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170억. 류현진이라 만든 ML급 초장기 계약. 10년, 200억 물꼬 텄다[SC 포커스]

권인하 2024. 2. 23.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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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류현진과 박찬혁 대표이사.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 박찬혁 대표이사가 류현진에게 유니폼을 입혀주고 있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 류현진과 박찬혁 대표이사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류현진이 KBO리그에서 최초로 메이저리그급 초장기 계약으로 장기 계약의 새로운 문을 열었다.

류현진은 22일 한화 이글스에 돌아오면서 계약 기간 8년에 총액 170억원에 계약을 했다. 8년은 KBO리그 역대 최장 계약 기간이고, 170억원도 최고액이다. 1987년생인 류현진은 올해 37세다. 8년을 뛰면 2031년에 무려 44세까지 마운드에서 던지게 되는 셈이다.

지난 19일 류현진과 한화의 복귀 협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170억 정도의 계약 규모도 알려졌다. 메이저리그에서 협상을 해오던 상황을 알고 있었기에 액수를 고려해보면 당연히 계약 기간이 4년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는 8년이었다. 총액 170억원은 지난해 양의지가 두산 베어스와 계약한 6년 총액 152억원을 뛰어넘는 KBO리그 역대 최고액인 것은 맞다.

하지만 연 평균 액수는 21억2500만원으로 4년 151억원에 계약한 SSG 랜더스의 김광현의 연평균 37억7500만원보다 크게 뒤떨어지는 액수다. 샐러리캡을 고려해 이같은 계약을 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이 계약에는 옵트아웃도 포함돼 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이 계약의 비밀이 밝혀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KBO리그에 초장기 계약이 나왔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동안 KBO리그에서 가장 긴 계약 기간은 6년 이었다. 4년이 가장 긴 계약으로 여겼던 FA 초창기인 2004년 정수근이 두산 베어스에서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하며 처음으로 6년 간 40억6000만원의 FA 계약을 했었다. 당시엔 파격적인 계약이었다. 이후에도 한동안 4년을 넘어서는 FA 계약은 이뤄지지 않았다. 무려 15년 뒤인 2019년 SSG 최정이 두번째 FA 계약을 하면서 6년간 106억원에 계약을 하며 4년을 넘어서는 장기 계약의 물꼬가 틔였다. 이후 특A급 FA를 잡기 위해 계약 기간과 총액을 늘려 잡는 것이 트렌드가 됐다.

2003.11.27 정수근 롯데 입단 스포츠조선DB
3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NC의 PO 1차전. 1회 2루타를 날린 박민우. 수원=송정헌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3.10.30/

KIA 타이거즈 나성범이 6년간 150억원의 계약을 했고, 두산 베어스 허경민은 4+3년에 총액 85억원에 계약하기도 했다. 한화 채은성이 6년간 90억원, 양의지가 6년간 152억원에 계약을 했다.

옵션 계약까지 하면 8년이 있긴 하다. 지난해 NC 다이노스 박민우가 FA 잔류를 택하며 5+3년에 총액 140억원의 매머드급 계약을 했었다. 첫 5년 동안 계약금 35억원에 연봉 45억원, 인센티브 10억원 등 총액 90억원을 받게 되고, 옵션을 달성하게 되면 총액 50억원의 3년 계약이 연장된다. 총 계약 기간이 8년으로 류현진과 같지만 옵션을 달성을 해야하기 때문에 확정은 아니다. 류현진이 옵션없는 보장된 8년이라는 긴 계약 기간을 만들어냄으로써 KBO리그에서도 이제 메이저리그에서나 볼 수 있었던 초장기 계약의 시작을 알리게 된 셈이다.

메이저리그는 이제 웬만한 대형 FA는 7,8년 이상의 장기 계약을 맺는다. 최근 오타니 쇼헤이가 LA 다저스와 10년간 7억 달러의 초대형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는데 일본의 야마모토 요시노부는 포스팅으로 LA 다저스와 12년 간 3억2500만달러에 계약을 했다. 메이저리그 투수로 역대 최장, 최고액 계약이었다.

이정후도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 노크했다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간 총액 1억1400만달러에 계약을 했다.

KBO리그에서도 8년 이상, 10년 계약이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 선수가 안정적으로 뛸 수 있고, 구단도 외국이나 타 팀에 뺏기지 않고 프랜차이즈 스타를 안고 갈 수 있다. 기간이 길어지면 금액 높아질 수 있다. 류현진의 170억원을 넘어 200억원 이상도 바라볼 수도 있을 듯하다.

프로야구 산업이 활성화되며 자생력을 키운다면 결코 꿈은 아니다. 선수들과 야구인들, 구단이 모두 노력해야 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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