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夜] '꼬꼬무' 닮은 얼굴로 태어나 다른 삶 살다 같은 운명 맞이한 두 청년…한국판 '왕자와 거지'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한국판 왕자와 거지 이야기가 있다?
22일 방송된 SBS '꼬리에 끄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닮은 얼굴 다른 신분의 두 남자 이야기가 공개됐다.
1957년 8월, 태풍으로 인한 피해 복구로 분주하던 그때 한 경북 일대를 누바며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한 청년이 등장했다.
경북 경주의 한 다방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던 경주 경찰서장. 그 앞에 한 청년이 등장해 "나 이강석이오"라고 한다. 이강석은 바로 이승만 대통령의 아들.
이강석은 이승만 대통령의 오른팔인 이기봉의 장남으로 슬하에 자녀를 가지지 못한 것을 한으로 생각하는 이승만 대통령을 위해 이기봉이 양자로 입양하도록 했다. 이에 대한민국의 황태자로 불리며 당시 대한민국 권력 3인자였던 것.
그런 그가 경주에 등장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자신을 이강석이라 소개한 이는 "아버지의 명을 받아 지방관리들을 시찰하기 위해 비밀리에 내려왔다"라고 했고, 이 말을 들은 경주 경찰서장은 황송하기만 했다.
이에 경찰서장은 귀하신 몸이 어찌 홀로 오셨냐며 이강석을 극진히 대접했다. 그리고 이강석의 암행시찰은 경주를 시작으로 인근의 지역으로 이어졌다.
그가 가는 곳마다 고관들이 버선발로 달려 나와 극진하게 대했고, 황태자의 등장에 지방 관리들은 신분 상승을 위한 기회를 잡아보겠다고 안달복달했다.
그런데 사실 그는 진짜 이강석이 아니었다. 신문에 실린 이강석의 사진을 보고 사기 행각을 시작한 가짜 이강석. 그의 거짓말은 계속되었고 꼬리는 자꾸만 길어졌다. 그리고 꼬리가 길어지면 반드시 밟히는 법.
극진한 대접을 받던 가짜 이강석은 이쯤에서 사려지려고 했으나 경복 도지사까지 그를 만나겠다고 하는 것. 초조하게 어떻게 근 도지사와의 만남은 피해보려 했으나 그러지 못한 가짜 이강석. 그리고 그는 이강석과 친구 사이인 도지사의 아들로 인해 정체가 발각된다.
가짜 이강석의 진짜 이름은 강성병. 말만 하면 돈이 굴러 들어오고 극진한 대접이 이어지니 이 청년의 거짓말은 걷잡을 수 없이 계속 됐던 것이다. 사상 초유의 사기극은 3일 만에 그가 체포되면서 막을 내렸다.
그러나 끝이라고 다 끝이 아니었다. 강성병에게 농락당한 고관대작들은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를 극비에 부치도록 했다. 하지만 부장 감서실에서 의도치 않게 힌트를 얻어 해당 사건을 알아낸 한 기자에 의해 세상에 알려지고 그는 특종상으로 3 만환의 포상까지 받는다.
시간이 흘러 강성병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고, 해당 재판장에는 가짜 이강석을 구경하기 위한 인파가 천여 명 몰려든다. 너무 많은 인파로 판사의 법복이 찢어질 정도. 그는 이강석인 척 한 이유에 대해 헌병의 뺨을 내리쳐도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을 보고 그의 행세를 하면 뭘 해도 통하리라 믿었다고 했다.
그리고 강성병은 자신이 직접 보고 겪은 고관대작들의 추태를 낱낱이 폭로했다. 그리고 이에 재판정 곳곳에서 탄성에 폭소가 이어졌다. 또한 강병성은 "내가 만약 간첩이었다면 저 고관대작들은 어떻게 되었겠냐"라며 그들을 조롱했다.
이후에도 강성병은 고관들과 기득권을 통렬하게 비판했다. 그리고 자신을 향한 비판을 되받아쳤다. 이에 당시 언론은 그에 대해 찰리 채플린의 제자가 될 법한 풍자가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민심도 강성병의 편이었다. 자유당의 위세가 높던 당시 그 덕에 마음껏 비웃을 수라도 있으니 그에게 고마워하기도 했던 것. 이후 강성병은 징역 10개월을 받았고, 귀하신 몸이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냈다.
해당 사건이 일어난 후 3년 후 3.15 부정 선거가 일어나고 이승만과 이기봉에 대한 반발심이 극에 달아 4.19 혁명이 일어났다. 정부는 무력으로 시민들을 진압했고 혁명은 더욱 확대되고 거세졌다.
결국 1960년 이승만의 하야가 결정되었고, 이승만의 하야 성명 발표 이틀 후 충격적인 소식이 이어졌다. 이기봉 일가가 모두 사망했다. 이강석이 양친을 먼저 쏜 후 동생을 살해하고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특히 이강석은 가슴과 머리 두 군데 총상이 남아있었다. 권력의 정점에 있던 한 가족이 일순 비극을 맞은 것이다.
이승만은 아들과 이기붕의 죽음에 슬퍼했다. 그리고 이들의 죽음을 둘러싸고 흉흉한 소문이 돌았다. 그러나 이기붕 일가 사망에 관한 어떤 자료도 남아있지 않아 어떤 것이 진실인지는 현재에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리고 이강석과 닮은 강성병도 자살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충격을 안겼다. 서로 닮은 얼굴로 태어나 다른 삶을 살다가 같은 운명을 맞이한 두 청년, 한국판 왕자와 거지의 씁쓸한 결말이다.
마지막으로 방송에서는 달콤한 권력의 맛을 알았던 두 사람이 어떤 마음을 가졌을지 각자의 생각을 나누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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