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8년간 목표는 한화 KS 우승, 태극마크? 뽑아주시면 가겠다" (일문일답)

윤욱재 기자 2024. 2. 23.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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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현진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화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공항, 윤욱재 기자] "올해 포스트시즌은 가야 한다. 한국시리즈 우승도 하고 싶다"

마침내 '괴물' 류현진(37)이 돌아왔다. 한화 이글스는 22일 "류현진과 8년 총액 170억원에 계약했다. 계약에는 옵트아웃도 포함돼 있으며 세부 옵트아웃 내용은 양측 합의 하에 비공개하기로 결정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FA와 해외 복귀 선수를 통틀어 KBO 리그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이다. 이제 류현진은 독수리 군단에서 2024시즌을 준비한다. 그 첫 걸음은 바로 스프링캠프다.

류현진은 23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했다. 이미 한화 선수단은 2차 스프링캠프지인 오키나와로 이동한 상태. 호주 멜버른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친 한화는 22일 2차 스프링캠프의 스타트를 끊었다.

이날 출국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진 류현진은 "해외로 진출하기 전에 '건강하게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했었는데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굉장히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국내 무대로 돌아온 소감을 전하면서 올 시즌 목표로는 "포스트시즌은 진출을 해야 한다. 그게 첫 번째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나아가서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해내는 것이 목표다. 그는 한화와 맺은 계약 기간 동안 꼭 하고 싶은 일로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그 외에는 없는 것 같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류현진은 한화와 무려 8년 계약을 맺어 화제가 됐는데 "8년까지는 예상을 못했다. 단장님 말씀을 들어보니까 바로 납득을 할 수 있었다"라면서 "우선 책임감이 생기는 것 같다. 8년이라는 숫자를 채우게 되면 KBO 리그 최고령 선수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있어서도 영광스러울 것이라 생각하고 있고 자부심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이야기했다. 류현진이 8년 계약의 마지막인 2031년에도 선수 생활을 이어가면 만 44세로 출전을 하게 된다.

이것이 현실로 이뤄지면 송진우가 기록한 최고령 경기 출장 기록인 43세 7개월 7일을 넘어 KBO 리그의 새로운 기록을 갖게 된다. 송진우는 KBO 리그 통산 최다인 210승을 기록한 선수로 1989년 빙그레 이글스(현 한화 이글스)에 입단해 2009년 한화에서 은퇴할 때까지 총 21년을 뛰었다. 개인 통산 성적은 672경기 3003이닝 210승 153패 103세이브 17홀드 평균자책점 3.51. 한화는 그의 등번호 21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메이저리그에서 11년 동안 선수 생활을 이어갔던 류현진은 "기억에 남는 장면이 많다. 월드시리즈에서 던진 것이 기억나고 완봉승을 했던 경기도 생각난다. 그리고 평균자책점 1위를 했던 것도 기억이 나고 수술했던 날들도 생각이 난다. 많은 기억이 있다"라고 빅리거로서의 시간을 돌아보면서 "더이상 메이저리그에 대한 미련이 없냐"는 물음에는 "없다"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마침 올 시즌을 마친 뒤에는 프리미어12라는 국제 대회가 열린다. 류현진이 국가대표로 뛰는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지도 관심을 모은다. 류현진은 "태극마크를 다시 달 의향이 있느냐"는 말에 "선수로서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나를 뽑아주실지 모르겠지만 한 번 더 대표팀에 가서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경기해보고 싶다"라고 굳은 의지를 나타냈다.

▲ 류현진이 기자회견 도중 미소를 짓고 있다. ⓒ곽혜미 기자
▲ 류현진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 류현진 공항 인터뷰 일문일답

- 12년 만에 친정으로 돌아왔다. 먼저 소감을 물어보고 싶다.

"어떻게 보면 긴 시간이었고, 어떻게 보면 짧은 시간이었다. 해외로 진출하기 전에 '건강하게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했었는데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굉장히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 부상이 있었는데 지금 몸 상태는.

"이제 몸 상태는 이상이 없다. 작년에 복귀하면서 경기도 치렀기 때문에 그 부분에 있어서는 전혀 문제될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 아무래도 계약이 조금 늦었는데 현재 몸 상태는 어느 정도인지.

"지금 그래도 실내에서 피칭을 하면서 투구수를 65개까지 끌어올렸다. 오늘(23일) 오키나와로 가자마자 바로 훈련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랜만에 야외에서 캐치볼을 해보기 때문에 캐치볼을 하면서 느낌이 괜찮으면 바로 피칭에 들어가지 않을까 싶다"

- 메이저리그 FA 시장이 열렸을 때 전체적으로 선발투수들이 후한 대우를 받아서 금방이라도 계약이 나올 것 같았는데 조금 시간이 소요됐다. 기다리면서 심정이 어땠나.

