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수 옷 벗겨!" 서울의사 궐기대회…옆에선 "의사 맞냐?"
"시스템의 문제, 배분의 문제…국민 생명 담보로 사태 일으킨 것은 정부"
박민수 차관 성차별 발언 논란에 여의사 "여자 0.5인분, 34년 만에 처음 들어"
인근에서 소수 尹지지자 맞불 집회 "환자 곁을 지켜라" 고성
서울시의사회가 22일 거리로 나와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방침 등에 대한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서울시의사회는 이날 오후 7시쯤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제2차 의대정원증원·필수의료패키지 저지를 위한 궐기대회'를 열었다.
대회 중간 눈발이 굵어지기도 했지만, 의사들(주최 측 추산 500명, 경찰 추산 300명)은 '준비안된 의대증원 의학교육 훼손한다'는 팻말을 들고 자리를 지켰다.
박명하 서울시의사회 회장 겸 의협 비대위 조직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면허정지 통지서를 받고 긴 밤 잠을 이루지 못했다. 개인의 안위 때문이 아니라 정부의 비대위 무력화로 우리의 투쟁 열기가 식지 않을까 염려했다"며 "체포, 구속 등 어떤 겁박에도 결코 물러서지 않고 의대생·전공의 피해 막고 정부의 독단적이고 과도한 의대정원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의사회 박상호 감사는 마이크를 들고 "출산율은 1/4로 줄고, 아동·소년과 의사는 4배 늘었는데, 어떻게 아동·청소년과 의사가 부족한가"라고 반문하며 "(지금의 의료 문제는) 시스템 문제, (의사) 배분의 문제, 의료소송의 문제다.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이런 사태를 일으킨 것은 정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시의사회 좌훈정 정책이사는 연단에 올라 "보건의료정책이 잘못돼서 국민들이 피해 입으면 옷을 벗어야 할 사람들은 정치인과 공무원들"이라며 "사태가 이렇게 되면 의사들이 병원에서 거리로 나올 것을 알면서도 환자가 죽든 말든 정책을 밀어붙이는 것이야말로 국민을 볼모로 삼는 것이다. 환자가 죽으면 대한민국 정부 때문"이라고 절규했다.
그러면서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를 겨냥해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박 차관은 내 사랑하는 후배·가족들을 체포, 구속 등으로 다치게 하겠다고 하는데, 내가 왜 박민수한테 존댓말을 해야 하나"라며 "야, 박민수 정신 차려. 만약 우리 후배들이 단 한 명이라도 다친다면, 가만 안 놔두겠다. 내가 피를 보는 한이 있더라도 네 옷을 벗길 것이다. 마지막 경고"라고 소리쳤다.
박 차관의 '성차별적 발언'에 대한 성토도 쏟아졌다. 송파구의사회 임현선 회장은 "제가 의과대학 입학한 지 34년 지났는데, 0.5인분이란 얘기는 처음 듣는다"며 "여자가 0.5인분라는 망언을 늘어놓으면서 여성의 능력을 비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궐기대회 마지막에 결의문을 통해 "정치적이고 비과학적인 정책은 필연적으로 국민 의료비 부담 증가를 가져올 것"이라며 "이는 고스란히 미래 세대의 부담으로 전가될 것이다. 향후 교육계, 이공계 및 의료 시스템의 붕괴, 의대 교육 부실화, 국민 건강권 침해 발생의 모든 책임은 잘못된 정책을 만들고 밀어붙인 정부에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의대정원 확대 즉각 철회 △필수의료정책 패키지 즉각 철회 △의대정원 확대 및 필수의료정책패키지에 대해 의료계와 원점 재논의 △정책 책임자 문책 등을 요구했다.
필수의료패키지는 정부가 최근 발표한 정책으로, △의대 정원 확대를 통한 의료인력 확충 △지거국 병원 육성을 통한 지역의료 강화 △특례법 및 책임보험 도입을 통한 의료사고 소송부담 완화 △필수의료 수가 인상 및 비급여‧미용 억제 등이 골자다.
하지만 의료계는 필수의료 진찰 행위에 대한 수가 상향조정 등이 빠지고 급여·비급여 항목 관련 규제 등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궐기대회에서 30~40m 떨어진 곳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 십여 명이 의대정원 증원 찬성 집회를 열기도 했다. 한 집회 참가자는 확성기를 들고 "니들이 무슨 의사냐", "의사면허증 반납해라", "환자 곁을 지켜라" 등을 외치며 맞불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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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구연 기자 kimgu88@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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