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1위-CY 투표 2위' 다 해봤다! 류현진이기에 가능한 외침 "KS 우승, 이외의 목표는 없다" [MD인천공항]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박승환 기자] "우승 외에는 목표가 없다"
류현진은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2024년 한화 이글스의 스프링캠프가 진행되고 있는 일본 오키나와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지난 22일 한화로 복귀가 확정된지 단 하루 만에 선수단 합류를 위해 새벽 일찍부터 공항을 찾았다.
한화는 지난 22일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11년 간의 미국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마치고 KBO리그에 복귀한다. 류현진과 8년 총액 170억원(옵트아웃 포함·세부 옵트아웃 내용 양측 합의 하에 비공개)에 계약했다. KBO리그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이라며 코리안 몬스터의 KBO리그 복귀를 공식화했다. 류현진의 복귀, 이번 겨울을 가장 뜨겁게 만드는 소식이었다.
류현진은 2022시즌 초반부터 전완근(팔뚝) 통증에 시달렸다. 이는 토미존 수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 우려는 현실이 됐다. 그해 6월 류현진이 두 번째 토미존 수술을 받게 된 것. 특히 1년 이상의 긴 재활이 필요한 수술이었던 만큼 류현진이 건강하게 빅리그 마운드로 돌아올 수 있을지에 대해 '물음표'가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토미존 수술은 류현진에게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류현진은 착실한 재활을 거쳐 지난해 7월부터 마이너리그에서 등판을 시작했다. 류현진은 재활 등판 4경기에 나서 2승을 수확하는 등 평균자책점 2.00의 성적을 거두며 기대감을 키웠다. 그리고 8월 빅리그로 복귀, 두 달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11경기에 등판해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이라는 훌륭한 성적을 거두며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포스트시즌 티켓을 확보하는데 큰 힘을 보탰다.
2023시즌이 공식적으로 종료되면서 류현진 또한 4년 8000만 달러(약 1063억원)의 계약이 만료됐고, 류현진은 다시 한번 빅리그 구단들로부터 평가를 받기 위해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 나왔다. 그런데 류현진이 FA 자격을 얻은 직후 가장 유력한 행선지로 손꼽혔던 구단은 메이저리그가 아닌, KBO리그 구단이었다. 바로 '친정' 한화 이글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당시에 했던 '약속' 때문이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한화 팬들의 기대와 달리 스토브리그 초반에는 빅리그에 잔류하겠다는 의사가 강했다. 올해 메이저리그 FA 시장에 주목할 만한 선수가 많지 않았고, 특히 선발 투수가 부족했던 탓에 류현진은 뉴욕 메츠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피츠버그 파이리츠, 보스턴 레드삭스, 뉴욕 양키스 등 다양한 구단과 연결고리가 형성됐다. 특히 샌디에이고와는 협상을 위해 만남을 갖는 등 메이저리그 생활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그런데 최근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일정이 시작된 후에도 계약 소식이 들려오지 않던 류현진이 토론토에 있던 짐을 모두 한국으로 보낸 것이었다. 이후 '친정' 한화 이글스의 복귀 가능성이 급상승했다. 특히 짐을 보냈다는 보도가 나온지 하루만에 류현진의 한화행이 확정됐다는 소식이 쏟아졌다. 이번 겨울 내내 원론적인 대답만 해오던 한화 또한 이전과는 다른 입장을 내비치면서, 류현진의 복귀에 더욱 힘이 실렸다.
그리고 지난 22일 마침내 코리안 몬스터의 복귀가 최종 확정됐다. 이번 겨울 내내 류현진의 거취를 주시하던 한화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결과물로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그렇다고 메이저리그 구단의 오퍼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류현진은 빅리그 구단들로부터 다년 계약을 제시 받기도 했다. 하지만 '건강할 때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했던 만큼 류현진은 빅리그의 미련을 버리고 '친정'으로의 복귀를 택했다.
23일 인천공항에서 만난 류현진은 'FA가 된 후 계약을 기다리는 심정이 어떠했느냐'는 질문에 "시간이 빨리 지나가더라"고 미소를 지으며 "다년 계약 이야기도 있었고, 충분한 1년 대우도 있었다. 다년 계약을 수락하게 되면 '건강할 때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 계약을 수락했다면 40세가 됐을 것이다. 그래서 다년계약을 강력하게 거부했다. 최대 1년이었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고 한화로 돌아오게 된 배경을 밝혔다.
한화는 이번 겨울 FA 시장에서 4+2년 총액 72억원에 안치홍을 영입했고, 2차 드래프트에서는 김강민을 품에 안는 등 전력을 보강했다. 그리고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의 복귀까지 이끌어내며, 스토브리그의 화룡점정을 찍었다. 류현진 또한 한화가 이번 겨울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잘 알고 있었고, 류현진의 합류만으로 한화는 이제 5강 경쟁을 넘어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그렇기 때문에 목표치도 높았다.
류현진은 팀 성적에 대한 질문에 "일단 포스트시즌은 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베테랑 선수들도 많이 영입이 됐고, 올해 신·구의 조화가 잘 이루어진 것 같다. 작년에 어린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올 시즌에 대한 자신감도 가졌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포스트시즌은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현진은 그동안 엄청난 업적을 쌓았다. 데뷔 첫 시즌부터 트리플크라운을 바탕으로 신인왕과 MVP로 선정됐다. 게다가 2019시즌에는 올스타로 선정된 것은 물론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전체 1위를 마크,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랭크됐다. 그리고 이듬해에는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3위, 월드시리즈(WS) 무대까지 밟아봤다. 류현진의 커리어에 유일하게 없는 것이 있다면 바로 '우승반지'다.
KBO리그에서 8년을 더 뛰게 된 류현진의 목표는 개인 통산 100승도 아닌, 우승으로 향한다. 그는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면서 건강하게 던지는 것 외의 목표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게 전부다. 이제는 한국시리즈 우승 외에는 목표가 없다"며 "12년 만에 돌아오게 됐는데, 한화가 꼭 포스트시즌에 나갈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