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우려한 '오해 의한 충돌→확전' 막을 방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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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쟁으로 가는 북한의 의도된 결정보다 전쟁으로 우연히 빠져드는 상황을 우려한다."
대부분의 한반도 전문가도 북한이 전면전을 감행할 능력과 상황이 되지 않는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클링너 연구원은 현재 남북 군사합의가 폐기돼 리스크 저감 수단이 사라진 상황에서 남북한이 상대가 경계선 주변에서 진행하는 대규모 훈련을 침략의 전조로 오해하고 대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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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군사합의 폐기 상황…'균형잡힌 대응' 필요성 강조
(서울=연합뉴스) 이우탁 기자 = "나는 전쟁으로 가는 북한의 의도된 결정보다 전쟁으로 우연히 빠져드는 상황을 우려한다."
미국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 연구원이 22일(현지시간)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온라인 대담에서 한 말이다. 그는 또 "의도하지 않은 확전과 오판을 더 우려한다"라고도 했다.
새해 벽두부터 주로 미국 전문가들이 불을 지핀 '한반도 전쟁 위기설'이 새로운 논쟁으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전면전 가능성은 작지만, 북한에 의한 국지적 도발이나 한미 연합훈련 실시 등과 같은 긴장 유발 요소에 따른 '오해에 의한 불의의 충돌' 가능성을 주시하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
전쟁 위기설은 올 초 미국의 북핵 전문가인 미국 미들베리국제연구소의 로버트 칼린 연구원과 지그프리드 해커 교수, 그리고 1차 북핵 위기 당시 미국의 협상 대표였던 로버트 갈루치 조지타운대 명예교수 등에 의해 제기됐었다.
이들은 "한반도 상황이 1950년 6월 초반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더 위험하다"라거나 "2024년 동북아시아에서 핵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을 최소한 염두에는 둬야 한다"는 충격적인 주장을 잇달아 내놓았다.
이로 인해 이른바 '코리아 리스크'가 부각되자 한국 정부가 서둘러 진화했고, 미국 정부도 북한의 전쟁 수행 능력 등을 근거로 전쟁 위기설이 과장됐음을 강조했다.
대부분의 한반도 전문가도 북한이 전면전을 감행할 능력과 상황이 되지 않는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다만 불의의 도발적 상황을 통제할 수단이 작동하는지를 우려섞인 시선으로 보고 있다. 과거 남북 간에 벌어진 교전 추이를 분석할 때 우려스런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
1999년 제1연평해전 당시 남북은 군함끼리 선체 들이받기를 하다가 40mm 기관포와 76mm 함포 발사를 주고받았지만, 2002년 제2연평해전 때는 처음부터 북한군이 85mm 전차포 포격을 시작해 대함미사일 발사 대기까지 하고 우리측은 전투기 출격 대비 태세까지 했었다.
또 2010년 천안함 사건 때는 우리측 전폭기 편대 출격 등 정면충돌 위기로 치닫기도 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클링너 연구원은 2010년 북한의 천안함 공격과 연평도 포격을 통해 한국 측은 북한의 대남 도발이 있을 경우 미국이 자제를 요구하기 전에 신속히 대북 응징을 해야 한다는 점을 '교훈'으로 삼게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와 비교할 때 최근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북한은 한국을 향한 선제 핵 공격 위협을 노골화하고 있고, 우리 정부는 북한의 도발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해 '힘에 의한 평화'와 '압도적 응징'을 강조하고 있다.
자칫 한반도 긴장 고조 국면에서 '의도하지 않은 충돌'이 우려되는 것이다. 클링너 연구원은 현재 남북 군사합의가 폐기돼 리스크 저감 수단이 사라진 상황에서 남북한이 상대가 경계선 주변에서 진행하는 대규모 훈련을 침략의 전조로 오해하고 대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에 대해서도 불필요한 충돌을 유발하지 않는 균형 잡힌 대응 필요성을 역설했다.
lw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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