"시간이 빨리 지나가더라. 다년 계약 이야기도 있었지만 내가 다년 계약 오퍼를 수락하면 마흔 가까이 던져야 했기 때문에 '건강하게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다년 계약은 강력하게 거부했었다. 최대 1년으로 계약 기간을 생각하고 있었다"

- 한화로 복귀를 결정한 시점은 언제였나.

"얼마 안 된 것 같다. 사장님, 단장님, 한화 구단 프런트 분들께서 수고해주셔서 금방 진행이 된 것 같다"

- 8년 계약을 맺었는데 8년이라는 숫자가 본인에게 어떻게 다가오는지 궁금하다.

"우선 책임감이 생기는 것 같다. 8년이라는 숫자를 채우게 되면 KBO 리그 최고령 선수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있어서도 영광스러울 것이라 생각하고 있고 자부심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했다"

- 개인적으로 8년이라는 기간을 제안받을지 예상은 했나.

"8년까지는 예상을 못했다. 단장님 말씀을 들어보니까 바로 납득을 할 수 있었다"

- 한화로 복귀하면서 한화 팬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는데 목표치로 두는 성적이 있는지. 아니면 기대치는 어느 정도인지.

"일단 포스트시즌은 진출을 해야 한다. 그게 첫 번째다. 그동안 고참급 베테랑 선수들과 FA 선수들을 많이 영입하면서 신구조화가 잘 이뤄진 것 같고 또 어린 선수들도 작년에 좋은 모습 보이면서 올 시즌에 좀 더 좋은 자신감을 갖고 시즌을 시작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포스트시즌은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 류현진이 출국에 앞서 손을 흔들고 있다. 류현진은 22일 한화와 8년 170억원에 계약을 마쳤다. ⓒ곽혜미 기자
▲ 류현진(오른쪽)과 아내인 배지현 아나운서. ⓒ곽혜미 기자

- 앞으로 맞대결에 대한 기대도 많은데 추신수도 있고 김광현과는 아직 선발 대결을 한번도 한 적이 없다. 맞대결을 하면 어떨 것 같나.

"또 다른 경험일 것이라 생각하고 나 역시 많은 기대를 갖고 있다. 일단 (추)신수 형과 미국에서 대결한 지도 오랜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한국에서 다시 맞붙는다면 다른 느낌일 것 같다. 그리고 김광현과는 내가 붙고 싶다고 붙는 것이 아니고 하늘의 뜻이 있어야 할 것 같다. 비가 올 수도 있고, 감독님들끼리 대결을 붙이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 선수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다"

- 태극마크에 대한 열망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올 시즌 끝나고 프리미어12가 열린다. 만약 뽑히면 나갈 의향이 있는지.

"선수로서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나를 뽑아주실지 모르겠지만 한 번 더 대표팀에 가서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경기해보고 싶다"

- 최원호 감독이 오키나와에서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개막전에 몸 상태를 맞출 수 있는지 궁금해 하는 것 같더라.

"일단 현재 투구수로 보면 괜찮은 상황인 것 같다. 이 시기에 거의 65개 정도 던진 것은 어떻게 보면 생각보다 많이 던진 것일 수도 있다. 아직 100%를 다해서 던진 것은 아니다. 오늘 가서 느껴봐야 할 것 같다"

- 작년에는 복귀 시즌이라 볼 스피드가 많이 나오지 않았는데 올해는 시즌 준비를 하면서 더 올라올 수 있는 느낌을 받았는지 궁금하다.

"일단 토미존 수술을 하고 나면 2~3년차 때가 가장 팔을 편안하게 해주는 시기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편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 여태껏 순조롭고 편안하게 진행한 것 같다"

- 토론토에 있을 때 알렉 마노아와의 관계가 화제가 됐는데 한화에는 문동주 같은 젊은 투수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하는 목소리가 있다. 조언해줄 부분이 있다면.

"문동주는 저보다 빠른 공을 던진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내가 조언할 부분은 전혀 없는 것 같다. 경기 내적인 부분일 것 같다. 워낙 갖고 있는 능력이 많은 선수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 외에는 내가 조언해줄 부분이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 계약을 마치고 메신저의 선수단 단체방에 입장한 것도 화제가 됐는데.

"일단 선수들이 너무 반가워 해주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아직 만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신경을 많이 써준 것에 대해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 메이저리그에서 11년이라는 시간을 뛰었고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그 시간을 돌아보면 어떤지.

