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로서 영광이죠" 감격스럽다, 한화에서 류현진-이재원 배터리를 보게 되다니 [MD오키나와]
[마이데일리 = 오키나와(일본) 심혜진 기자] 류현진-이재원 배터리 조합을 보게 될지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이것이 이루어졌다. 이재원(36) 역시 감격스럽다.
지난 22일 전격 류현진의 한화 복귀가 공식 발표됐다. 8년 총액 170억원의 KBO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이었다.
이로써 류현진은 12년 만에 독수리 품으로 돌아오게 됐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는 스토브리그서 공격적인 보강을 이뤘다. 내야수 안치홍과 4+2년 총액 72억원에 FA 계약을 맺은 데 이어 2차 드래프트에서 23년간 SK, SSG에서만 뛰었던 김강민을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스스로 방출을 택했던 포수 이재원까지 품었다. 내야수, 외야수, 포수 등 각 포지션에 나름대로 뎁스를 이룬 셈이다.
여기서 이재원을 주목해볼 만 하다. 류현진과 나름대로의 인연이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2006년 신인드래프트 당시 류현진과 이재원은 SK 와이번스(현 SSG) 1차 지명 후보였다. SK는 인천 지역 1차 지명권을 가지고 있었는데 동산고 류현진 대신 인천고 이재원을 택했다.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진 롯데가 류현진이 아닌 광주일고 나승현을 지명하면서 류현진은 2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게 됐다. 운명이 갈린 날이기도 하다.
SK로서는 주전 포수를 지명한 셈이긴 하지만 만약 류현진을 지명했다면 KBO 역사가 바뀔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다음해 SK가 안산공고 김광현을 지명했기 때문이다. 류현진과 김광현 한국 최고 좌완을 한 팀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을 놓친 셈이다.
이렇게 엇갈린 류현진과 이재원이 한 팀으로 뛰는 모습은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18년이 지난 2024년 이들의 배터리 모습을 보게 될 전망이다.
이재원 본인도 감격스럽긴 마찬가지다. 그는 "같이 야구할 거라 상상도 못했는데 이렇게 선수 말년에 만나게 돼서 개인적으로 너무 좋고 기대가 크다"며 "포수로서 좋은 투수를 많이 만나는 건 영광"이라고 설렘을 감추지 않았다.
이재원이 말했듯이 '포수로서 영광'은 또 있다. 한국 야구 대표 좌완 2명의 공을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SSG에선 김광현의 공을, 이제 한화에선 류현진의 공을 받을 예정이다.
이재원은 "좋은 투수를 만난다는 건 포수 입장에서 되게 고마운 일이다. 투수가 잘 던져주면 그만큼 포수도 빛나기 때문이다. (김)광현이 볼을 받으면서 좋은 성적도 냈고, 그런 부분에 감사하다"면서 "(류)현진이도 아직 전성기에서 내려오지 않은 좋은 실력을 갖고 있으니 기대가 된다"고 웃어보였다.
특히 이재원은 '김광현 복귀' 효과를 직접적으로 느꼈다. 2022시즌을 앞두고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무리하고 SSG로 돌아왔다. 그 해 SSG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이어 통합 우승까지 이뤄냈다.
그는 "그건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상대팀이 우리를 바라보는 모습이 달라질 것이고 선수들은 자신감이 생기고 든든한 느낌이 든다. 야구는 사람이 하는 거고 멘탈 스포츠라 그런 부분이 확실히 크다"고 짚었다.
이어 "8~9등 했던 팀이 갑자기 1등을 할 순 없다. 한 단계씩 올라가다보면 이기는 야구를 많이 하고 습득을 많이 하면 거기서 배우는 게 있다. 그러다 보면 멀게 느껴지는 우승이 아니라 단기간 내에 우승권에 갈 수 있는 팀이 충분히 될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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