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어구에 희생되는 해양생물 이대로 괜찮나…전문가들 머리 맞대
[KBS 제주] [앵커]
KBS는 최근 낚싯줄 등 폐어구에 의해 목숨을 잃고 있는 해양생물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연속보도했는데요.
이런 현실을 바꾸기 위해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KBS에서 마련됐습니다.
문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낚싯줄을 비롯한 폐어구에 걸려 목숨을 잃을뻔한 새끼 남방큰돌고래, 낚싯바늘을 삼켜 폐사한 새끼 바다거북과 야생 조류, 폐그물에 신음하는 바닷속 연산호 군락까지 KBS는 해양생물 보호를 위한 폐어구 관리 방안과 대책은 없는지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김경신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위원은 양 중심의 수거 정책을 넘어 정확한 원인 분석과 모니터링을 통한 해양생물보호구역 지정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김경신/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위원 : "특히 제주는 섬 전체를 사실 해양폐기물 영향 모니터링 지역으로 지정해서 관리해야 하는. 지자체하고 도민들이 의견 모아주시면 충분히 남방큰돌고래 보호하기 위한 해양생물보호구역 지정도 충분히 가능하다."]
어업인이 바다에서 폐어구를 잃어버리면 어구의 양과 재질, 위치를 스스로 해경에 신고하고 관계 당국이 일괄 수거하도록 한 노르웨이의 사례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폐어구에 다친 해양생물을 보호하기 위한 쉼터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제주지역 유일한 구조치료기관인 아쿠아플라넷 제주엔 수의사가 1명뿐인 데다, 보호 시설도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홍원희/아쿠아플라넷 제주 수의사 : "육지에서는 구조치료기관끼리 필요하면 서로 협업한다든가 생물이 운송된다든가 이쪽이 더 전문적이니까 저쪽으로 보내는 게 가능한데. 입원실이 지금 꽉 차 있으면 더 받을 생물이 없고 이런 일들이 발생하거든요."]
깨끗한 해양환경 만들기 사업으로 UN 공공행정상을 받은 충청남도처럼, 폐어구와 해양 정화 활동을 전담하는 해양환경부서 신설도 대안으로 제시됐습니다.
[양영식/제주도의회 도의원 : "제주에는 전담 부서마저 없습니다. 관리부서가 있지만 그래도 바다 쓰레기를 담당하는 직원이 1명에 불과합니다. 해양환경과가 신설됨으로써 (지금 제주에는 해양환경과라는 게 없나요?) 네네, 없습니다. 많은 인력이라든가 예산이 확보될 수 있겠고."]
이 외에도 폐어구 영향이 큰 곳을 낚시통제구역으로 지정하고, 자치단체 차원에서 생분해성 어구 사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토론자들은 무엇보다 어구보증금제, 전자어구식별시스템 등 기존 제도가 안착할 수 있도록 어민과 시민들의 인식 변화와 노력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촬영기자:고아람
문준영 기자 (m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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