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사 진실규명의 길…그 20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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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시민에게 '부마민주항쟁'에 대해 묻는다면 답할 수 있는 이는 얼마나 될까.
"역사에 대한 해석은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때로는 그래야만 마땅하다. 그러나 역사에 대한 어떠한 해석도 사실과 진실을 바탕으로 하지 않고는 의미가 없다. 사실과 진실에 기초하지 않은 역사 해석은 사상누각과 같다고나 할까. 이것이 과거사 정리가 진실규명의 토대 위에서 철저히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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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현대사 연구자 홍순권 수상집
- “사실 기초 않은 역사해석 무의미”
부산 시민에게 ‘부마민주항쟁’에 대해 묻는다면 답할 수 있는 이는 얼마나 될까. 그 시기를 살지 않아 진실을 제대로 모르는 사람도 있다. 당시를 살았던 사람들은 세월이 흘러 기억이 희미해졌을 듯하다. 홍순권 역사수상집 제목이 ‘진실과 기억’이다. 그러고 보면 ‘진실’과 ‘기억’은 얼마나 중요한가. 기억이 왜곡되지 않고, 진실이 빛을 잃지 않아야 역사가 바로 선다.
“그동안 부마민주항쟁을 연구하는 이들도 주로 부산과 마산에서 일어난 부마민주항쟁 자체에만 집중하다 보니 당시 이 사건이 전국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해서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항쟁이 발생하자 경남의 여러 도시를 비롯하여 전국 각지에서 이에 호응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던 사실이 당시 정보기관에서 생산한 여러 문건과 일부 언론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책에서 부마민주항쟁 대목을 읽을 때, 이 도시에 살면서도 그동안 제대로 배우지도, 관심을 갖지도 못했다는 걸 뒤늦게 깨닫는다.
저자 홍순권은 서울대 대학원 국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1991년 3월~2019년 8월 동아대 사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한국근현대사를 강의했다. 재직 중 역사학연구소 소장, 한국제노사이드연구회 회장, 부산경남사학회 회장을 지냈고,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 부마민주항쟁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일제강점기 조선인 노동자 및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 문제와 관련된 시민사회운동에 관여했다. 현재 동아대학교 명예교수이다.
1995년 8월 15일 광복 50주년 기념행사와 함께 옛 조선총독부 건물인 중앙청이 해체되는 장면을 보며 많은 이가 과거사 청산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었다. 그러나 과거사를 청산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이 책은 과거사 문제 중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 ‘역사 교과서 수정 명령과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부마민주항쟁과 민주화운동’, ‘강제동원 등 일제의 식민지 지배로 인해 발생한 동아시아 과거사’에 집중했다. 이를 통해 한국 사회 과거사 청산의 큰 흐름을 볼 수 있다.
책은 저자가 20년간 국제신문 등 일간지와 대학 학보사, 정부기구·시민사회단체 기관지, 잡지에 쓴 칼럼과 시평 등으로 구성됐다. 저자는 한국근현대사 연구자이자 활동가로서 과거사 청산 필요성과 방향,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한다. “역사에 대한 해석은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때로는 그래야만 마땅하다. 그러나 역사에 대한 어떠한 해석도 사실과 진실을 바탕으로 하지 않고는 의미가 없다. 사실과 진실에 기초하지 않은 역사 해석은 사상누각과 같다고나 할까. 이것이 과거사 정리가 진실규명의 토대 위에서 철저히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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