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의식? 민주, 정부 의대 정원 확대에 '정치쇼' 반격
'의대 정원 확대' 긍정적 여론 압도적
野, 수가 조정 등 전반적인 의료 체계 재정비 차별화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증원 등 의료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전공의 집단 사직 등 의료계의 거센 반발에도 강경 기조를 견지하고 있다. 우려했던 의료 대란이 갈수록 심각하지며 환자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것을 고리로, 무작정 반대하기 어려운 야당은 총선을 겨냥한 정책 전략이라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은 기본적으로 의대 정원 확대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다만 세부 방식에는 다소 이견을 보인다. 정부는 급속한 고령화 인구의 증가에 따라 장기적으로 봤을 때 내년 2000명 증원은 오히려 부족한 수준이라며 기존 방침을 유지하는 반면, 민주당은 현재 3000명인 의대 정원을 점진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소위 '속도조절론'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정부와 의료계의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고, 갑자기 전국의 각 의대가 갑작스러운 확대 정원을 수용할 수 있을지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는 판단이 깔렸다. 특히 민주당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철회 등을 요구하는 전공의들의 집단 휴진 영향으로 환자들이 큰 불편을 겪는 일이 심화하고 있어 국민의 건강권 침해를 지적하고 있다.
야권은 정부가 국민적 관심사인 의료진 인력 확충 문제를 총선용 정략 카드로 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지난 19일 항간의 '정치 쇼' 지적에 동의한다는 의견을 밝힌 데 이어 이용빈 원내부대표는 22일 정책조정회의에서 "국민을 의사와 환자로 갈라치기 하고 국민의 생명과 의료계의 헌신을 희생양으로 만드는 총선용 기획쇼"라고 주장했다.
의사 출신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현영 민주당 의원 <더팩트>와 통화에서 "정부·여당은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강력하게 밀어붙이고만 있다"며 "의료 대란이 현실화한 상황에서 의료계의 집단이기주의를 부각하고 법적 대응 방침만 고수하는 정부의 방식으로는 의대 정원 확대 논란이 절대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상승곡선을 그린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9∼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 결과(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 17%),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8%, '부정 평가'는 55%로 나타났다. 한 달 동안 무려 7%포인트 올랐다.
민주당의 공천 파동에 따른 반사이익과 총선 시기가 가까워지는 상황에서의 지지층 결집 현상이라는 분석이 많다. 여기에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호응하는 지지층의 합류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필수 의료진 부족 문제는 '소아과 오픈런', '응급실 뺑뺑이' 등으로 불편함을 호소하는 국민이 직접 체감하는 중요 현안이라는 이유에서다.
지난 16일 공개된 여론조사에선 압도적인 결과가 나왔다. 한국갤럽이 지난 13~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무선전화 가상인터뷰 방식으로 표본오차는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 13.7%, 인용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긍정적인 점이 더 많다' 76%, '부정적인 점이 더 많다' 16%로 집계됐다. 대부분의 응답자 특성에서 의대 증원에 긍정적이며, 여야 지지자 간에도 이견 없었다는 게 한국갤럽의 설명이다.
당 지지율 침체와 대조적으로 정부에 대한 우호적 여론 형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민주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의료 대란의 현실화에 대한 비판의 화살이 정부가 아닌 의료진을 향하고 있다는 대목만 보더라도, 민주당이 여론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필수의료·공공의료·지역의료 공백을 메우는 한편 수가 조정 등 전반적인 의료 체계의 재정비해야 한다며 정부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신 의원은 "필수의료, 공공의료를 강화해야 하는 목소리가 크다"며 "의료 과잉이나 피부미용 등 일부 인기 분야로 쏠릴 수 있는 수가 체제를 비롯해 의사 공급자 중심이 아닌 환자 중심 의료의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가 조정과 (확충된 의사가) 지역의료 등으로 유입하는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강력한 지원을 병행하면서 의대 정원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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