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다큐' 불방, 이번엔 TV편성위원회 뒤로 숨은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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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중단된 KBS 세월호 10주기 다큐멘터리 방영을 요구하기 위해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22일 오전 박민 사장 면담차 KBS를 찾았지만, 박 사장은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가 지난 20일 박민 사장과 이제원 제작1본부장 면담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자 KBS 시청자센터 권익보호팀은 다음날 "협의회 측에서 면담 요청 일자를 사전 협의 없이 촉박하게 통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BS는 최선을 다해 협의회 임원 분들을 맞이하도록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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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편성위는 제작·편성 여부 결정하지 않아…"사후 논의 기구"
제작 중단된 KBS 세월호 10주기 다큐멘터리 방영을 요구하기 위해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22일 오전 박민 사장 면담차 KBS를 찾았지만, 박 사장은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가 지난 20일 박민 사장과 이제원 제작1본부장 면담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자 KBS 시청자센터 권익보호팀은 다음날 “협의회 측에서 면담 요청 일자를 사전 협의 없이 촉박하게 통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BS는 최선을 다해 협의회 임원 분들을 맞이하도록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22일 오전 예정대로 세월호 유가족 10여명은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 들어섰지만, 박민 사장 대신 이들을 맞은 사람은 윤수희 시청자센터장이었다. 유가족들이 사장 면담을 요구하자 윤 센터장은 “연락을 늦게 받아 미처 사장 일정을 조율할 시간이 없었다”고 말했다. “면담 거부로 봐도 되는지” 묻는 유가족 질문에도 “일정 확인 중”이라는 답만 돌아왔다.
또 세월호 10주기 다큐멘터리 방영 여부에 대해 윤 센터장은 제작본부로부터 전달받아 설명한다고 전제하며 “최종 결정은 오는 27일 열리는 TV편성위원회에서 한다”고 말했다. 이에 유가족들은 편성위 개최 전 박민 사장과의 면담을 통해 입장을 직접 전달하겠다며 사측에 답신을 요구하고 면담을 끝냈다.
하지만 KBS 편성규약에 명시된 편성위원회 기능엔 제작·편성 여부를 결정한다는 내용은 없다. KBS 편성규약에 따르면 제작본부 내 실무자와 책임자로 구성된 TV편성위원회는 △방송의 공정성 및 공익성 훼손 논란 △보도 및 제작 과정에서 책임자와 실무자 간 이견이나 분쟁 발생 △개편 시 의견과 방향을 제시하려는 경우 등의 사례가 발생할 때 관련 사항을 협의하는 기구다.
면담 직후 KBS 본관 앞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0주기 다큐 불방 규탄 및 방영 촉구’ 기자회견에서 ‘다큐인사이트’ 소속 조애진 PD는 “개별 PD, 팀장, 부장, 국장 등의 단위로 제작본부가 제작을 진행하면, 편성본부에서 4주 전 통보가 되는 등의 과정을 거쳐 편성이 결정되는 것이고, TV편성위원회는 편성규약 안에서 제작 자율성 침해 등 사안이 발생했을 때 사후적으로 논의를 하는 노사 기구”라며 사측 주장을 반박했다.
이어 “이미 제작진은 어제 오후 이제원 제작본부장으로부터 방송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이런 식으로 시간을 끌고 뭉개는 것인지, 제작을 책임지는 제작본부장이 할 수 있는 답변인지 너무나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조애진 PD의 설명을 듣고 TV편성위회가 제작·편성 여부를 결정하는 기구가 아니라는 점을 알게 됐다.
김선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사무처장은 “마치 TV편성위원회가 결정 권한이 있는 것처럼 얘기했기 때문에 편성위원회 전 사장 면담 여부에 대해 KBS 입장을 전달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라며 “일단 사측의 답을 기다려보고 또다시 면담이 성사되지 않으면 또 다른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5일 이제원 본부장은 4·10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4월18일 방영 예정으로 다큐인사이트 제작진이 제작하고 있던 ‘세월호 10주기 방송-바람이 되어 살아낼게’(가제)를 6월 이후로 다른 재난들과 엮어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PTSD) 시리즈로 만들라고 통보했다. 4월 방영을 요구하는 KBS 시사교양 PD들의 기수별 릴레이 성명이 이어지는 등 안팎의 반발이 쏟아진 가운데 이 본부장은 지난 21일 사실상 제작 중단 지시까지 내리며 결국 세월호 10주기 다큐멘터리는 불방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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