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빈자리 채워줘” 떠난 박병호의 당부…‘박격포병’ 출신 거포 현역병 신화 쓸까
[스포티비뉴스=가오슝(대만), 최민우 기자] “내 빈자리를 꼭 채워줘.”
키움 히어로즈 이명기(24)가 군 복무를 마치고 다시 배트를 들었다. 이명기는 광주동성고를 졸업하고 201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5라운드 전체 44순위로 넥센(현 키움)에 입단했다. 거포 유망주로 각광을 받은 이명기는 2군에서 숙성기를 거쳤다. 그러다 2022년 현역병 입대를 택했다. 군 복무를 먼저 해결한 뒤 야구에 집중하자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명기는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제11기동사단에서 4.2인치 박격포병으로 복무했다.
운동에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이명기는 야구를 놓지 않았다. 야구 선수 출신인 간부가 있어 틈나는 대로 훈련을 진행했다. 물론 체계적인 훈련은 불가능했다. 캐치볼과 간단한 배팅 훈련만 가능했다. 군 복무 중에는 홍천군 대표로 도민체전에 나서기도 했다. 18개월 동안 “사회에 나가서 빨리 야구 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휴가도 단 한 번도 쓰지 않았다. 외박과 외출로만 18개월을 버텼다. 포상 휴가를 위해 예초기까지 들었다. 하루라도 일찍 사회에서 훈련을 하기 위해서였다.
22일 키움 스프링캠프가 열리고 있는 대만 가오슝 국경칭푸야구장에서 만난 이명기는 “야구를 제대로 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 아무래도 군대에서는 제약이 많아서 훈련을 소화하기 어려웠는데, 지금은 마음껏 야구를 하고 있다. 스프링캠프에 맞춰 몸을 만들었다”며 씽긋 웃었다.
이명기의 포지션은 1루수다. 타격만큼 수비도 중요한 자리다. 왼손 타자들이 많아지면서 1루도 내야 핫코너가 됐다. 뿐만 아니라 포구 능력을 갖추는 것도 필수다. 1루수는 야수들의 송구를 안정적으로 잡아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이명기는 수비 훈련에 진심이다. 특히 ‘롤모델’ 박병호처럼 수준급 수비 능력을 갖추고 싶은 욕심이 있다.
이명기는 “1루수가 할 일이 정말 많다. 내야 땅볼이 나오면 1루수는 무조건 움직여야 하는 위치다. 예전에 1군에 잠깐 올라왔을 때 박병호 선배한테 조언을 많이 받았다. 박병호 선배는 ‘배트를 잘 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1루수는 수비를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박병호 선배는 장타력이 있고 수비도 뛰어난 선수다. 나도 선배처럼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히어로즈에서 뛰다가 2022시즌을 앞두고 kt 위즈로 이적했다. 당시 이명기는 박병호에게 전화를 걸어 아쉬움을 토로했다고. 이명기는 “박병호 선배와 함께 훈련했을 때 너무 좋았던 기억이 있다. 잘 챙겨주셨다. 박병호 선배가 떠날 때 연락을 드렸는데, ‘내가 다른 팀으로 가게 됐다. 네가 꼭 빈자리를 채워줬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선배와 약속을 지키고 싶어서 더 열심히 훈련하게 된다”고 했다.
실전 공백이 있었던 이명기. 지금은 정확히 타격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힘은 갖췄기 때문에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명기는 “타격할 때 타이밍과 정확도만 생각하고 배트를 돌린다. 그렇게 하니까 타구가 멀리 나가더라. 장타를 쳐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스트라이크존 안에 들어오는 공을 정확하게 치려고만 한다. 군 복무 기간 때문에 공백기가 있었지만, 빠르게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명기는 반드시 야구 선수로 성공하고 싶다고 했다. 그동안 자신을 위해 희생한 가족들에게 보답하고 싶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중계방송을 통해서라도 군 복무 시절 도움을 받았던 사람들에게 자신의 안부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이명기는 “내가 야구를 하면서 가족들이 정말 많이 희생했다. 부모님은 내 뒷바라지를 하느라 고생이 많으셨고, 누나도 동생을 위해 많이 양보해줬다. 가족들 덕분에 부족함 없이 자랄 수 있었다. 그래서 더 야구로 보답하고 싶다”며 가족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군대에서는 이승엽 중사님이 정말 많이 챙겨주셨다. 자주 찾아뵐 수 없지만, 중계 화면 속 나를 보면 뿌듯해 하시지 않을까 싶다”며 군 복무 시절 도움을 줬던 간부에게도 안부를 전했다.
박병호가 떠나고 키움 1루는 확실한 주인이 없었다. 올해도 주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이명기도 여기에 도전장을 내민다. 이명기도 ‘현역병 신화’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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