"투수가 할 수 있는 수술은 다 했던 것 같다. 정말 생각했던 것보다 시간이 빨리 지나간 것 같다"

▲ 류현진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곽혜미 기자
▲ 류현진이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곽혜미 기자

- 메이저리그에 대한 미련은 전혀 없는 것인가.

"없다"

- LA 다저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 팬들에게도 할말이 있다면.

"지금까지 정말 많은 응원을 해주셨는데 너무 감사드리고 한국에 왔지만 야구를 그만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응원을 해주셨으면 좋겠다.

- 혹시 토론토 선수들과 작별 인사도 하고 왔나.

"내일부터 할 생각이다.(웃음)"

- 메이저리그에서 뛴 11년 동안 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는다면.

"기억에 남는 장면이 많다. 월드시리즈에서 던진 것이 기억나고 완봉승을 했던 경기도 생각난다. 그리고 평균자책점 1위를 했던 것도 기억이 나고 수술했던 날들도 생각이 난다. 많은 기억이 있다"

- 가을야구와 건강하게 던지는 것 외에 또 다른 목표가 있다면.

"우선 건강하면 이닝은 충분히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도 150이닝 이상은 던져야 하지 않을까"

- 앞으로 8년 동안 '이것 만큼은 하고 싶다'는 게 있다면.

"아무래도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그 외에는 없는 것 같다"

- KBO 리그가 올해부터 자동 투구판정 시스템(ABS)을 도입하는데.

"일단 스트라이크로 통과되는 존을 먼저 파악을 하는 것이 첫 번째다. 어느 정도 감이 잡히면 충분히 적응할 것 같다"

- 메이저리그에서 피치클락을 경험해보기도 했는데 투수에게 미치는 영향이 있나.

"크게 미치는 영향은 없는 것 같다. 만약 피치컴을 쓸 수 있다면 훨씬 수월할 것이라 생각한다"

-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각오 한마디한다면.

"12년 만에 이렇게 돌아왔는데 꼭 한화 이글스가 포스트시즌에 갈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 류현진이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으로 들어서고 있다. ⓒ곽혜미 기자
▲ 류현진이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곽혜미 기자

◆ 한화→다저스→토론토→한화…류현진 영욕의 18년

류현진은 2006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2006년 4월 12일 잠실 LG전에서 데뷔전을 치른 류현진은 7⅓이닝 동안 안타 3개만 맞고 삼진 10개를 잡으며 무실점으로 호투, '괴물 신인'의 등장을 알렸고 정규시즌에서만 30경기에 나서 201⅔이닝을 투구하며 탈삼진 204개를 기록하는 한편 18승 6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23이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을 남기면서 정규시즌 MVP와 신인왕을 동시 석권했다. 한화는 류현진의 등장과 함께 송진우, 구대성, 정민철 등 레전드 선수들과 함께 신구조화를 이루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비록 삼성에 1승 1무 4패로 무릎을 꿇으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지만 류현진이 없었다면 한국시리즈 진출도 어려웠을 것이 분명하다.

류현진에게 2년차 징크스는 없었다. 2007년 정규시즌에서 30경기에 등판해 211이닝을 던져 17승 7패 평균자책점 2.94로 맹활약한 것. 류현진이 국제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음을 증명한 무대는 바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었다. 당시 예선에서 캐나다를 상대로 1-0 완봉승을 거둔 류현진은 쿠바와의 결승전에서도 선발투수로 출격해 8⅓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금메달 획득에 앞장 섰다. 한국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순간이었다. 정규시즌 성적은 26경기 165⅔이닝 14승 7패 평균자책점 3.31이었다.

류현진은 2009년 한화가 최하위로 추락하는 와중에도 28경기에 나와 189⅓이닝을 던지면서 13승 12패 평균자책점 3.57을 기록했다. 팀 전력이 약해지면서 평균자책점과 승수 모두 많은 손해를 봤지만 그래도 류현진은 류현진이었다. 2010년은 '괴물 모드'를 다시 한번 보여준 시즌이었다. 25경기에 나와 192⅔이닝을 던지면서 16승 4패 평균자책점 1.82로 특급 피칭을 선보인 것. 탈삼진은 187개였다. 무엇보다 2010년 5월 11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9이닝 동안 무려 탈삼진 17개를 수확한 장면은 지금도 명장면으로 회자될 정도로 강렬했다. 이 경기에서 류현진은 KBO 리그 정규이닝 최다 탈삼진 기록을 갈아치우는데 성공했다.

