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 등판·완봉·ERA 1위…할 건 다해 본 류현진 "이제 ML 미련 없어"
"투수가 받을 수술 다 해…그래도 복귀한 것 위안"
(인천공항=뉴스1) 권혁준 기자 = 11년의 메이저리그 생활을 청산하고 돌아온 류현진(37)에게 더 이상 '최고의 무대'에 대한 미련은 없었다. 친정팀 한화 이글스와 사실상 '종신 계약'을 맺은 류현진은 팀의 우승에 모든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류현진은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화의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했다.
류현진은 지난 22일 한화와 8년 총액 170억원의 대형 계약을 맺고 복귀를 확정했다.
8년의 계약이 끝나면 류현진은 만 43세가 돼 현역 생활을 이어가기는 어렵다. '옵트 아웃'(계약 파기) 옵션이 걸려있기는 하나 사실상 '선수 류현진'의 마지막 계약이라고 볼 수 있어,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커리어도 마감됐다.
류현진 역시 메이저리그 무대에 대한 미련은 전혀 없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류현진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1시즌 동안 최고의 무대에서 모든 것을 쏟아냈다.
'메이저리거' 류현진의 어깨는 무거웠다. 새로운 도전에서 성공해야한다는 개인적인 부담감에 더해,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최초의 사례였으니 '한국야구의 자존심'도 세워야했다.
류현진은 입단 첫 해인 2013년부터 14승8패 평균자책점 3.00으로 활약했다. 이닝도 192이닝이나 소화했고 탈삼진도 154개였다. 빅리그 첫 해부터 무리없이 적응하며 3선발로 자리잡았다.
2014년에도 14승(7패)을 올린 그는 2015년 시즌을 앞두고는 어깨 수술을 받았고, 2016년에도 한 경기를 뛰는 데 그치는 등 사실상 2시즌을 날렸다.
그럼에도 2017년 복귀에 시동을 걸었고 2018년엔 15경기에서 7승3패 평균자책점 1.97을 기록한 뒤 월드시리즈 무대까지 밟았다.
이듬해인 2019년엔 14승5패 평균자책점 2.32로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1위, 사이영상 2위의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류현진 커리어의 '최정점'이었다.
다저스와의 7년 생활을 마무리한 류현진은 FA로 4년 8000만달러의 대형 계약으로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새 둥지를 틀었다.
단축시즌이었던 2020년 5승2패 평균자책점 2.69, 20201년 14승10패 평균자책점 4.37을 기록한 류현진은 2022시즌 도중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2023년 복귀해 11경기에 등판했다.
만 37세의 나이에 2차 FA 자격을 얻은 류현진에게 여전히 빅리그 팀들은 관심을 보였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정상을 찍은 적이 있는, 검증된 좌완 선발이었다.
류현진의 성공은 이후 강정호, 박병호, 김광현, 양현종, 김하성, 이정후의 빅리그 진출로 이어졌다. KBO리그의 톱클래스 선수라면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리그를 바라보는 눈이 달라진 것이다.
빅리그에서의 11년을 돌아본 류현진은 "정말 많은 일이 있었고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갔다"면서 "월드시리즈 등판(2018년), 완봉 경기(2013, 2019, 2021년 각 1차례), 평균자책점 1위(2019년) 등이 기억에 남고 수술했던 날들도 생각난다"고 했다.
11시즌 중 거의 4시즌을 부상과 재활로 보냈다는 점은 못내 아쉽다. 류현진도 "투수가 받을 수 있는 수술은 다 받은 것 같다"면서 "그래도 결국은 복귀했다는 것에 위안을 삼고 있다"고 했다.
11년간 몸 담은 다저스와 토론토 팬들에게도 인사를 전했다. 그는 "지금까지 많은 응원을 해주셔서 감사하다"면서 "미국 생활은 마무리됐지만 그래도 야구를 그만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에,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했다.
빅리그 생활을 청산하고 12년 만에 친정팀에 돌아온 류현진의 눈은 오직 '우승' 뿐이다. 그는 "올 시즌은 포스트시즌 진출이 첫 번째이고, 8년 동안 꼭 우승을 해보고 싶다"면서 "그 이외에 다른 목표는 없다"고 강조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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