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심은 외국인 감독인데' 축구협회 무조건 국내파, K리그 팬들 반대까지 무시하나

이원희 기자 2024. 2. 23.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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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된 것이 지난 16일.

울산HD 서포터즈인 처용전사는 지난 22일 "다수의 매체에서 보도된 '대한축구협회의 K리그 현역 감독 대표팀 감독 선임' 결정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 처용전사는 홍명보 감독을 포함한 모든 K리그 현역 감독을 선임하는 것에 강력히 규탄하며, 그들을 지켜내기 위한 그 어떤 노력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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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이원희 기자]
정해성 신임 전력강화위원장. /사진=뉴시스 제공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된 것이 지난 16일.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는데 차기 감독 선임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다보니 후보군은 좁아지고 축구팬들의 바람마저 무시하는 모양새다.

대한축구협회는 성적부진과 업무 태도 논란에 휘말렸던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하고 새 감독 찾기에 나섰다. 마이클 뮐러(독일) 전 전력강화위원장의 후임으로 선임된 정해성 신임 위원장을 중심으로 사령탑 후보를 고르고 있다. 이미 지난 21일 1차 전력강화위원회는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정 신임 위원장은 큰 그림을 밝혔다. "임시 체제보다는 정식 감독, 외국인 감독보다는 국내 감독에 비중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는 25일 진행하는 2차 회의에서 사령탑 후보를 추린 뒤 이후 감독 후보들과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알려진 차기 사령탑 후보는 홍명보 울산HD 감독, 김기동 FC서울 감독, 김학범 제주유나이티드 감독 , 황선홍 23세 이하(U-23) 감독 등이다. 대부분 K리그 팀들을 맡고 있는 현역 감독들이다. 단점이 많다. 당장 3월부터 K리그 개막하기 때문에 K리그 팀들 입장에선 문제가 많을 수밖에 없다. 김기동, 김학범 감독의 경우 새롭게 각 팀의 지휘봉을 잡은 신임 감독들이다. 아직 팀 파악도 완벽하게 되지 않았을 것이고, 데뷔전도 치르지 않아 더욱 준비할 것이 많다. 아무래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K리그1 3연패를 노리는 홍명보 감독도 마찬가지다.

K리그 팬들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울산HD 서포터즈인 처용전사는 지난 22일 "다수의 매체에서 보도된 '대한축구협회의 K리그 현역 감독 대표팀 감독 선임' 결정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 처용전사는 홍명보 감독을 포함한 모든 K리그 현역 감독을 선임하는 것에 강력히 규탄하며, 그들을 지켜내기 위한 그 어떤 노력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전에도 K리그 팬들은 커뮤니티 등을 통해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홍명보 울산현대 감독. /사진=뉴시스 제공
김기동 FC서울 감독. /사진=뉴시스 제공
이런 문제들 때문에 현재 팬들이 가장 원하는 인물은 외국인 감독이다. 마침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된 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다수의 클럽을 맡았던 스티브 브루스, 네덜란드 레전드 필립 코쿠 등이 한국 대표팀 감독직에 관심을 보인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최근까지 좋은 경력을 쌓은 감독들의 이름도 나왔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을 맡았던 에르베 르나르 프랑스 여자축구대표팀 감독, K리그 FC서울, 튀르키예 다수의 클럽을 이끈 셰놀 귀네슈 등이 한국과 연결되고 있다.

하지만 반대 의견에도 대한축구협회는 국내파, 또 K리그 현역 감독들에게 무게를 둘 가능성이 높다. 정 신임 위원장은 오는 3월에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예선 태국과 2연전을 들어 빠른 감독을 선임, 시간이 걸리는 외국인 감독보다 국내파 감독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밝혔다. 하지만 태국 2연전만 넘기면 다음 A매치는 6월이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많다. 조금 더 여유를 갖고 다양한 감독 후보들과 접촉할 시간이 생긴다. 또 한국과 비교해 객관적 전력이 떨어지는 태국을 생각하면 굳이 '정식 감독 체제'를 고집할 근거도 부족하다. 감독 선임 작업이 상당히 조급하게 느껴진다.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 /사진=뉴시스 제공

이원희 기자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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