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기급 핵물질 팔려 한 일본 야쿠자 보스 기소

김지원 기자 2024. 2. 22.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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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물질 밀매 혐의 등으로 미 법무부에 기소된 일본 야쿠자 보스 에비사와 다케시(60)가 지난 2021년 2월 덴마크 코펜하겐의 한 창고에서 로켓포를 들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일본 폭력 조직 야쿠자 두목이 핵무기 원료인 우라늄과 플루토늄 등을 밀매하려다 미국 사법 당국에 적발돼 재판에 넘겨졌다. 마피아(미국·이탈리아)·삼합회(중국)·카르텔(중남미) 등 각국의 폭력 조직이 오래전부터 국경을 넘어 활동하며 마약과 무기 등을 밀거래해온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들의 밀거래 리스트에 핵 물질까지 포함돼 있다는 정황이 실제 확인된 것이다.

미국 법무부는 이 같은 혐의로 국제 야쿠자 조직 두목인 에비사와 다케시(60)와 조력자를 기소했다고 21일 발표했다. 법무부가 공개한 공소장에 따르면 에비사와는 2020년 초부터 공모자들과 함께 핵무기의 원료로 쓰이는 방사성 물질인 우라늄·플루토늄·토륨을 팔고 그 대가로 미얀마 반군에게 지급할 지대공미사일 등 최첨단 무기를 얻는 거래를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거래선에게 암석 형태의 물질과 방사능 수치를 보여주는 계측기 사진 등 각종 ‘물증’을 보여주며 자신들이 실제로 핵무기 원료를 확보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은밀하게 호텔방에서 거래선과 회동한 뒤에는 직접 갖고 있는 샘플도 보여줬다.

그러나 이들이 접촉한 거래선 중엔 미국 연방 마약단속국(DEA)의 정보원도 포함돼 있었다. 함정 수사에 걸려든 것이다. 이란 군 장성의 핵심 측근인 것처럼 행동한 거래선에게는 핵무기 제조에 쓸 수 있도록 우라늄뿐 아니라 더욱 강력한 플루토늄까지 판매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미 연방검찰과 DEA는 일본·태국과의 사법 공조로 에비사와 등을 체포했다. 이들이 갖고 있던 샘플을 분석한 결과 실제 핵무기 제조에 쓰이는 원료로 확인됐다.

매슈 올슨 법무부 국가안보국 차관보는 “이들이 성공했을 경우 어떤 결과가 일어났을지 상상만 해도 소름 끼친다”고 했다. 에비사와는 핵무기 원료·무기와 연계해 마약 밀수도 시도하고, 일부 무기는 자신이 소유하려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에게는 핵 물질 밀수, 국제 인신매매, 자금 세탁 등 8개 혐의가 적용됐다. 이 중 5개 혐의는 최대 종신형까지 선고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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