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마운드의 ‘부부’ 구승민과 김원중 “함께 고민 없이 연봉 도장, 함께 예비 FA, 그리고 함께 가을야구로”[스경X오키나와]
롯데 투수 구승민(34)과 김원중(31)은 소문난 절친이다. 야구장 안팎에서 함께 어울려지낸다. 스프링캠프지에서도 항상 붙어다닌다.
동시에 롯데 마운드의 중심이기도 한다. 구승민은 팀의 필승조다. 김원중은 마무리다. 경기 후반 팀의 승리를 지키는 역할을 한다.
팀 역사에 남을 기록도 올렸다. 구승민은 지난해 7월26일 잠실 두산전에서 통산 100번째 홀드를 달성했다. 1982년 원년팀인 롯데에서 최초로 나온 기록이다. 리그 전체로 보면 역대 15번째에 해당한다.
또한 시즌 20홀드를 기록하며 4년 연속 20홀드 기록을 이어갔다. 이 기록은 리그 역대 두번째다. 은퇴한 안지만이 2012년~2015년 기록한 데 이어 구승민이 명맥을 이었다.
김원중은 지난해 8월2일 사직 NC전에서 개인 통산 95세이브를 올리며 롯데 소속 투수로 최다 세이브를 기록한 뒤 8월16일 사직 SSG전에서는 구단 최초 100세이브도 달성했다.
게다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하는 시기도 같다. 2024시즌을 마치면 FA 신분을 갖추게 된다.
롯데는 둘을 지키기 위해 2024시즌 연봉 계약에서 이들을 향한 믿음을 표했다. 구승민은 2억 4860만원에서 2억140만원이 인상된 4억5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인상률이 81%에 달했다. 김원중은 2억5200만원에서 90.8% 오른 5억원에 사인하며 팀내 최고 연봉자로 등극했다. 거의 5억원에 달하는 연봉을 보장하며 롯데는 이들의 활약에 기대를 걸었다.
두 명의 투수 역시 자신들을 향한 기대감을 안다. 1차 스프링캠프인 괌에서 구슬땀을 흘린 뒤 21일부터는 2차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로 넘어왔다. 22일 이토만의 니시자키 야구장에서도 훈련을 이어간 이들은 새 시즌 활약을 향한 각오를 다졌다.
두 명 모두 2024시즌 연봉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구승민과 김원중 모두 “거의 첫 제시액에 도장을 찍었다”라고 입을 모았다.
김원중은 “구단에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설명해 주셨다. 솔직히 금액보다는 그런 마음을 듣고 싶었다”라고 했다. 구승민도 “뭔가 신경 써주신다는걸 내가 느껴지더라. 금액이 중요한 게 아니고 그런 마음에 대한 느낌을 크게 받았다. 그래서 좋은 마음으로 계약을 잘 했다”면서 “이제 더 책임감이 더해진다. 우리에게 원하시는 바에 대한게 느껴지니까 후배들을 잘 챙겨야한다”고 말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지난해 10월 말 부임 당시 취임식에서 구승민과 김원중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두 명이 사실상 투수진의 분위기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구승민이 투수진에서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어머니’같은 역할을 한다면 김원중은 때론 쓴소리도 하는 ‘아버지’의 역할을 맡는다.
김원중은 “(구)승민 형이 너무 분위기를 잘 이끌어준다”라며 “그래서 나까지 장난을 치면 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서 승민이 형이 ‘분위기 메이커’로 앞에서 해주시면 나는 뒤에서 잘못한 걸 짚어준다. 그래서 서로 역할이 잘 맞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서로는 장난으로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 속깊은 대화도 자주 하곤 한다. 구승민은 “우리 둘이 합이 잘 맞는다”고 전했다.
새 시즌을 앞두고 여느 때와 다름 없이 똑같은 루틴으로 준비를 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개막을 향한 희망을 키워나갔다.
구승민은 “(예비 FA 등의) 상황이 그렇게 되었다고 해서 뭘 더 하려고 그런 건 없었다. 진짜 원래 준비하던대로, 원래 성격대로 했다”고 돌이켜봤다. 김원중 역시 “시즌이 끝나고 우리에 대한 판단이 되는 것이다. 못 하면 못하는대로, 잘하면 잘하는대로 하면 된다. 당연히 해야할 것이니까 다른 생각들은 많이 안하고 한 발 더 발전하려고 하나씩 준비했던 것 같다”고 말을 보탰다.
‘FA 획득에 대한 의식이 되느냐’는 말에 둘은 동시에 “솔직히 모르겠다”고 입을 모았다.
구승민은 “FA도 시즌이 끝나고 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고 김원중도 “시즌이 끝나야 알 수 있다. 내가 필요로 하면 가치를 인정받게 되는 것”이라고 형을 거들었다.
김태형 감독은 시시콜콜하게 선수들에게 말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두 명의 투수는 감독의 믿음이 몸으로 느껴진다.
구승민은 “말이 많은 스타일이 아니시다. 한번씩 ‘천천히 해라, 왜 이렇게 빠르냐’ 등의 말을 해 주시거나 ‘좋다’ 등의 진득하게 한 마디를 해주신다. 그런 한 마디에 느껴지는게 있다”고 했다.
김원중도 “우리를 믿어주시는 느낌이다. ‘알아서 하라’는 느낌인데 이게 더 책임감이 두 배가 된다”고 밝혔다.
롯데는 올시즌 가을야구 진출을 노린다. 롯데의 최근 가을야구 경험은 2017년에 머물러있다.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만큼 더욱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구승민과 김원중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한 바람이 굴뚝같다. 롯데는 지난해 개막 후 한 달 동안 선두를 달리다가 결국 시즌을 마칠 때에는 7위로 마감하며 아쉬움을 삼키기도 했다.
가을야구에 대한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구승민과 김원중의 활약이 중요하다. 구승민-김원중으로 이어지는 마운드가 팀의 승리를 자주 지킨다면 롯데는 고대하던 가을잔치에 합류할 수 있다.
“갈 수 있으면 가야한다”던 구승민은 “투수들이 많이 보강이 됐다. 이제 퍼즐만 잘 맞춰서 함께 짐을 나눠서 한다면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아서 나도 기대를 하고 있다”고 했다.
김원중은 “우리 팀이 약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투수와 타자 모두 약하지 않은데 뭔가 톱니바퀴가 하나씩 맞지 않았던 느낌이다”라며 “감독님이 누가 뭐라고 해도 제일 그런 부분을 잘 맞추는 분이니까 감독님을 믿는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이 한 곳을 보고 가는 분위기가 생기고 있다. 그렇게 하다보면 조금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바람을 표했다.
오키나와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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