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건강하게 복귀' 약속 지키려고 MLB 다년 계약 거절"

2012년 KBO리그를 떠났다가 12년 만에 다시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은 류현진(36)이 밝힌 복귀의 가장 큰 이유는 '약속'이었습니다.

류현진은 오늘(23일) 한화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일본 오키나와현으로 떠나기에 앞서 인천국제공항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다년 계약 제의도 받았지만, 그걸 수락하면 40살이 돼 건강하게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없겠더라"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한 류현진은 까다로운 빅리그 잔류 조건을 걸었습니다.

'금액적으로 충분한 대우를 받는 단년 계약'이었습니다.

여전히 메이저리그에서 던질 능력이 충분하지만, 건강하게 돌아오겠다는 한화 팬들과 약속을 지키기 위한 일이었습니다.

메이저리그 여러 구단으로부터 받은 제안을 모두 물리친 류현진은 22일 한화와 8년 총액 170억 원에 계약했습니다.

다음은 류현진과 일문일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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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계약이 늦어졌는데 현재 몸 상태와 어느 단계까지 훈련했는지?

[실내에서 피칭 65개까지 개수를 끌어올렸습니다. 오늘 오키나와 가자마자 바로 훈련할 것 같습니다. 일단은 먼저 오랜만에 야외에서 캐치볼을 해보는 거라 캐치볼에서 느낌이 괜찮다면 바로 불펜에서 던질 듯합니다.]

Q. 메이저리그 FA 시장에서 계약을 기다리는 심정이 어땠는가?

[시간이 빨리 지나갔습니다. 다년 계약 이야기도 있었고, 충분한 (금액의) 1년 대우도 있었는데 일단은 제가 다년 계약 제의를 수락하면 (계약이 끝난 뒤) 40살이 돼서 건강하게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은 강력하게 제가 거부했습니다. (MLB에서는) 최대 1년이었습니다. 복귀를 결정한 시점은 얼마 안 됩니다. (박찬혁) 사장님과 (손혁) 단장님, 프런트 분들과 금방 계약이 진행됐습니다.]

Q. 8년이라는 계약 기간이 본인에게 어떻게 다가오는가?

[책임감도 생기고, 8년을 다 채우면 한국 최고령이 되는 거니까 그 부분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자부심도 생깁니다.]

밝은 표정으로 류현진 인터뷰 지켜보는 손혁 단장

Q. 8년 계약 제의를 받을 거로 예상했는지?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단장님 이야기 들어보니 (8년을 제의한 게) 납득이 갔습니다.]

Q. 김광현, 추신수 등 메이저리거와 대결하면 어떨 것 같은지?

[즐거운 경험일 거라고 생각하고 저도 많이 기대합니다. 일단 (추)신수 형이랑 미국에서 대결한 지도 오랜 시간이 지나서 한국에서 붙는다면 다른 느낌일 것 같습니다. 김광현 선수와는 제가 붙고 싶다고 붙는 게 아닙니다. (양 팀) 감독님들끼리 안 붙여줄 수도 있는 겁니다. 그건 선수가 어떻게 할 수 없습니다.]

Q. 태극마크를 다시 달 기회가 온다면 어떤가? 올 시즌이 끝나면 프리미어 12가 열리는데?

[선수로서 (태극마크를 달고 싶은 건) 당연합니다. 뽑아주실지 모르겠지만, 그 부분에 있어서는 한 번 더 대표팀에 가서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경기해보고 싶습니다.]

Q. 개막전 선발 등판은 가능한 수준인지?

[일단 현재 투구 개수만 보면 가능합니다. 이맘때 65개 정도 던지는 건 생각보다 많습니다. 100% 힘으로 던진 건 아직 아니라 오늘 가서 느껴봐야 할 것 같습니다.]

Q. 한화 문동주 선수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기대가 많다. 문동주에게 어떤 역할을 해주고 싶은지?

[저보다 빠른 공을 던집니다. 그 부분은 제가 조언해줄 부분이 전혀 없습니다. 경기적인 부분은 이야기할 게 있습니다. 워낙 가진 게 많은 선수라 그런 부분 외에는 조언할 게 없을 듯합니다.]

Q. 계약 직후 한화 선수 단체 대화방에 들어간 것도 화제가 됐는데?

[이따 오키나와에 도착하면 (동료애를) 더 느낄 것 같습니다. 일단은 선수들이 정말 반겨주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 아직 만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그런 쪽으로 신경을 많이 써준 것에 대해 고맙습니다.]

Q. 메이저리그에서 11시즌을 돌아본다면?

[투수가 할 수 있는 팔에 대한 수술은 다 한 것 같습니다. 일단 복귀했다는 것 자체를 위안으로 삼습니다. 어떻게 보면 생각했던 것보다 빨리 지나갔습니다.]

Q. 다저스, 토론토 팬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지?

[여태까지 많은 응원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에서도 제가 야구를 그만두는 게 아니니까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합니다.]

Q.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많습니다. 월드시리즈에서 던져봤던 것, 완봉 경기, 그리고 평균자책점 1위를 한 것, 수술했던 날들이 기억납니다.]

Q. 가족들의 분위기는 어떤가?

[제가 미국에서 고생하는 걸 알기 때문에 환영해주는 분위기입니다. 다들 축하해줍니다.]

Q. 한화 포수 이재원과 인연도 눈길을 끄는데?

[재원이랑은 청소년 대표 빼고는 같은 팀에서 해본 적 없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냈던 사이입니다. 좋은 포수라 충분히 잘 맞을 거라 생각합니다.]

Q. 가을야구, 건강하게 던지는 것 외에 목표가 있는가?

[그게 전부입니다.]

Q. 이제 2승만 추가하면 KBO리그 100승인데?

[그건 언젠가는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Q. 개인적으로 눈여겨본 후배나 한화에서 가르쳐보고 싶은 후배가 있다면?

[제가 코치를 할 수는 없는 부분입니다. 눈여겨본 선수는 문동주와 황준서 선수 등 젊은 선수가 많습니다. 재능 있는 선수도 많습니다. 그 선수들이 어떻게 할지 정말 궁금합니다.]

Q. 우리말로 편하게 대화하며 훈련할 수 있는 것도 기대될 것 같은데?

[아무래도 그렇습니다. 덕분에 빨리 적응할 것 같습니다.]

Q. 팀 동료 장민재 선수가 대전의 유명한 빵집 이용권을 준다고 하던데?

[장민재 선수보다는 단장님이 주실 것 같습니다.]

Q. 이닝 목표도 있는가?

[건강만 하다면 이닝은 충분히 따라올 겁니다. 그래도 150이닝 이상은 던져야 할 것 같습니다.]

Q. 작년 메이저리그에서 느린 커브로 주목받았다. 올해 준비하는 구종이 있는가?

[구종은 따로 없습니다. 제가 던질 수 있는 건 던질 겁니다. 경기력에 관한 건 비밀입니다.]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12년 만에 이렇게 돌아왔습니다. 꼭 한화 이글스가 포스트시즌에 갈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