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신수정]가치소비 트렌드와 함께 급증한 중고의류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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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중고 패션'이 인기를 끌고 있다.
독특하고 빈티지한 아이템을 찾을 수 있어 중고 패션을 '힙하다'고 생각하는 MZ세대도 많다.
중고 의류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가 늘면서 자사 제품을 수선해 주거나 재판매하는 서비스를 도입하는 패션 회사도 늘고 있다.
중고 의류 거래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소비 트렌드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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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중고 패션 거래액은 75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늘었다. 번개장터의 패션 카테고리 거래액은 2019년부터 매년 1000억 원 이상 늘고 있다. 2026년엔 약 2조60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8월 론칭한 중고 의류 거래앱 ‘차란’은 6개월도 안 됐지만 8만여 명이 이용하고 있다. 입지 않는 브랜드 옷을 차란에 의탁하면 자체 수거해 정품 검수를 마친 후 전문 스튜디오에서 촬영해 살균·세탁까지 마친 뒤 구매자에게 전달된다. 만족도가 높아 재구매율이 40%가 넘는다.
중고 의류 거래가 늘고 있는 건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다.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는 이미 중고 의류 시장이 크게 형성돼 있다. 글로벌 중고 패션 플랫폼인 미국의 ‘스레드업(ThredUp)’은 전 세계 중고 의류 시장 규모가 2026년엔 2180억 달러(약 290조 원)로 증가하며 전체 패션 시장의 18%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가 사는 옷 열 벌 중 두 벌은 헌 옷이라는 뜻이다.
패션 분야에서 중고 거래가 떠오르는 이유는 고물가 시대에 괜찮은 품질의 상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합리적 소비라는 측면 외에 친환경을 실천한다는 의미도 있다. 영국의 자원 순환 단체 엘런 맥아더 재단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1초마다 2.6t의 옷이 소각되거나 매립되고 있다. 중고 의류를 입는다는 것은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것으로, 중고 의류를 구매하는 것은 가치 소비인 셈이다.
최재화 번개장터 대표는 동아비즈니스리뷰(DBR)에 기고한 글에서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시대에 태어난 MZ세대는 ‘중고’라는 단어에 거부감이 적다”며 “중고를 절약이나 가성비 소비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닌 나의 주도적 선택, 가심비 소비로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중고 의류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가 늘면서 자사 제품을 수선해 주거나 재판매하는 서비스를 도입하는 패션 회사도 늘고 있다. 스페인 패션 브랜드 ‘자라’는 2022년 의류 수선 및 재판매 프로젝트인 ‘자라 프리온드(ZARA Pre-owned)’를 선보였다. 마음에 드는 옷인데 오래되거나 망가져서 못 입게 되었다면 수선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재판매 또는 기부할 수 있다.
중고로 브랜드를 체험한 고객이 새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도 많아 새 고객 유치를 위해 중고시장에 뛰어드는 곳도 늘고 있다. 명품 브랜드도 예외는 아니다.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전 세계에서 450억 유로(약 65조 원) 상당의 중고 명품이 판매됐다. 이는 전체 명품 시장의 약 12%에 해당한다.
중고 의류 거래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소비 트렌드로 보인다. 환경 폐기물의 주 생산자로 지목돼 온 패션 기업들은 물론이고 가치 소비를 하고 싶은 소비자라면 관심을 가져도 좋을 것 같다.
신수정 산업2부 차장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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