌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현진의 말대로 한화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채은성(34), 올 시즌을 앞두고 다시 안치홍(34)을 영입하며 팀 전력을 키웠다. 20대 홈런왕 노시환(24)이 타선의 중심에 있고, 아시안게임 금메달 에이스 문동주(21)가 본격적인 풀타임 선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한화가 5강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류현진뿐만 아니라 이들의 활약이 연쇄적으로 이어져야 한다.
2014년 미국 진출 이후로만 세 차례 수술했고, 나이를 먹으면서 자연스레 구속도 떨어졌다. 토론토에서 보낸 지난 시즌 류현진의 빠른공 평균 구속은 시속 142.6㎞, 메이저리그(MLB) 기준 하위 2%였다. 류현진의 KBO 리그 복귀에 따르는 단 하나 의문부호가 있다면 역시 부상 여파로 인한 건강 문제다.
그러나 류현진은 걱정하지 않았다. 어깨 수술 이후 426일 만의 복귀전을 지난해 치렀고, 빅리그 타자들을 상대로 54이닝을 소화했다. 길었던 재활을 마치고 무사히 복귀했다는 게 일단 고무적이다. 떨어진 구속도 자연스럽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류현진은 “아무래도 팔이 편해졌다. 토미존 수술 받고 나서 2년 차, 3년 차 때가 되면 팔이 편해진다고 하더라”면서 “저도 편안하게 (몸 상태를)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MLB 계약을 기다리는 시간이 길었고, 그만큼 한화 복귀도 늦어졌지만 그동안에도 류현진은 꾸준히 훈련을 해왔다. 실내 훈련장에서 캐치볼 하며 65개까지 투구 수를 끌어 올렸다. 류현진은 이날 오키나와 캠프에 합류하는 대로 야외 캐치볼을 시작할 계획이다. 캐치볼 상태가 괜찮다면 곧장 불펜 피칭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개막전 선발 등판이 가능할지는 그 이후 판단할 부분이다.
한화는 류현진의 존재 자체가 젊은 투수들의 성장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류현진이 프로 초년생이던 시절 팀 최고참 선배로 있었던 송진우, 구대성과 같은 역할을 그에게 기대하고 있는 셈이다. 류현진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 선발로 뛰었던 한화 ‘차세대 에이스’ 문동주에 대해 “일단 저보다 빠른 공을 던진다. 그건 제가 조언할 부분이 전혀 없다”고 웃었다. 류현진은 “경기적인 부분은 이야기할 게 있겠지만, 워낙 가진 게 많은 선수라 그 외에는 조언할 게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
류현진의 궁극적인 목표는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계약 기간 8년 동안 무조건 해내고 싶은 과제다. 류현진은 프로 데뷔 시즌인 2006년 한국시리즈를 경험했지만, 거푸 고개를 떨궜다. 시리즈 전적 2승 4패로 삼성에 우승을 내줬다. 류현진이 선발 등판한 1, 4차전 역시 모두 패했다. 그 이후 류현진도, 한화도 다시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류현진은 “(계약 기간) 8년 동안 꼭 해내고 싶은게 있다면 역시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그 외에는 없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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