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 아내 만나고 “푸틴은 개XX” 욕하고…거칠어진 바이든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옥사한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가족을 직접 만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동행한 기자들에게 "나발니의 아내와 딸을 만나 영광이었다"며 "우리는 그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푸틴에 대응하는 제재를 내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옥사한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가족을 직접 만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또 푸틴 대통령을 향해 욕설을 하는 등 연일 강경한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2일 정치자금 모금 행사 참석을 위해 방문한 샌프란시스코에서 나발니의 아내 율리아 나발나야와 딸 다샤를 만나 위로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나발니의 비범한 용기”와 “자유롭고 민주적인 러시아를 위한 투쟁”에 경의를 표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동행한 기자들에게 “나발니의 아내와 딸을 만나 영광이었다”며 “우리는 그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푸틴에 대응하는 제재를 내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나발니의 아내는 계속 싸울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재무부 대변인은 대러 제재 표적은 500건 이상이 될 것이라고 아에프페(AFP) 통시에 말했다.
미국 대통령이 사망한 푸틴 대통령 정적의 가족을 만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는 “우리는 푸틴 같은 미친 S.O.B.(son of a bitch(개XX)의 약자)들을 보고 있으며, 언제나 핵 충돌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최고 지도자를 향해 이렇게 원색적인 표현을 사용한 것도 드문 일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개시한 푸틴 전 대통령을 “도살자”, “권력에 머물러 있으면 안 된다” 등의 표현으로 공격해왔다.
나발니 사망 사건에 대한 강경 기조에는 ‘민주주의’를 강조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태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16일 나발니 사망 소식을 접하고 “푸틴과 그의 악당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말하는 등 ‘도덕적 분노’를 표출해왔다.
11월 대선에서 재대결할 것으로 예상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격 소재로 쓰려는 의도도 묻어난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의 책임을 언급하지 않는 것을 문제 삼고 있다. 21일에도 “트럼프는 우리나라가 공산주의 국가가 됐기 때문에 나발니처럼 자신이 탄압받고 있다고 말한다. 그런 생각은 어디에서 온 건가”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러 민·형사 사건으로 곤경에 처한 자신의 상황을 나발니에 빗대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돈을 내지 않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은 러시아가 마음대로 하도록 독려하겠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욕설을 동원한 비난에 크렘린과 푸틴 대통령은 반박 입장을 내놨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바이든은 국내 정치적 이익을 위해 할리우드 카우보이 스타일의 행동을 보여주고 있다”고 논평했다. 푸틴 대통령은 국영 텔레비전 로시야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자신이 지난주에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는 그가 재집권하는 게 러시아에 낫다고 말한 것에 대해 반응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는 ‘볼로댜(푸틴 대통령의 별칭), 착한 아이야, 고맙다, 많이 도와줘서’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자신의 우호적인 듯한 발언이 대선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본 바이든 대통령이 일부러 더 거칠게 나온다는 뜻이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단독] 세한대, ‘중장년 유령학생’ 학위 장사…학과생 35명→971명
- 24일 정월 대보름, 가장 둥근 달은 밤 9시30분
- “똥파리 100마리 잡아야 라면”…형제복지원서 옮겨간 덕성원도 지옥
- 한 총리 “오늘부터 비대면 진료 전면 확대…공공의료 최대 가동”
- 민주, ‘윤석열 검찰총장’과 각 세운 이성윤 검사장·정한중 교수 영입
- ‘철근 빠진 아파트’ 뒤엔 감리 입찰심사 뒷돈…교수들 영장 청구
- ‘무소속’ 최경환 앞서가자…국힘 윤두현 “승리 헌납 막으려 불출마”
- ‘번식장 지옥’…다리 부러져도, 턱뼈 없어도 새끼 낳게 했다
- 미, 세계 첫 ‘민간 우주선’ 달 착륙…우주기업, 올해만 5번 착륙선
- “데이트 몇 번 했다고 성폭행해도 되냐”…의사들 ‘막말’ 도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