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개막전부터 출격 예고, 우승팀 LG 떨고 있니? "예전과는 다르다, 천적 관계 극복할 것"
[OSEN=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 이상학 기자] ‘괴물’ 류현진(37)이 한화 이글스에 돌아왔다. 개막전부터 한화를 만나게 되는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화는 지난 22일 류현진과 8년 최대 170억원 조건으로 계약을 완료했다. 메이저리그의 다년 계약, 연봉 1000만 달러에 가까운 오퍼를 뿌리치고 12년 만에 친정으로 돌아왔다. 잘해야 중위권으로 예상된 한화 전력도 단숨에 5강 이상을 바라보는 다크호스로 급상승했다.
이 시각 가장 행복한 사람 중 하나는 최원호 한화 감독이다. 일본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 첫 날부터 대형 선물을 받은 최원호 감독은 “류현진이 온다면 어떻게 하겠다는 가상 인터뷰를 며칠째 했었는데 진짜 인터뷰를 하게 됐다. 공식 발표가 나서 기분 좋다”며 23일 오키나와에 합류할 류현진을 기대했다.
이어 최 감독은 “몸 상태가 어떤지 확인해야 하고, 정규시즌에 맞춰 등판이 가능한지 봐야 한다. 가능한다면 게임 플랜도 들어봐야 한다”며 “컨디션이나 게임 플랜에 문제가 없다면 당연히 류현진이 개막전 선발로 나가야 한다. 누가 류현진을 대체하겠나. 등판하더라도 많은 투구수를 가져가진 못하겠지만 70~80개만 던져도 경기 초반 야수진에 주는 안정감은 분명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류현진도 류현진도 “어떻게 해서든 (몸 상태를) 최대한 개막전에 맞추기 위해 (캠프에) 빨리 합류하고 싶은 생각이었다”고 개막전 등판 의지를 드러냈다. 큰 변수가 없다면 내달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와의 개막전 한화 선발은 류현진이다. KBO리그 데뷔전이 지난 2006년 4월12일 잠실 LG전(7⅓이닝 3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무실점 승리)이었는데 복귀전도 같은 구장, 같은 팀을 상대로 치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어느 팀이라도 류현진은 부담스러운 투수이지만 LG는 유독 그 앞에서 맥을 못 췄다. 류현진은 2006~2012년 KBO리그 7시즌 통산 98승을 거뒀는데 그 중 가장 많은 22승을 LG 상대로 만들었다. LG전 통산 35경기(259이닝) 22승8패 평균자책점 2.36으로 위력을 떨쳤다. 완봉승 3번 포함 완투만 9번이었다.
좌타자들이 많은 LG 타선은 좌완 류현진에게 약할 수밖에 없는 구성이었다. 특히 2010년 5월11일 청주 경기에서 류현진은 9이닝 5피안타 1볼넷 17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했는데 정규이닝 기준 역대 한 경기 최다 탈삼진으로 LG에 잊혀지지 않을 굴욕을 안겼다.
‘쌍둥이 킬러’ 류현진의 복귀는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LG에서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염경엽 LG 감독은 “야구는 재미있을 것 같은데 감독들은 힘들 것 같다. 상위권 팀들도 그렇고 중하위권 팀들이 더 힘들어졌다. (5강 자리가)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며 한화를 ‘3강’ LG·KT·KIA 다음 가는 ’4강 후보’로 분류했다.
염 감독은 “류현진의 복귀로 내 머리에서 목표 하나를 지웠다. LG 팀 최다승(2022년 87승)에 도전하고 싶었는데 경쟁팀이 많아지면서 우리뿐만 아니라 상위권 팀들의 전체적인 승수가 떨어지게 됐다”며 과거 류현진에게 유독 약한 면모를 보인 것에 대해선 “류현진이 (한창 때보다) 조금 떨어졌고, 우리 타격이 올라왔기 때문에 그날 경기의 따라 상황이 바뀔 수 있다. 이제는 류현진과 천적 관계가 바뀌었으면 좋겠다”며 극복 의지를 내비쳤다.
LG는 지난해 팀 타율(.279) 출루율(.361), 장타율(.394), OPS(.755) 모두 리그 1위로 최강 화력을 자랑한다. 홍창기, 박해민, 김현수, 오스틴 딘, 오지환, 문보경, 박동원, 문성주, 신민재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이 확고하다. 6명이나 되는 좌타자 비율이 높긴 하지만 좌우 편차가 크지 않은 타자들이라는 점에서 류현진 공략이 불가능하진 않다.
한화와 개막전에 맞설 LG는 1선발로 낙점한 새 외국인 좌완 투수 디트릭 엔스의 선발등판이 유력하다. 커리어로만 따지면 류현진이 훨씬 더 좋지만 엔스도 새 외국인 투수 중 상급 선수로 개막전부터 좋은 승부가 기대된다. 지난 21일 첫 라이브 피칭에 나선 엔스는 최고 148km 강속구에 새로 다듬은 체인지업을 체크했다. 염 감독은 “페이스가 빨리 올라왔는데 볼끝이 좋았다. 체인지업의 구종 가치와 완성도만 올리면 훨씬 위력적일 것이다. 15승 이상 가능하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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