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네 살까지”…한화가 ‘8년 동행’ 약속한 이유
송진우의 ‘최고령 출장’ 경신 가능
손혁 단장 “영원한 한화맨 상징성”
지불유예 방식 ‘오타니 계약’ 연상
샐러리캡 따져야 하는 현실도 고려
한화가 류현진(37)과 맺은 8년 계약은 1987년생으로 한국나이 38세인 류현진의 나이를 감안하면 매우 파격적이다.
한화는 22일 류현진과 8년 170억원 계약을 발표하며 “류현진이 계약기간을 모두 채우게 되면 한화 송진우가 세운 최고령 경기 출장 기록(43세 7개월 7일)을 넘어 한국 프로야구의 새로운 기록을 갖게 된다”며 “계약에 한화 선수로서 그 상징성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실질적으로는 샐러리캡도 상당 부분 고려해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2012년 시즌을 마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이 아닌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나갔다. 돌아오는 지금의 KBO리그에서 신분 역시 FA가 아니다. 이에 따라 계약금 없이 170억원은 모두 연봉으로 지급돼야 한다. 4년 계약을 할 경우 평균 40억원 이상이 류현진 한 명의 연봉으로 들어간다.
한화의 2023년 연봉 상위 40명 합계 금액은 85억3100만원이었다. 샐러리캡 기준 금액이 114억2638만원이라 28억9538만원의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한화는 류현진의 시즌별 연봉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일단 계약기간을 8년으로 설정하면서 평균 연봉은 21억2500만원이 됐다.
메이저리그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계약을 연상해볼 수 있다. 오타니는 전 세계 스포츠 사상 최대인 10년 7억달러에 다저스와 계약했지만 그중 98%인 6억8000만달러를 10년 뒤 받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전례가 없던 지불유예 방식을 택해 구단의 부담을 덜어줬다.
KBO리그에서는 오타니 사례와 같은 지불유예 시스템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샐러리캡으로 인해 이미 일부 구단들이 시도하려 했으나 허용되지 않은 사항이다. 류현진이 8년 계약에 합의한 것은 그 역시 오랫동안 이글스의 상징으로서 대기록에 도전해보겠다는 의미와 함께 샐러리캡을 고려해야 하는 구단의 현실도 감안한 결정이다. 한화는 이를 통해 류현진에게 책정될 평균 연봉 규모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었다.
손혁 한화 단장은 “첫째로는 류현진이 그만큼 충분히 던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구속형이 아니라 제구형, 수읽기 스타일의 투수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판단한다”며 “삼성의 오승환이 이번 시즌을 마치고 내년이면 류현진의 계약 7년째와 나이가 같아진다. 거기서 1년 더 하면 송진우 선배 기록을 넘게 되는 것이다. 영원한 한화맨으로 인식되는 것도 매우 의미 있다고 구단은 판단했다. 물론 샐러리캡도 충분히 고민은 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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