류현진의 활약은 계속 이어졌다. 2011년 24경기에서 126이닝을 던져 11승 7패 평균자책점 3.36을 남긴 류현진은 2012년 27경기에서 182⅔이닝을 던져 9승 9패 평균자책점 2.66을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투수로서 더이상 이룰 것이 없었던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포스팅 시스템을 거쳐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한 류현진은 LA 다저스의 품에 안겼다. 다저스는 2573만 7737달러 33센트(약 344억원)라는 거액의 포스팅비를 한화에 지불하면서 류현진과 6년 3600만 달러(약 482억원)에 계약을 맺으며 아낌 없는 투자를 했다. 류현진은 2013년 4월 8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경기에서 6⅓이닝 3피안타 2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메이저리그 데뷔 두 번째 경기만에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성공적인 연착륙이었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시즌에 30경기 192이닝 154탈삼진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을 남긴 것이다.

▲ 류현진은 LA 다저스 시절이던 2019년 메이저리그 전체를 통틀어 평균자책점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 류현진은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4년을 뛰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2년차 징크스는 없었다. 2014년 26경기에서 152이닝을 던져 14승 7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하며 2년 연속 14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한 것. 그러나 시련도 찾아왔다. 2015년 왼쪽 어깨 관절와순 수술을 받은 류현진은 그해 1경기도 등판하지 못했고 2016년에도 1경기에 나와 1패 평균자책점 11.57을 남긴 것이 전부였다.

그래도 류현진에게 포기는 없었다. 류현진은 2017년 25경기에 나와 126⅔이닝을 던지면서 5승 9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77을 남겼고 2018년 15경기에서 82⅓이닝만 던지고도 7승 3패 평균자책점 1.97로 위력적인 투구를 보여줬다. 생애 첫 월드시리즈 등판이라는 영광의 순간도 찾아왔다.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월드시리즈 2차전에 선발투수로 등판한 류현진은 4⅔이닝 6피안타 4실점을 남기고 패전투수가 됐다.

류현진 야구 인생 최고의 순간이 찾아온 것은 바로 2019년이었다. 다저스와 6년 계약이 끝났지만 퀄리파잉오퍼를 받아들여 'FA 재수'를 선택한 류현진은 전반기를 10승 2패 평균자책점 1.73으로 마감하면서 내셔널리그 올스타로 선정됐고 올스타전에서 내셔널리그 올스타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르기까지 했다. 2019년 9월 23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는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까지 터뜨린 류현진은 정규시즌 29경기에서 182⅔이닝을 던져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를 남겼다. 메이저리그 전체를 통틀어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한 류현진은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도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리그 정상급 선발투수로 우뚝 섰다.

2019시즌을 마치고 FA 시장에 등장한 류현진은 '에이스'를 필요로한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 달러에 계약하면서 '잭팟'을 터뜨렸다. 류현진은 강팀들이 즐비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도 위력적인 투구를 뽐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단축 시즌으로 치러진 2020년. 류현진은 12경기에 나와 67이닝을 던져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로 활약하면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고비는 또 한번 찾아왔다. 류현진은 2021년 개막전 선발투수로 시즌을 출발했지만 '사이영상 수상자' 로비 레이에 에이스 자리를 빼앗겼고 평균자책점이 4점대로 치솟으면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결과는 31경기 169이닝 14승 10패 평균자책점 4.37. 스티븐 마츠와 함께 팀내 최다승을 올린 것에 만족해야 했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류현진은 2022년 6월에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해야 했다. 6경기 27이닝 2승 평균자책점 5.67을 남긴 것이 전부였다. 수술대에 오른 것이다. 이번엔 토미존 수술이었다.

그래도 류현진에게 포기는 없었다. 류현진은 지난 해 8월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 복귀를 신고했고 5이닝 9피안타 1볼넷 3탈삼진 4실점을 남기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어 8월 14일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5이닝 2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한 류현진은 복귀 첫 승을 신고하는데 성공했고 11경기에서 52이닝을 던져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다시 한번 FA 시장에 나왔지만 메이저리그 구단과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결국 한화로 복귀를 선언했다.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남긴 성적은 통산 186경기 1055⅓이닝 78승 48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27과 탈삼진 934개였다.

이제 류현진은 한화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해 뛴다. 한화는 1999년 'V1'을 달성한 이후 한번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마지막 한국시리즈 진출도 2006년이다. 2007년 포스트시즌 진출 이후에는 2018년에만 가을야구 무대에 나섰다. 눈물의 리빌딩에 착수한 한화는 2020~2022년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지난 해에는 8연승을 달리며 돌풍을 일으키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올해는 류현진이 가세하면서 단숨에 5강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 류현진(오른쪽)이 한화와 8년 170억원의 조건에 사인했다. ⓒ 한화 이글스
▲ 한화 이글스 박찬혁 대표(왼쪽)와 류현진 ⓒ 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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