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간 달착륙선 '오디세우스' 첫 달착륙 성공…연착륙 여부 확인중(종합)
햇빛받는 7일간 달자원 탐사…나사, 장비배송 역량 점검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달 궤도를 돌던 미국 민간 달착륙선 '오디세우스'(Odysseus)가 23일 달 표면에 착륙했다. 이날 달 궤도에서 하강을 시작한 지 약 1시간 만이다. 이로써 오디세우스는 민간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했다. 미국으로서는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마지막 유인 달 탐사였던 1972년 이후 52년 만이다. 다만 연착륙에 온전히 성공했는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AFP 통신에 따르면 오디세우스는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전 8시23분쯤 계획대로 달 남극 인근 말라퍼트 A 분화구에 착륙했다. 팀 크레인 인튜이티브 머신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생중계에서 "의심할 여지 없이 우리 장비가 달 표면에 있고 신호를 송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 송신된 신호가 희미한 탓에 착륙 이후 오디세우스의 상태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당초 오디세우스는 착륙 직후 외부에 카메라를 쏘아 올려 동체 상태를 촬영할 예정이었지만, 텍사스 휴스턴의 회사 지상 관제소는 이 사진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생중계를 진행하던 아나운서 역시 착륙한 오디세우스가 고장났을 수도 있다며 말을 아꼈다.
따라서 오디세우스가 착륙에는 성공했지만, 이 과정에서 동체 일부가 손상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달에는 낙하산을 지탱할 대기가 없어 오직 엔진 제어만으로 시속 6400㎞에 달하는 초기 하강 속도를 서서히 줄여 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달과 충돌하게 된다.
연착륙 성공 확률은 통산 50%다. 지금까지 각국은 50번 정도 연착륙에 도전했는데 이중 절반만 성공했다. 민간 차원에선 2019년과 2022년 각각 이스라엘과 일본 기업이 '민간 1호'를 목표로 무인 달 착륙을 시도했으나 과속 하강으로 달 표면과 충돌해 무위에 그쳤다. 지금까지 달 착륙에 성공한 나라는 소련, 미국, 중국, 인도, 일본 순으로 5개국에 불과하다.
육각 원통형에 6개의 다리가 달린, 공중전화 크기의 오디세우스에는 연착륙을 위해 착륙선과 달 표면 사이 거리를 정밀 탐지해 충격을 피하는 나사의 착륙 시스템이 탑재됐다. 아울러 엔진 연기가 달 표면에 미치는 영향도를 조사하는 카메라와 태양 복사로 발생하는 먼지 입자를 분석하는 장치도 실렸다. 이외에도 인류 지식을 담은 디지털 아카이브와 유명 미술가 제프 쿤스가 제작한 달 형상 조형물도 있다.
동체에 문제가 없다면 오디세우스는 앞으로 7일간 착륙 지점이었던 달 남극 인근을 누비며 달의 지형과 자원, 잠재적 위험 등을 면밀히 조사할 예정이다. 달은 낮과 밤이 14일 주기로 바뀌는데, 밤이 되는 31일부터는 착륙선의 태양열 집열판이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그 전에 임무를 마쳐야 한다.
말라퍼트 A 분화구에는 얼음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나사는 앞으로 이 얼음을 우주비행사의 식수와 우주선 연료로 사용해 달을 화성 탐사의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이날 나사의 고위 관리인 조엘 컨스는 이번 임무가 "향후 우주비행사를 보낼 장소의 환경 조건을 실제로 살펴보기 위한 진출"이라면서 "어떤 종류의 먼지나 흙이 있는지, 얼마나 덥거나 추운지, 방사선 환경은 어떤지 등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앞서 오디세우스는 지난 15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소재 나사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일론 머스크의 우주항공기업 스페이스X가 만든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지난 14일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착륙선 추진 연료로 쓰이는 액체 메탄에 기술적 문제가 불거져 발사는 약 24시간 연기됐다.
이후 발사 48분 만에 오디세우스는 팰컨9 로켓에서 분리돼 지상 223㎞ 지점에서 지상 교신에 성공했다. 일주일간 38만㎞를 자력으로 날아간 오디세우스는 지난 22일 달 궤도(92㎞ 상공)에 진입했다. 그리고 하루 동안 궤도를 돌며 달 사진을 휴스턴 지상 관제소로 전송했다.
이날 하강 시간은 두차례 변경됐다. 당초 7시23분 말라퍼트 A 분화구를 향해 궤도 하강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2시간가량 앞당겨졌다가 다시 원래 시간으로 되돌려졌다. 이와 관련해 사측은 착륙 시작 전 추가 궤도 비행을 하기 위해 하강 시간을 재조정했다고 밝혔다.
오디세우스는 나사의 달-화성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와 연계된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로 추진되는 두 번째 프로젝트다. 작전명은 'IM-1'으로 명명됐다. 2026년 유인 달 탐사를 목표로 하는 나사는 과거 아폴로 프로젝트 때와 달리 자국 항공우주기업들을 전면에 세웠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다.
첫 번째 CLPS 프로젝트는 지난달 실패했다. 미 항공우주기업 아스트로보틱이 제작한 무인 달착륙선 '페레그린'은 민간 최초 달 착륙을 목표로 지난달 8일 발사됐지만, 발사 7시간 만에 연료누출 문제가 불거졌고 결국 지구 대기권에 떨어져 연소했다. 이로 인해 오디세우스는 미국 민간기업 중 두 번째로 달 착륙에 도전했고 이날 이에 성공했다.
나사는 유인 달 탐사에 사용할 장비 배송 업무를 맡기고자 인튜이티브 머신스에 총 1억1800만달러(약 1500억원)를 지불했다. 나사는 올해 네차례 더 CLPS 프로젝트를 진행해한다는 계획이다. 나사 측은 민간이 미국 착륙선의 설계와 운영을 주도하게 되면 더 많은 혁신을 불러올 수 있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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