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아내가 한국 복귀를 더 반겼다"...부리나케 한화 캠프로 떠난 '괴물' [스캠 출국 현장]
[인천공항=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한화로 돌아온 류현진의 결정을 가족들이 더 반겼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드디어 한화 이글스 캠프에 합류한다.
23일 새벽 6시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한화 류현진'이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기 위해 출국장으로 들어섰다.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출국장에 들어선 류현진은 고향으로 돌아온 듯 편안한 모습으로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했다.
류현진은 "해외 진출 전에 건강하게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는데, 지킬 수 있어 굉장히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몸상태에 대해서는 "실내에서 65구까지는 던져봤다. 야외에서 캐치볼은 처음이지만, 몸상태에 따라 바로 피칭으로 이어갈 수도 있다"고 했다.
이날 공항에는 아내 배지현과 두 아이, 그리고 아버지 류재천 씨도 배웅을 하기 위해 나왔다. 류현진은 ""미국에서 오랫동안 고생해온 것을 아니까, 가족들이 모두 환영해줬다"고 전했다. 배지현 역시 "한국 오니까 좋네요"라며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류현진은 올시즌 목표에 대해 "올해 가을야구에 진출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150이닝 이상 던져야하지 않을까"라며 "8년안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꼭 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태극마크에 대한 생각도 변함없었다. 류현진은 "선수로서 당연하다. 뽑아주실지 모르겠지만, 한 번 더 대표팀에 가서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서 경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 대한 미련이 없냐는 질문에 대해 망설임 없이 "없다"고 답했다. 건강한 몸으로 친정팀에 돌아온 류현진의 표정이 무척 편해 보였다. 배웅 나온 가족과 인사를 나눈 류현진은 후배들이 기다리고 있는 일본 오키나와 캠프로 떠났다.
류현진은 22일 한화 이글스와 8년 170억(옵트아웃 포함·세부 옵트아웃 내용 양측 합의 하에 비공개)에 계약했다. 역대 국내 최고 대우다.
만 37세인 류현진은 44세(2031년)까지 이글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사실상 종신계약이다.
12년 만의 친정 복귀다. 인천 동산고를 졸업한 류현진은 2006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한화에 입단해 첫 해부터 역사를 썼다. 30경기에 나와 18승6패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하며 평균자책점 1위, 다승 1위, 탈삼진 1위(204개)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신인왕은 당연했고, 정규시즌 MVP와 투수 부분 골든글러브까지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뛰어난 구위에 정교한 제구력과 흔들림 없는 멘털까지 갖춘 류현진은 KBO리그를 평정했다. 7시즌 동안 190경기 98승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 게다가 무려 5시즌(2006, 2007, 2009, 2010, 2011)을 완투 1위로 장식했을 뿐만 아니라 삼진 1위도 4시즌(2006, 2007, 2009, 2010)을 차지하며 리그의 '괴물'로 군림했다.
류현진은 2012년 시즌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6년 총액 3600만 달러(약 480억원)에 계약하며 빅리그 생활을 시작했다. 이때 류현진이 한화에 이적료로 안겨준 금액은 약 343억원이다.
메이저리그 첫 해 류현진은 30경기에 등판해 14승8패 평균자책점 3.00의 놀라운 성적을 거두며 내셔널리그 신인왕 4위에 오르는 등 성공적으로 빅리그에 안착했다.
2019년까지 다저스에서 126경기 740⅓이닝 54승33패 평균자책점 2.98의 성적을 남긴 류현진은 프리에이전트(FA)로 시장에 나와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 계약을 맺으며 둥지를 옮겼다.
코로나19로 단축시즌으로 치러진 2020시즌에서 류현진은 12경기 5승2패 평균자책점 2.69의 성적을 거두며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다. 2021시즌 14승10패 평균자책점 4.37의 성적을 거둔 류현진은 2022시즌 도중 팔꿈치 토미존 수술을 받으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1년 여의 재활 끝에 2023년 8월 복귀한 류현진은 11경기 3승3패 평균자책점 3.46의 성적을 거두며 또다시 부활했다.
토론토와의 4년 계약이 끝난 류현진의 선택지는 메이저리그 잔류가 아닌 친정팀 한화로의 복귀였다. 한화의 치밀하면서도 꾸준한 러브콜에 류현진이 답한 것.
"힘이 있을 때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킨 류현진은 "KBO리그 최고 대우로 돌아올 수 있게 해준 구단에 감사드린다. 한화 이글스는 지금의 내가 있게 해준 고마운 구단이다. 메이저리그 진출 때부터 꼭 한화 이글스로 돌아와 보답하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전력 보강과 젊은 선수들의 성장으로 우리 팀도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고 생각한다"며 "올 시즌에는 팬 여러분께 최대한 길게 야구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동료들과 함께 열심히 뛰겠다"고 약속했다.
펠릭스 페냐와 리카르도 산체스, 문동주에 이어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합류한 한화는 단숨에 리그 최강의 선발진을 갖추게 됐다.
올 시즌 프로야구가 한층 더 흥미진진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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