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에이스가 맏형으로 돌아왔네” 독수리 유니폼 환하게 빛났다
계약금 없이 8년간 총액 170억
특급 1선발 얻은 한화 천군만마
류현진(37)이 드디어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한화는 21일 류현진과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류현진은 이날 한화 입단 계약서에 최종 사인하고 등번호 99가 적힌 유니폼을 입었다. 류현진은 이로써 12년 만의 KBO리그 복귀를 공식화했다.
계약 조건은 8년 170억원이다. 2012년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이 아닌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LA 다저스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류현진은 KBO리그 복귀 시 신분 역시 FA가 아니다. 이에 따라 계약금 없이 170억원은 모두 8년간 연봉으로 지급된다. 시즌별 연봉은 구단이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에 따라 일단 류현진의 평균 연봉은 21억2500만원이다.
계약에는 선수가 남은 연봉을 포기하고 FA 신분을 택할 수 있도록 하는 ‘옵트아웃’을 포함시켰다. 또한 아마야구 인재 육성 등 사회공헌 활동을 위해 한화 구단과 류현진 재단이 MOU 계약을 체결한다는 내용도 계약조건에 포함돼 있다.
류현진이 한화와 계약한 총액 170억원은 해외복귀선수와 FA를 통틀어 KBO리그 역대 최대 규모 계약이다. 지난해 포수 양의지가 두산으로 이적하며 4+2년 152억원으로 세웠던 역대 최고액 기록을 류현진은 가볍게 뛰어넘었다.
2006년 한화에 입단해 신인왕과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동시에 석권하며 충격적으로 데뷔, 리그를 호령하던 류현진은 2012년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 LA 다저스와 계약했다. 이후 토론토를 거쳐 메이저리그에서 11년간 선발 투수로 통산 78승을 거둔 뒤 국내 리그, 한화로 복귀했다.
한화는 구세주를 맞이한 분위기다. 떠날 때 20대 중반의 아주 쌩쌩했던 투수는 아니지만 여전히 미국 무대에서 FA 선발 투수의 경쟁력을 보유한 1선발을 안았다. 단순한 경기력 이외의 효과까지 환산하면 한화는 170억원 그 이상의 가치를 기대하며 팀의 변화를 확신하고 있다.
류현진이 마지막으로 뛰었던 2012년과 돌아온 2024년, 한화의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다. 여전히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그사이 한 차례(2018년) 가을야구에 갔을 뿐이다.
류현진의 위치가 달라져 있다. 떠나기 전 류현진은 KBO리그 최고의 에이스였다. 기력이 약한 팀을 끌고가는 막내 에이스였다.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2년에는 은퇴 직전의 박찬호와 김태균이 리그에 복귀해 합류하고 온갖 화제를 뿌렸으나 팀이 최하위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지 못한 채로 류현진은 떠났다.
2024년의 한화는 전년도 9위로 최하위를 겨우 벗어난, 여전히 하위 팀이다. 그러나 신인왕 문동주와 홈런왕 노시환을 배출하고 최근 몇년간 젊은 불펜진을 성장시켜 희망의 씨앗을 뿌린 채 류현진을 맞았다. 그리고 류현진은 최고참이 되어 돌아왔다. 여전히 특급 에이스 기대를 받는 류현진이 이제 맏형으로서 한화 마운드를 끌고 간다.
류현진은 23일 일본 오키나와로 간다. 지난 21일 이동한 한화 선수단보다 이틀 늦게 합류하지만 실질적으로 오키나와 캠프 전체를 같이하면서 무리 없이 시즌 준비에 돌입할 수 있게 됐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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